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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란을 침공하지 못한다손정목의 이슈분석

1. 미국, 이란과의 전쟁위기를 높이다

미국이 이란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 JCPOA)를 일방적으로 탈퇴한지 1년여만에 이란을 겨냥한 제재와 군사조치를 강화하면서 전쟁위기가 급속히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4월 이란의 혁명수비대를 외국테러조직으로 지정하더니, 지난 6개월간 원유가격의 급격한 인상을 막기 위해 8개국에 허용했던 이란원유수입 예외조치도 완전 중단하였다. 이란의 원유수출을 완전히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철강, 광물수출 마저 막겠다고 나섰다. 아예 이란을 고사시키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무력으로 담보하기 위해 미국은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과 B-52 폭격기 등을 걸프지역에 급파하여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 나아가 이라크 주재 필수 인원을 제외한 철수명령을 내리고, 1,500여명의 미군을 추가 파병하는 등 전쟁 위기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의 일방적 군사조치에 세계적 비난이 일자 미국은 오히려 이란이 자국의 군대와 군사외교시설 및 동맹을 공격할 것이라는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러한 조치가 이란의 공격위험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변하였다. 나아가 존 볼튼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에 대해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공격하면 가차 없는 물리력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였다.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제3의 군대, 민병대, 헤즈볼라가 공격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란 지도부에 그 책임을 직접 물을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이것은 확실히 침공 명분을 최대로 확장한 것이다. 이란 자체의 핵보유 시도만이 아니라 이란이 미군만이 아니라 동맹국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면 공격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란과 우호적인 레바논의 헤즈블라나 시리아 정부군이 미국과 그 동맹을 공격하는 것도 이란에 대한 공격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전후 미국의 패권체제하에서 미국을 상대로 선제공격을 한 나라는 없다. 비록 지금 그 지위가 많이 약해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패권적 지위에 있는 미국을 상대로 선제공격을 할 나라는 지구상에 극히 드물다. 미국 역시 이를 알기에 동맹인 이스라엘이나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이란과 그 우호세력에 의한 공격까지도 침공의 명분으로 삼은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전쟁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란, 헤즈블라, 시리아 정부는 과거 이스라엘이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음모와 공격행위에 대한 반격을 수시로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미 하원의원이 "다른 사람이 먼저 주먹질하기를 바라면서 얼굴을 들이밀고 반격할 준비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한 것은 타당하다.

실제로 지난 5일 볼튼 보좌관이 미군의 항모를 비롯한 대규모 무력 증강 조치 발표 이후 그 명분인 미국 동맹에 대한 공격 위험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였다. 지난 12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조선 2척을 비롯 상선 4척이 피습당하여 파손되었고, 14일에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 펌프장 두 곳이 미확인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 급기야 19일 이라크 미 대사관이 있는 그린존 지역에 로켓포탄마저 날아들자, 트럼프대통령 까지 나서 "이란이 싸우길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 종말이 될 것"이라며 "다시는 미국을 협박하지 말라"고 최고 수위의 경고를 하였다. 이후에도 사우디 중부 탄도미사일 요격(20일), 사우디 남부 나즈란 공항 드론 공격(21일) 등의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였고, 이란군이 아랍권의 전통 범선인 다우선 2척에 미사일을 옮겨 싣는 위성사진이 공개되기도 하였다. 이 직후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직접 나서 최근 걸프 해역에서 일어난 일련의 공격의 배후가 모두 이란일 가능성이 있다고 공식적으로 주장하기 시작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 정권이 전쟁을 일으키고, 파괴와 혼돈을 퍼뜨리지 못하도록“하기 위해 30일 걸프협력회의(GCC)와 아랍연맹 긴급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5월 들어 유례없이 연속적인 사건이 이어지자 마치 잘 짜 맞춘 것 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 미국-이스라엘의 공모와 B팀

뉴욕타임즈(NYT)는 지난 16일 이스라엘 정보국(모사드, Mossad)이 ‘이란과 그 대리세력이 이라크의 미국인을 타격할 계획’이라는 정보를 미국에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Newsweek)도 이란이 범선(다우선)에 미사일을 옮겨 싣는 위성이미지는 미국이 자체로 확보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제공한 것이라고 폭로하였다.

