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정론 기자칼럼/수첩
트럼프는 왜 급히 친서를 보내야 했나?시진핑 방북과 트럼프 친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대해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하며,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주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다.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계속되던 교착국면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지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시 주석 방북의 의미와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그리고 우리 정부의 과제를 정리해 본다.

3자에서 4자로 변한 한반도 문제 당사자

시 주석은 방북 전 로동신문에 보낸 기고에서 ‘조선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언급했다. 주목할 점은 ‘비핵화’가 아니라 ‘조선반도 문제’라고 표현한 대목이다.

조선반도 문제란 비핵화와 종선선언을 통한 ‘평화’, 대북제재 해제와 경제협력을 통한 ‘번영’을 의미한다.

시 주석은 이번 방북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직접적인 당사자임을 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사실 시 주석은 지난해 첫 북중 정상회담 때부터 김 위원장에게 중국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임을 피력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운전자론’에 힘을 싣기 위해 시 주석에게 양해를 구해왔다.

시 주석의 이번 방북으로 남-북-미가 각축을 벌이던 한반도 문제에 중국이 가세해 남-북-미-중으로 당사자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말았다.

한반도 문제 당사자 된 중국 무엇을 노리나?

중국은 미국이 포함된 4자 체계에 합류하면서 중미 간의 복잡한 문제를 풀어가는데 든든한 우군을 확보했다.

‘화웨이 사건’으로 첨예한 중미 무역전쟁에서 중국은 미국을 난처하게 만들 새로운 카드를 쥐게 됐다.

장차 4자회담이 열리면 중국은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미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대북제재 유지를 위해 대중국 무역에서 손실을 감수하는 난처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북제재가 오히려 미국의 발목을 잡게 되는 형국이 된다.

중국은 또한 미국을 상대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지렛대를 가지게 됐다.

최근 미국이 대만을 국가로 지칭해 불거진 대만 문제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까지 확대되면서 중미 간 군사적 긴장 수위를 높였다.

이 때 ‘정전협정’의 당사자인 중국이 4자 틀 내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면 미국으로선 대만 문제까지 고려해야 하는 거북한 처지에 빠지게 된다.

트럼프가 급히 친서를 보낸 까닭

중국의 대한반도 영향력 확대로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자신이 판을 깨고 사라졌던 북미정상회담에 불씨를 살려야 했다.

트럼프 친서에 ‘미국의 계산법’이 과연 얼마나 변했는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다만 김 위원장이 ‘남다른 용기’라고 표현한 것으로 봐선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상당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왜 1/N이 되었나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으로 한반도 문제의 운전자가 되었고, 2차 판문점 정상회담으로 회담 파기를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을 6.12싱가포르 북미공동성명에 서명하게 만들었다.

문 대통령은 또 6.12공동성명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종전선언을 거부하고 대북제재를 강화하자 ‘9월평양공동성명’ 발표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던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문 대통령의 주가는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승인 없이 (한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는 발언이 나오고, 비건의 한미 워킹그룹이 한반도 문제에 직접 개입해 오자 문재인 정부는 ‘미국결정자론’에 빠져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

참다못한 북한(조선)은 지난 1월1일 신년사에서 미국을 압박했고, 트럼프는 끌려나오다시피 하노이로 왔다.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패착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행보에서 나왔다.

누가 봐도 회담을 결렬한 쪽은 미국이다. 그렇다면 남북이 힘을 합쳐 미국에 평화를 촉구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그 순간까지 ‘한미동맹’을 끌어안고 때 지난 ‘비핵화’ 요구로 오히려 북한(조선)을 압박했다.

북한(조선)은 문재인 정부에 크게 실망했고, 미국은 문재인 정부를 우습게 여기게 됐다.

기로에 선 문재인 정부, 기존 대로 한미관계를 중심으로 남북관계를 바라볼까? 아니면 남북관계를 중심으로 한반도 문제를 풀어 낼까? 4자 구도는 문재인 정부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호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백이현 2019-07-02 04:08:30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운전자론’에 힘을 싣기 위해 시 주석에게 양해를 구해왔다."
    무슨 근거로 이런 황당한 주장을 하시는지요?

    "문 대통령은 또 6.12공동성명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종전선언을 거부하고 대북제재를 강화하자 ‘9월평양공동성명’ 발표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문재인은 직접 서명한 두 선언과 군사합의를 실천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9월 정상회담이 문재인의 승부수였다면, 그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서 북의 제안에 호응하는 척 한 것이라고 봐야지요.   삭제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