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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자주·민족자결” 통일의 종아 울려라~[포토] 제1회 서비스노동자 통일골든벨 현장

지난 27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한바탕 통일의 대동놀이를 펼친 이들. 그들은 이튿날에도 지친 기색 하나없이 서울시청 다목적홀에 모였다.

그들의 손엔 TV에서 많이 본 듯한 물건이 들려있다. 번호와 이름이 붙여진 다양한 색상의 모자와, 흰 바탕으로 된 보드(칠판)이다. 이쯤 되면 짐작이 된다. ‘골든벨’이라는 것을 하는 모양이다.

눈에 띄는 것은 모자에 달린 버튼이다. ‘한반도’가 그려져 있다. 그렇다. ‘통일골든벨’이다.

▲ 사진 : 선현희 기자

다목적홀에 모인 이들은 마트 노동자·화장품판매 노동자·가전서비스 노동자·콜센터 노동자·학교비정규직 노동자 등 서비스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서비스연맹)과 서울겨레하나가 4.27판문점선언 1주년을 기념해 ‘제1회 서비스노동자 통일골든벨’을 준비했다. 문제출제 범위도 책 <좌충우돌 아줌마의 북맹탈출 이야기>, 그리고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의 내용이다.

시작시간이 가까워지자 참가자들로 가득 찬 행사장 1층엔 긴장이 돌기 시작했다. 점점 초초해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골든벨을 울리는 참가자에겐 ‘평양행 티켓’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서비스연맹 조합원과 가족, 지인이 2인1조로 한 팀을 이뤄 65개 팀이 참가를 신청했다. 수많은 참가자들 속에 주최 측인 서비스연맹의 임원들이 보인다.

그들도 오늘은 임원이 아닌 ‘평양에 가고 싶은 노동자’다. 옆에 있는 사람들과 평양행 티켓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몸풀기를 위해 ‘연습문제’가 출제됐다.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한 장의 사진. 판문점 정상회담 만찬장의 모습이다. 두 정상이 기울인 ‘만찬주’의 이름을 맞춰야 한다.

한라○? 들쭉술?

과연 정답이었을까?

정답은 ‘두견주’다.

예상했던(?) 오답이 난무했다. ‘들쭉술’이라고 적어낸 참가자들이 수두룩했다. 연습문제라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이 문제가 연습문제로 출제된 이유가 있다.

“두견주 10세트가 깜짝 선물로 준비돼 있다”는 소식에 행사장은 더욱 달아올랐다. 참가자들의 열성적인 참여를 독려하는데 한 몫 단단히 했다.

‘문제가 남느냐, 내가 남느냐?’

출제범위에 충실하게 제출된 문제 탓일까? 아니면 참가자들이 열심히 공부한 탓일까? 순조롭게 정답을 맞추는가 싶더니, 난관은 너무 빨리 찾아왔다. 골든벨을 시작한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초반 패자부활전을 불러오게 한 문제는 바로.

정답은?

잠시 후 공개한다.

정답을 적어낸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 팀을 비롯해 두 팀이 깜짝선물 ‘두견주’를 선물받았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 강규혁 참가자의 관심은 ‘평양행 티켓’이 아닌 ‘두견주’다.

이 두 팀 중에 골든벨을 울리는 팀이 나올까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그렇다면 3번 문제의 정답은?

조선학교가 만들어졌을 때의 이름은 ‘국어교습소(혹은 국어강습소)’였다.

패자부활전을 거쳐 대부분의 팀들이 부활했다.

그러나, 11번 문제부터 탈락자들이 하나 둘 늘기 시작했고, 2층으로 자리를 옮긴 탈락자들은 그곳에서도 여전히 깜짝선물을 받기 위한 전쟁(?)을 치렀다.

문제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있는 1층 역시, 정답을 맞춘 자와 틀린 자의 운명은 엇갈리고 있었다.

▲ 정답이 엇갈린 문제는 바로 이것. “2005년 9월부터 11월 초까지 북의 집단체조 ‘아리랑’을 남쪽 사람들 누구나 볼 수 있었고, 최초의 평양관광이기도 했습니다. 2018년 평양정상회담 당시 문재인대통령이 능라도 경기장에서 집단체조를 관람하기도 했는데요. 이 공연의 제목은 무엇일까요?”

21번 문제부터 서비스연맹 임원 참가자들의 ‘탈락’이 시작됐다. 강규혁(위원장) 참가자 팀을 필두로, 김광창(사무처장) 참가자 팀이 연이어 탈락했다.

23번 문제부터는 1등, 2등, 3등을 놓고 단 세 팀의 진검승부. 적어도 3등은 따 놓은 당상이었지만 ‘평양행 티켓’이 욕심났을 법한데….

그러나.

▲ 서비스연맹 임원 참가자로 최후 2팀까지 오른 김기완(수석부위원장) 참가자 팀은 결국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최후의 한 팀이 골든벨 문제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엄미경 민주노총 부위원장(통일위원장)이 골든벨 문제를 출제했다.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양정상은 ( )와 ( )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남북관계를 민족적 화해와 협력, 확고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기로 하였으며....”

최후의 한 팀은 “민족자주”, “민족자결”이라는 정답을 써내면서 골든벨을 울렸다. 평양행 티켓이 그들 손에 쥐어졌다.

한편, 이 날 출제된 문제는 모두 북한(조선)의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 등 ‘이북 바로알기’, 그리고 판문점선언,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합의서, 9월 평양공동선언에 이르기까지 남북이 합의한 선언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노동자들이 앞장서서 이를 이행해 가겠다는 결심을 높이는 목적에 충실했다.

“동해선·경의선(연결)” “개성공단·금강산” “자강력제일주의”, “인민중시·인민존중·인민사랑”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평화협정” “공장지배인” “조선직업총동맹” 등을 ‘정답’으로 하는 문제내용들이 이를 말해준다.

이날 통일골든벨을 울린 주역인 SK매직서비스 노동조합 정봉철, 박병화 조합원은 “북에 대해 더 잘 알아가기 위한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한 게 오늘 골든벨을 울린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평양에 갈 수 있다는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박병화 조합원은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이 어떻게 배우고 성장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소학교에 가보고 싶단다. 정봉철 조합원은 “북맹탈출 책의 저자인 김이경 작가가 추천한대로 예술공연 관람, 그리고 교육현장과 산업현장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이날 서비스노동자들의 통일골든벨은 ‘잔치’나 다름없었다. 탈락의 아쉬움, 평양행 티켓을 거머쥐지 못한 아쉬움도 잠시, 골든벨을 울린 팀에게 아낌없는 축하를 보내고, 노동조합들이 직접 내놓은 푸짐한 경품을 나누며 북에 대해 공부하고, 남북공동선언의 의미를 알기 위해 노력한 서로를 격려했다.

그들은 엄미경 부위원장의 말대로 “4.27~9.19 남북공동선언실천기간의 첫 시작을 알린 자랑스런 서비스노동자들”이었다.

▲ 이날 서비스 노동자들이 벌인 잔치의 흔적이다. 서로가 준비한 푸짐한 선물을 나눠 갖고, 통일골든벨을 마친 참가자들의 얼굴은 밝기만 하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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