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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으라고? 더는 참을 수 없습니다”이석태 세월호 특조위원장 ‘활동 보장’ 촉구하며 두 번째 단식농성

27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광장. 갑작스레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석태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기자회견에 앞서 세월호 농성장 분향소에 들어가 분향을 하자 기자들의 카메라 셔터소리가 울려 퍼졌다.

“저도 조사원 중 한 사람으로 이 자리에 나온 겁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 중인 조사관들의 마음을 이렇게라도 전하고 싶습니다.”

이 위원장이 이날 세월호 농성장을 찾은 것은 박근혜 정부가 막무가내로 6월30일 강제 종료한 세월호 특조위 활동의 보장을 요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하기 위해서였다. 세월호 선체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은 시작도 못했음에도 정부가 특조위 활동을 강제 종료로 사실상 가로막은 데 대해 항의하는 것이다.

“조사원의 한 사람으로 여기 나왔다”

특조위는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18개월의 활동기간을 보장받는다. 특조위가 첫 조사를 개시한 게 지난해 9월이었는데 정부는 같은해 1월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변하며 실질적으로는 9개월 만에 특조위를 중지시킨 셈이다.

이날 회견에서 함께한 권영빈 특조위 상임위원은 해수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해군기지로 운반될 예정이던 철근에 관해 해군의 답변이 필요한데 해군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또 특조위는 지난 5월 해경의 TRS(주파수공용통신) 녹취 등이 담긴 교신자료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그러나 해경 본청은 당시 특조위와 국민에게 한 약속을 어긴 채 버티고 있다.

인양 문제 또한 특조위가 전혀 관여할 수 없다. 해수부가 선수 들기 일정에 관해서도 특조위를 완전히 배제하다 보니 특조위는 언론을 통해 그 일정을 알게 되거나 유가족을 통해 전해 듣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해수부는 선수 들기 일정을 흔들며 애타는 유가족의 마음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갑작스레 해수부로부터 ‘27일 새벽 6시 반에 작업한다’고 통지를 받은 유가족들은 부랴부랴 팽목항을 향했다. 그런데 정작 아침이 되자 해수부는 ‘준비가 덜 돼서 오후에 작업한다’며 결정을 번복했다. 이렇게 미뤄진 선수 들기는 28일 자정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권영빈 상임위원은 “실제 준비도 안 됐는데 선수 들기 시늉만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권 상임위원 “선수들기 시늉 아닌지”

지난 4월 말 박근혜 대통령은 “(특조위의 활동기간을)연장하느냐 하는 것은 국민 세금이 많이 들어가는 문제”라고 부정적인 의사를 표했다. 이런 논리로 정부는 특조위 활동 기간이 6월30일로 완료됐다고 하지만 이 위원장은 특조위 활동이 현재진행형임을 강조했다.

특조위 활동의 강제종료가 한 달에 다다르며 내부 상황은 악화일로다. 조사관들의 급여 지급이 중지된 것은 물론, 자비로 출장비를 감당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 이 위원장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저 또한 이 농성을 멈추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저희 조사원들은 조사활동을 보장받기 원합니다.” 단식농성 시작을 선언하는 이 위원장의 표정은 비장하지만 어둡지 않았다. 정부가 위법행위로 규정하면 어쩌겠는지를 묻자 이 위원장은 “정부가 범법이라 규정하고 처벌한다면 오히려 명예로 여기겠다”고 힘줘 말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의 단식농성은 지난해 5월 정부가 시행령으로 특조위 무력화를 시도하려 한 데 반발, 정부 시행령 폐지를 요구하며 일주일 동안 진행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정부가 특조위를 무력화하고 진상규명 조사활동을 차단하려는 행태는 집요하다. 특조위는 지난 1일부터 종합보고서(백서) 작성에 들어갔다. 정부 방침대로라면 석 달 뒤인 9월30일로 모든 특조위 활동이 마감되고 특조위는 해체된다. 세월호가 인양되는 시점을 10월 말로 잡고 있기에 이대로라면 선체가 인양된다 해도 특조위가 조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선체 조사는 어떻게 할 것인지, 세월호 진상규명은 어떻게 할 것인지 우리가 정부에 묻고 싶습니다. 아직 조사할 것이 많이 남아 있는데 외면하고 문을 닫으라는 정부의 위법하고 부당한 요구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그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이명주 기자  ana.myungju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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