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정론 기자칼럼/수첩
북이 계속 방사포를 쏘는 이유북이 쏜 발사체, 방사포일까 미사일일까

한미합동군사훈련은 끝났으나 북한(조선)의 방사포 발사는 멈추지 않는다. 그 까닭을 알아보기에 앞서 북이 쏜 발사체가 미사일인지 방사포인지를 둘러싼 논란부터 해명해 본다.

방사포를 미사일로 오해한 이유는 북이 유도제어가 가능한 발사체를 쏘았기 때문이다.

발사체의 사거리가 400Km에 달하고 탄두 지름이 400mm가 넘는 것 때문에 미사일이 아니냐 하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이는 방사포(MRLS)와 미사일의 차이를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다.

방사포와 미사일을 구분하는 기준은 런칭(발사)장비와 유도제어다.

미사일의 런칭장비는 직선형 레일로 발사대라고 부르고, 방사포의 런칭장비는 나선 모양의 레일로 포신이라고 부른다.

직선 레일을 통과한 미사일은 자체 회전하지 않지만 나선 레일을 통과한 방사포는 회전하며 날아간다.

최근 북이 쏜 발사체에서 자체 회전이 확인됨에 따라 방사포로 분류되었지만, 유도 기능이 있다는 북한(조선)의 발표로 인해 다시 혼란에 빠졌다.

일반적으로 방사포탄은 미사일과 달리 유도제어가 불가능하다.

나선형 홈이 있는 포신을 통과한 방사포탄은 회전 비행하므로 자이로스코프(축 회전)의 균형이 외부제어에 의해 변경되지 않아 유도가 불가능하다.

만약 방사포탄이 유도 제어가 되면 고도의 명중률을 가질 수 있으며, 비행고도가 낮은 데다 여러 발이 동시에 날아오기 때문에 요격이 불가능해진다.

“세상에 없는 또 하나의 주체 무기”라고 자랑하는 북한(조선)의 방사포에 과연 유도 기능이 탑재되었을까.

발사체의 유도제어는 추진엔진이 동작하는 능동구간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방사포탄의 경우 능동구간에 외부제어가 불가능하므로 피동 구간(관성과 중력에 의해 탄도를 따라 비행하는 구간)인 종말 단계에 보조 엔진이 작동해서 궤적을 변경해야 한다.

무기 선진국의 경우 포탄 비행시간이 2분 이상인 대구경 장거리포의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 보조 엔진을 장착, 비행 과정에 공기저항으로 회전량과 속도가 감소하는 종말 단계에 엔진과 날개를 활용해 탄도를 수정하는 유도기능을 도입한다.

북한(조선)이 주장하는 “국방력 강화에서 전례 없는 기적 창조”란 이처럼 유도기능을 갖춘 방사포 개발을 두고 한 표현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북한(조선)은 유도 기능까지 갖춘 최신형 방사포를 왜 자꾸 쏘는 걸까?

그 이유는 지난 4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을 통해 이미 밝힌 바 있다.

시정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에 자주정신을 흐리게 하는 사대적 근성과 민족공동의 이익을 침해하는 외세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남북관계 개선에 복종시킬 것을 요구했다.

특히 북미 관계 중재에 쓸데없는 힘을 쓸 대신 남북관계 개선에 미국 눈치 보지 말고 당사자로 나설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9월평양공동선언’에서 채택한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를 한미 합동군사훈련 실시로 파탄 내고, 한미 워킹그룹의 압력에 밀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마저 재개하지 못함으로써 ‘평화 번영’의 길에 난관을 조성했다.

남북관계를 개선해 ‘통일 전성기’를 열겠다는 결심을 한 북한(조선)으로선 남측 당국에 경종을 울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조선)이 방사포를 쏜 또 다른 이유는 미국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각인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하여 북한(조선)은 지난 2016년 발표된 ‘공화국정부성명’에서 미국이 한반도 주변에 전개한 핵 타격 수단의 제거와 한국에서 핵 사용권을 쥐고 있는 미군 철수를 요구했다.

그 때문에 이번에 쏜 방사포는 한미 합동군사연습 재개에 대한 대응이면서도 미국이 적대시 정책에 계속 고집한다면 자립적 국방산업의 기술 향상 계획이 계속 추진된다는 것을 암시했다.

특히 지금은 주한미군 기지를 사거리로 한 유도제어 방사포를 발사했지만, 연말까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나오지 않으면, 미국 본토에 도달하는 고성능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다시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미국이 북한(조선)의 방사포에 담긴 정치적 메시지를 이해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방사포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는데 주저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호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2
전체보기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