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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의 두 흐름왜 다시 민족주의인가(2)
  • 박기민 4.27시대연구원 연구위원
  • 승인 2019.06.0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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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에는 크게 두 개의 흐름이 있습니다. 먼저 기성 이론인 ‘부르주아 민족주의’ 이론이 있고 분단된 역사를 살아가는 우리민족에게 중요하고도 필요한 ‘저항민족주의’ 이론이 있다하겠습니다. 먼저 부르주아 민족주의 이론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부르주아 민족주의 이론은 크게 ‘문화 공동체설’과 ‘경제공동체설’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문화 공동체설과 경제공동체설

민족을 특징짓는 공통적인 속성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19세기 이래로 많은 논의가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 공통적인 속성, 공통성의 지표로서 지역 공통성, 경제적 유대, 언어와 문화의 공통성, 혈연, 심리적 공통성과 일체감, 정치와 역사의 공통성 등이 열거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민족을 이루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특징에 대해 이론적 정립이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민족주의 접근 방식에는 이론가들마다 아래와 같이 각이합니다.1)

주1) 앤서니 D 스미스,『민족주의란 무엇인가?- 근대주의를 넘어선 새로운 모색』 (용의 숲, 강철구 역,2001서울) 79-104 참조

앤서니 D 스미스는 『민족주의란 무엇인가?- 근대주의를 넘어선 새로운 모색』에서 민족주의를 접근하는 몇 가지 패러다임을 소개합니다.
앤서니 D 스미스가 소개하는 근대주의 패러다임으로는 사회경제적 근대주의2), 사회문화적 근대주의3), 정치적 근대주의4), 이데올로기적 근대주의5), 구성주의적 근대주의6)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패러다임으로는 영속주의, 원초주의, 종적-상징주의를 들 수 있겠습니다.

주2) 사회경제적 근대주의 - 민족주의와 민족이 산업자본주의, 지역적 불평등, 계급 갈등과 같은 새로운 경제적 사회적 요소들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주3) 어니스트 겔너에 의하면 민족주의와 민족은 ‘근대화’의 이행 속에서 등장하는 근대적 ·산업적인 시대에 사회학적으로 필요한 현상이며 민족은 문자를 해득할 수 있고 학교교육을 통해 절단된 ‘고도문화’의 표현으로 문자를 해득할 수 있는 노동력을 훈련시킴으로써 산업화가 민족주의를 고무하는 것이라 한다.

주4) 민족과 민족주의는 근대의 전문화된 국가 안에서, 직접적으로나 또는 특정한 제국적,식민적 국가에 저항하며 성립하며 민족주의는 국가 주권의 불가피한 부산물이라는 것이다. 앤서니 기든스같은 이론가가 있다.

주5)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의 유럽적 기원과 그 근대성이다. 제국을 분해하거나 민족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민족을 만들어 내는 종교적 힘과 역할이다.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를 계몽사상에서, 자율이라는 칸트의 생각 속에서 찾으며 최종적으로는 중세의 기독교적인 천년왕국 원리에 귀착시킨다.

주6) 구성적 근대주의는 민족과 민족주의가 사회적으로 구성된 성격을 강조한다. 에릭 홉스봄에 의하면 민족은 ‘발명된 전통’에 기인하는 것이다. 민족은 사회공학의 산물로 투표권을 갖게 된 대중의 에너지를 끌어내어 지배 엘리트의 이익에 봉사하게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베니딕트 앤더슨은 민족을, 시간에 대한 새로운 개념과 ‘인쇄 자본주의’가 민족이 직선적인 시간을 따라 움직인다고 상상하게 하는 것이며 우주적 종교와 군주제가 몰락한 빈 공간을 메우는 상상된 정치 공동체라는 것이다.


그리고 좌파적 시각에서 민족, 민족문제, 민족주의를 접근하는 방법으로는 ‘민족문제(민족해방)와 계급문제(국제주의)’ 중 무엇을 우선시할 것이냐? 문제를 주제로 다룰 수 있겠습니다. 식민지 및 반식민지 민족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는 억압민족과 피억압민족으로 구별하여 민족해방 관점이 중요한지? 국제주의적 계급적 관점이 중요한지? 로 구분할 수 있으며 특히 레닌의 ‘민족자결의 원리’가 중요한 논쟁이 될 수 있겠습니다. 아무래도 마르크스주의 입장에서의 민족주의론은 민족주의에 대한 계급적 태도를 중요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르크스 엥겔스 민족주의이론은 후에 따로 상세하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마르크스 민족주의 이론의 전개에 대해서는 제1차 제국주의전쟁에 대해 노동자가 참여할지 말지, 문제에 있어서 ‘룩셈부르크 대 레닌의 입장’이 맞섰으며, 일국사회주의 건설 이후에는 ‘스탈린과 트로츠키의 입장’ 차이를 소개할 수 있겠습니다. (‘룩셈부르크 대 레닌의 입장’과 일국사회주의 건설 이후 ‘스탈린과 트로츠키의 입장’ 차이 역시 따로 상술하겠습니다. 본 글에서는 마르크스 입장의 민족주의 논의는 1945년 이후의 ‘저항민족주의’에 스며들었기에 여기에서 구체적인 논의는 생략하고 우리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논의를 하도록 하고 그것은 훗날을 기약하겠습니다.)