캐나다의 진보적 온라인 매체 글로벌리서치(globalresearch)가 게재한 지난 22일 “이란의 위협신호는 조직적인 미-이스라엘의 속임수인가?”(Do Iranian ‘Threats’ Signal Organized U.S.-Israel Subterfuge?)라는 칼럼의 폭로는 더 구체적이다. 칼럼은 4월15일 워싱턴에서 존 볼튼 미 국가안보보좌관과 벤 샤벳(Ben Shabbat)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이 만났고, 이 자리에서 ‘걸프지역에서의 미국과 그 동맹에 대항하는 이란의 음모에 관한 시나리오’가 토의되고 통과되었다고 폭로하였다.(볼튼은 이 회담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시인) 그리고 이 회담은 지난 2017년 12월12일 미-이스라엘이 맺은 ‘이란에 대항한 공동계획에 관한 비밀조약’(secret U.S.-Israeli agreement on a joint plan of action against Iran)에 의거한 것으로, 이 조약에 따라 양국은 4개의 공동워킹그룹을 설치하여 이란을 중심으로 시리아, 헤즈블라, 하마스 등에 대한 긴장고조 시나리오를 준비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칼럼은 모사드가 미국의 항모파견 등 무력증강을 포함한 시나리오의 중심적 아이디어를 제공하였지만, 그렇다고 이스라엘이 확실한 근거에 의해 시나리오를 작성한 것은 아니었다고 이스라엘 정보관리의 말을 인용 폭로하였다. 이것은 지금의 중동에서의 긴장고조가 미-이스라엘간 사전에 합의한 시나리오에 따른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다. 과거에도 미-이스라엘은 이란에서의 색깔혁명을 지속적으로 추구하였다.(이란 색깔혁명 관련 사안은 필자의 “이란 ‘색깔혁명’ 시도, 더 높아진 중동의 긴장”<⌜민플러스⌟. 2018.1.10.>참조)

이와 관련 이란의 모하메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이러한 상황 전개의 배후로 B팀을 지목했다. B팀이란 존 볼튼 미 국가안보보좌관과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 아랍에미레이트 왕세자 자예드 알 나옌으로 구성된 반 이란 연합조직으로 그 목적은 이란의 정권교체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자리프 장관은 이를 위해 이 B팀이 이란에 경제적 테러를 가하고, 심지어 전쟁까지도 불사하려 한다고 비판하였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을 원하지는 않지만 B팀에 의한 미끼에 걸려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하였다.

3. 미국은 이란을 침공하지 못한다

트럼프대통령은 지난 20일 폭스(fox)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이란과 전쟁이 아닌 경제적 ‘침공’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쟁은 경제를 죽이고 가장 중요하게는 인민을 죽이기 때문에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 압박을 통한 이란과의 관계 재정립이지 직접적인 군사대결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 15일에도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에게 이란과 전쟁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미국은 이란을 침공하지 못한다. 그것은 무엇보다 이란의 군사력이 시리아보다 월등히 강하고 사거리 2,000km에 달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 ‘코람샤흐르’를 비롯 다종의 미사일을 보유하여 미 항모전단을 직접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리아전쟁에서 IS를 몰아낸 전투경험을 가진 강력한 지상전투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혁명수비대의 아미랄리 하지자데 공군 사령관은 지난 12일 "미 항공모함이 과거에는 우리에게 심각한 위협이었으나 지금은 하나의 타격목표"라고 말했다. 이미 이란은 지난 2016년 1월 미 항모 해리 트르먼함 머리위로 스텔스 드론을 보내 그 영상을 방송하여 미군을 경악하게 하였다. 이는 이란의 군사력이 미 해군 항모타격단의 방공감시망을 뚫고 들어갈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일 뿐 아니라 드론이 보내주는 정확한 위치정보에 따라 이란의 미사일이 미 항모를 정확히 타격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과거 이라크, 리비아와 마찬가지로 이란에 대해서도 오랜 기간 제재를 가해 사실상 무장해제 상태를 만들려고 하였다. 그러나 이란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지대공 미사일 S-300을 비롯 북(조선), 중국으로부터 다량의 무기를 구입해 실전배치하는 등 전쟁대비를 확고히 하여 미국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아프카니스탄, 이라크 등 무장력이 약한 나라를 상대로 확실히 승리가 담보된 전쟁을 하였다. 그러나 그마저도 장기전의 수렁에 빠져 아프카니스탄의 경우는 제2의 베트남전쟁이라는 치욕을 당하고 있는 처지다. 그 이후 미국은 직접적인 대규모 참전을 꺼리게 되었고 리비아나 시리아전쟁에서 보듯이 공군력이나 IS 등을 앞세워 뒤에서 지원하는 형태의 전쟁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그 결과 리비아에는 친미정권을 세우지 못했고, 시리아전쟁은 패배하여 미군철수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중동패권은 시리아전쟁 패배로 결정적으로 추락했다. 그런 미국이 전쟁준비가 잘 되어있는 이란을 직접 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이런 이유로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미국과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미국과의 대결은 ‘군사적 충돌보다는 의지의 시험’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공세에 대한 이란의 대응은 중동 어느 나라보다 강경하다. 이란은 트럼프대통령이 수차례 대화할 것을 요구하고 전화번호까지 알려준다 했지만 미국의 태도 변화 없이 대화는 없다고 못 박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이란 혁명수비대의 테러조직 지정에 맞대응해 미군 중부사령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수출을 막으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강력히 경고하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뿐 아니라 친미적인 걸프협력회의(GCC)국가들도 이용하는 석유 수출 길로 세계 석유 운송의 30%를 차지하는 전략적 지역이다. 여기를 이란이 봉쇄한다면 가히 세계경제에는 재앙이 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이 가뜩이나 위기인 세계경제를 파국으로 몰고 가려 하지 않는 한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4. 이란, 북중러와 협력하여 자주적 발전 도모한다

