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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의 탐욕을 멈춰라” 금속노동자가 서울에 모인 이유금속노조, 28일 ‘재벌개혁’ 위한 동시다발 상경투쟁

삼성, 현대, 기아, 현대중공업 등. 재벌 계열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뭉쳐 노동조합을 만들고, 이 재벌기업의 노조가 가장 많이 가입된 노동조합. 바로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이다.

임금이 높고 노동환경이 좋은 ‘귀족노동자’라는, 보수진영의 의도된 프레임에 뭇매를 맞기도 하지만, 그들 역시 ‘갑’인 사용자로부터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사람답게 일하기 위해 싸우는 노동자의 한 사람이다. 그들이 싸워야 할 대상은 견고하고도 견고한 ‘재벌’이다.

재벌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불법도 마다하지 않고 꼼수를 부린다. 불법파견, 구조조정, 임금 인상을 막기 위한 꼼수, 거기에 노조파괴, 심지어 뇌물상납까지.

오늘(28일) 서울에 모인 금속노동자들이 이를 증명한다. 금속노조가 이날 하루 일손을 멈추고 서울 곳곳에서 “재벌개혁”을 외친다.

▲ 사진 : 뉴시스

29일 박근혜와 이재용의 국정농단에 대한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삼성전자서비스 조합원 등 삼성그룹사 조합원들은 노조파괴, 국정농단을 저지른 “삼성이라는 재벌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나선다. 지난해 밝혀진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대한 노조파괴, 삼성을 상대로 ‘부당해고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 등 “삼성에서 노조하는 것이 독립운동보다 어렵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80년간 무노조 황제경영을 해온 삼성에서 이들은 삼성 노조파괴 범죄의 당사자고 증인이다.

지난해 직접고용 합의 이후 콜센터 조합원을 포함해 집단교섭을 요구해온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그러나 삼성전자서비스는 ‘법인이 다르다’는 이유를 대며 교섭을 거부했고 이에 맞서 ‘단체협약체결’을 위해 전체 조합원이 파업 후 상경한다. 뿐만 아니다. “부패한 정권에 무엇을 대가로 무엇을 제공했고, 무엇을 받았는지 모두가 알고 있다”며 불법경영승계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탈법을 저지른 국정농단 공범 “이재용 재구속”을 외칠 예정이다.

현대차 재벌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은 현대차를 위해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이다.

현대차그룹이 ‘불법파견’의 대명사가 된지는 오래다. 2010년 7월22일 대법원이 “현대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기 때문에 정규직”이라고 판결한 이후 지금까지 현대·기아차에서만 11번째 불법파견 판결이 났고, 소송을 낸 전원이 정규직임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대로 원청인 현대차그룹이 자신들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이들 현대·기아차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할 리 없다. 하청업체 뒤에 숨어 자신들의 책임은 회피한 채 하청노동자의 노동으로 이윤을 높인 게 한두 해 일이 아니다. 김수억 비정규직 노동자(금속노조 기아차비정규직지회장)가 지난달 29일부터 지금까지 단식농성을 하는 이유다.

여기에 고용노동부까지 ‘법원판결 기준대로 직접고용 시정명령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노동자들이 원청 현대·기아차를 상대로 한 교섭요청엔 ‘교섭대상이 아니’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를 바로잡고자 김수억 노동자가 택한 단식농성장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이다.

현대기아차 ‘직영영업소’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정규직 영업(판매)노동자들과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지난 20여 년 동안 기본급은 물론 4대보험, 퇴직금 한 푼도 인정받지 못한 ‘자동차대리점’ 영업(판매) 노동자. 그들은 지난 6월13일 대법원으로부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 노동자”라는 것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현대차 재벌은 이들이 ‘개인사업자’라며 탄압했다. “법원판결이 나자 현대차 재벌은 조합원이 있는 대리점을 선별해 위장폐업하는 방식으로 노동자의 생존권을 빼앗고 노동조합을 무너트리려 하고 있다.” 각 대리점주를 대상으로 임금과 노동조건에 대한 교섭을 요구해도 응하는 대리점은 없었다. 노조를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자동차판매노동자들은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 앞에서 “대법판결 이행촉구와 부당노동행위를 일삼는 현대기아차그룹을 규탄”하며, 현대·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를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불법파견 철폐, 원청 사용자성 쟁취” 등을 외치며 결의대회를 연다.

▲ 사진 : 뉴시스

금속노동자가 대항하고 있는 또 하나의 재벌은 ‘현대중공업’이다.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을 밀어붙이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을 결합해 외형만 세계 1위인 대형조선사를 만들어 현대중공업 재벌체제를 공고히 해가는 사이, 반대로 조선소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을 우려한다.

“조선소 빅1 체제는 조선업황 개선으로 지역경제와 기자재 부품사에까지 이어지던 활력의 불씨를 끄고, 축적된 기술과 인력의 유실과 함께 전체 조선산업의 규모와 경쟁력 축소를 피할 수 없다.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을 수차례 겪은 우리는 다시 또 구조조정의 벼랑에 서게 된다. 오로지 현대중공업 총수일가의 최대이익만을 보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 기회를 노려 특혜를 얻는 것은 “회사를 쪼개고 경영승계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현대중공업뿐”이라는 게 노동자들의 분노 섞인 목소리다. 이날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 모인 조선소노동자들은 “재벌 퍼주기를 멈추고 조선업을 살려내라”고 외칠 예정이다.

서울 각지에서 ‘재벌개혁’의 목소리를 높인 후 광화문 도심에서 전체 결의대회를 여는 금속노동자들은 “다가오는 국정감사를 통한 정책투쟁과 함께 현장에서 재벌의 갑질을 멈출 다양한 실천투쟁을 벌이겠다”는 결의를 높이고 있다. ‘강철’ 금속노동자들의 ‘강철’같은 재벌 투쟁을 기대해 본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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