민족문제에 대한 여러 다양한 접근방법에 대해서 다기한 입장을 모두 소개 검토한다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래서 본 글에서는 유럽의 부르주아 민족론으로서 대표적인 두 가지 입장인 문화 공동체설과 경제공동체설을 검토해보고 저항민족주의에 대해 검토하기로 하겠습니다.
우선 유럽의 부르조아 민족론으로는 문화 공동체설과 경제공동체설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겠습니다.7)

주7) 김혜련 『민족, 민족주의론의 주체적 전개』(평양, 평양출판사,2002) p8-16참조


2. 문화공동체설

문화공동체설은 고대 그리스문화에서 시작되어 르네상스를 거쳐 근세에 이르는 유럽사회, 즉 문화주의가 전통적기조로 되었던 유럽 현실을 반영하여 문화주의 사관에 기초하여 전개한 민족개념 이론입니다. 문화공동체설은 일정 정도의 혈연 공통성과 거주지역 동일성을 기초로 하여 성립된 문화공동체가 민족이라는 것입니다. 혈연과 지역의 공동을 기초로 해서 공동의 문화 속에서 사회적 집단이 형성되는데 그것이 민족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문화 공통성을 상위에 놓고 혈연과 지역 공통성은 문화 공통성과의 관련 속에서만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는 견해입니다.
문화공동체설에 의하면 민족 형성은 근대 자본주의사회의 출현과 일치하며 중세의 봉건사회에서는 민족으로서의 집단적 결합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언어, 풍속, 전통, 생활환경 등으로 민족 특성을 나타내는 문화는 자본주의 이전부터 나타나지만, 봉건적 분산성 때문에 민족문화로서의 면모는 갖추지 못하다가 자본주의 발전으로 봉건체제가 무너지면서 민족 감정이 분출하여 하나의 민족이 된다는 것입니다. 즉 프랑스의 부르주아 혁명과 영국의 산업혁명에 의해 사람들의 물질문화생활과 정신문화생활에서 변화가 일어났던 18세기 즈음에 유럽민족이 형성되었다는 것입니다.


3. 경제공동체설

경제공동체설은 민족이란 인종적인 것도, 종족적인 것도, 국가적인 것도 아니라면서 민족이라면 언어의 공통성, 지역의 공통성, 경제생활의 공통성, 심리상태의 공통성이라는 특징이 동시에 존재해야한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혈연의 공통성에 관해 언급이 없으며 결정적인 것은 경제생활의 공통성이라는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경제공동체론자들은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의 발전이 민족형성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민족은 부르주아적 결합의 완성이라는 입장입니다. 이는 경제생활의 공통성을 우위에 놓고 그것을 민족의 본질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견해는 사회의 물질적 조건에 의해 사회역사가 규정된다고 보는 경제중심의 방법론으로부터 도출된 당연한 귀결이라 하겠습니다. 경제생활을 우위에 놓는 민족개념은 역사를 인식함에 있어서 경제생활조건을 중시하는 경제사관이라 하겠습니다. 경제적 공통성이란 일정지역의 주민이 같은 종류의 경제활동을 영위하고 있다는 뜻이라기보다 일정한 생산관계로 연결된 경제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경제공동체 측면에서 본 민족은 생산관계를 통해 연결된 각 계급, 계층들로 구성된 사람들의 공동체이며, 이들은 일정 유형의 지배적 생산관계와 그에 상응하는 사회체제를 지닌 사회구성체를 형성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제공동체론을 따르면 인류사에서 경제적공통성은 자본주의단계에 와서야 형성되며, 이를 토대 민족의 형성을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본주의적 생산관계 발전을 통해 봉건적 경제 폐쇄성이 타파되면서 보다 넓은 범위에서의 경제적 통합체가 출현했다는 것입니다. 서유럽 부르주아 계급이 주도한 시민혁명으로 봉건적 신분제에 의한 사회내부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일정 지역 주민들이 하나의 민족으로 형성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서유럽사회의 경우 경제적공통성이 민족형성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제공동체설의 문제점은 민족개념을 규정하는데서 무엇을 근본속성으로 하는가? 즉 혈연과 언어의 공통성인가? 아니면 경제적 공통성인가? 하는 점입니다. 이 양자 중 어느 것을 민족의 특성에서 더 본질적인 것으로 하느냐? 에 따라 민족개념의 과학적인 규정이 달라진다하겠습니다.