지난 8일 이란은 미국의 군사조치에 대응해 이란핵합의의 일부 이행 중단을 선언하고, 핵합의 준수를 다짐하면서도 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유럽참가국(영국, 독일, 프랑스)들에게 핵합의 사항인 금융과 원유 수출을 60일내 정상화하지 않으면 “우라늄을 더 높은 농도로 농축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것은 60일내 핵합의 이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란도 핵합의를 파기할 것이라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이다.

이로써 이란 전쟁위기는 향후 2달이 중요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U는 지난 1월말 이란핵합의를 유지한다는 방침에 따라 미국의 이란제재를 우회하여 이란과 거래하는 인스텍스(INSTEX·무역거래 지원 수단)라는 특수목적법인을 발족했지만 현재까지도 유럽기업들의 눈치 보기와 유럽 각 국의 이해차이로 이렇다 할 가동을 못하고 있다. 인스텍스는 유럽이 중심이 된 최초의 달러배제 무역결제시스템으로 제대로 가동된다면 세계 경제에 커다란 파급효과를 낼 것이다. 이란 역시 이에 대응하는 자국 특수 목적법인인 STFI(Special Trade and Finance Institute)를 발족하였다. 지난 10일 이란핵합의 유럽서명국인 영국, 독일, 프랑스는 갈수록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조건에서 이 시스템의 조속한 가동을 약속했다. 만약 이 시스템이 2달 내 정상가동하여 이란-유럽과의 교역이 정상화된다면 미국제재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미국의 전쟁위기 고조는 결정적으로 약화될 것이다.

북(조선)을 비롯 중국과 러시아의 이란과의 협력강화는 더 강력하다. 북-이란과의 관계는 이미 지난해 8월 “동맹관계를 더욱 확대할 것을 합의”했고, 지난 4월 자리프 외교장관이 이란의 NPT(핵확산금지조약)탈퇴를 거론하면서 조만간 북(조선)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듯이 오랜 기간 공고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더 격화되면서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자주적 발전을 보다 강력히 모색하게 되었다. 중국은 이란의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서 미국의 중단요구에도 아랑곳 않고 원유수입을 계속하고,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이란-이라크-시리아를 잇는 철도와 도로건설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요구에 반하여 더욱 이란과 밀착해 나간다.

러시아 푸틴대통령도 독일, 프랑스 정상과 3자 대화를 통해 이란핵합의 유지를 합의하여 이란을 지원하고 있다. 시리아전쟁의 승리로 중동의 중심은 러시아와 이란 그리고 터키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위기감 속에 한편으론 전통적인 미국에 매달리고 다른 한편으론 러시아와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사방이 적인 이스라엘을 다독이고,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을 강화하여 이들이 무모하게 이란과의 전쟁으로 나아가는 것을 저지하고 있다.

결국 미국의 이란을 상대로 한 전쟁위기 조성과 제재강화는 전쟁을 막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내오려고 하는 북‧중‧러와의 협력과 유럽의 참여로 실패할 것이다. 그 기간 트럼프정부는 이란에 대한 제재, 압박을 계속할 것이다. 적어도 트럼프대통령이 내년 재선을 위해서는 유대계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갈수록 미국의 이란 적대시는 말로 끝나고 북중러를 비롯 인도, 터키, 유럽과의 협력으로 문제가 해결돼 나갈 것이다. 이란은 지리적으로 유라시아 중심으로서 새로운 평화, 협력의 다극화된 세계 질서 건설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손정목  webmaster@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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