4. 유럽의 민족, 민족주의 개념은 보편적인 민족개념이 될 수 없다

같은 지역에서 5,000년 이상 동일한 유전학적 생물학적 피를 이어왔고 고작 70여 년의 분단국가로 살아가며 민족 통일을 앞둔 우리 민족 현실에서는, 유럽에서 나온 문화공동체론과 경제공동체론으로 대표되는 유럽적 민족개념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반성적으로 비판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적 민족개념은 문화의 공통성 또는 경제생활의 공통성을 본질적 징표로 설정하고 그것을 민족형성의 결정적 계기로 보는데 민족의 구성원이 문화 또는 경제적으로 다른 생활권에 속하게 될 때 민족으로서의 유대가 끊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유럽적 민족개념은 우리 민족의 현실과는 맞지 않습니다.
자본주의 열강의 식민지 분할통치로 같은 민족이 갈라져 서로 다른 문화권이나 경제생활권을 이루게 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유럽적 민족개념 입장에서는 갈라진 민족은 일정 시기가 지나면 같은 민족이 아닌 것으로 되는 것입니까? 과연 이런 이론이 고려 시대 이래 1000년 이상 같은 민족으로 살아온 우리민족의 경우에 합당한 것인지? 물음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유럽에서 나온 경제공동체 민족이론은 유럽봉건사회의 특성과 관련해 봉건시대에는 민족적 유대가 이루어질 수 없었던 유럽의 몇몇 민족현실을 배경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 역시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같은 비유럽나라들의 실정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편타당성이 없다 하겠습니다.
민족의 개념을 문화공동체론이나 경제공동체론과 같은 유럽적 논리로 정의할 때 비유럽지역 민족들의 민족사가 왜곡되며 제국주의적 지배가 합리화될 수 있다 하겠습니다. 이같이 민족에 대한 유럽적인 견해와 학설은 민족형성의 역사 시점을 자본주의사회의 출현과 일치시키고 거기에서 민족의 공통성문제를 도출해 내고 있습니다.

유럽 민족주의를 수용하여 자본주의단계를 거치지 못한 식민지, 반식민지 경우 제국주의가 자본주의를 이식한 때부터 민족이 만들어진 것으로 인식한다면 어떻게 되는가?
유럽 민족주의입장에서 보면 5,000 역사를 가진 우리민족의 경우에 미, 서구 열강이 조선에 침략의 손을 뻗치기 전까지 우리 민족은 민족형성 이전인 것으로 됩니다. 그렇다면 19세기 말, 외세 침략과 지배를 받으며 비로소 민족으로 되었고 민족주의를 자각하게 되었다는 것인가? 우리나라 민족형성에 대해서 가장 늦추어 잡는다 하더라도 고려 항몽기 일연 <삼국유사>에 드러나는 민족 정체성 작업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런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를 거치지 못한 민족국가들에서 침략 제국주의의 지배 이전의 민족사가 부정된다면 우리는 제국주의 침략을 진보와 발전으로 보게 되며 제국주의 침략을 용인하고 긍정하게 됩니다. 즉 미, 서구, 일본은 식민지를 침략하여 근대화를 이식시켰고, 그들의 근대화는 식민지 종족들에게 민족을 정립시켰다는 논리로 됩니다. 그래서 유럽의 민족, 민족주의 개념은 보편적인 민족개념이 될 수 없고, 민족개념에 대한 몰역사적 접근방법이라 하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민족사에서 민족, 민족주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우리의 민족현실을 일반화하거나 보편적 개념으로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민족개념을 정의하는 문제를 주관주의나 경험주의, 정념의 문제로 처리하자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 민족 공동체의 역사 경험뿐 아니라 세계의 각 지역 민족들의 경험과 현실을 총 수렴하여 일반, 보편화할 수 있는 자주적인 민족주의 입장을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다음 회에는 앞에서 열거한 부르주아 민족주의가 어떤 방식으로 자본체제 위기현상인 제국주의 도래와 더불어 강대국 침략 민족주의로의 나아갔는지 역사 속에서 고찰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마르크스 엥겔스 민족주의이론에 대한 검토와 룩셈부르크 대 레닌의 입장 차이는 무엇인지, 그리고 일국사회주의 건설 이후 스탈린과 트로츠키의 입장 차이도 따로 상술해보겠습니다.

박기민 4.27시대연구원 연구위원  webmaster@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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