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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자 전교조 전 수석, 한경희 통일평화상 수상제4회 수상식, 프레스센타에서 열려
▲ 고 한경희 여사의 학창시절 모습

한경희 통일평화상은 낯설다.
그러나 이 상에는 분단의 비극을 온 몸으로 떠안고, 죽은 뒤에도 간첩누명을 써야했던 한 여인의 생애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고 한경히 여사는 1919년 충북청주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청주여고와 공주사대를 졸업하고, 일본 무사시노 음악학교를 마친 엘리트였다. 일본 유학시절에 만난 동향의 청년 사회주의자 송창섭과 결혼 이후 한경희 여사는 고단한 한 생을 살아야 했다. 월북했던 송창섭은 절친한 친구이자 4.19이후 민주당 장관이었던 김영선을 만나고 돌아갔고, 이 때 잠시 남편을 만난 사실을 숨긴 채 한경희 여사는 1977년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1982년 안기부는 서울-충북을 거점으로 하는 고정간첩단 29명을 일망타진했다고 발표했다. 간첩단의 총책은 이미 5년전 세상을 떠난 한경희 여사였고, 큰 딸 송기복, 큰 아들 송기홍, 작은 아들 송기수 등 자식 넷 중 셋도 간첩이라는 어마어마한 누명을 쓰게되었다. 전두환 군사정권 하에서 장장 4개월가늬 불법구금과 고문에 의해 간첩으로 만들어졌다.

1982년 발표된 이른 바 <송씨일가간첩단사건>은 ‘한경희는 정계, 송지섭은 군사, 송기준은 산업계, 송기섭은 공무원 층, 한광수·송기복은 학원 등에 침투하여 국가기밀을 수집 보고하는 등 25년간 고정간첩단으로 참가 암약했다’고 발표했으나, 정작 공소사실에는 어디에도 이런 사실이 나오지 않는다.

이들은 1,2심에서 유죄를 받았으나,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런데 하급심 고법에서 다시 유죄를 선고했다. 파기환송심에서 ‘상급심은 하급심을 기속한다’는 법원조직법을 무시한 것이다. 그러나 다시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하자 하급심 고법에서 또 유죄를 선고하여, 세 번째 대법원에서 열린 재재파기환송심에서 결국 유죄로 확정되고 말았다. 총 7차례 진행된 이 재판은 ‘핑퐁 재판’이라는 논란을 빚었다.
이 사건은 2007년 국정원 과거사위원회 재조사에서 조작사건으로 규명되어, 2009년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 되었다.

세 자식은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았지만, 이미 고인이 된 한경희 여사는 재판에 회부되지 않아 명예를 회복할 길이 막혔다. 이에 자녀들이 고 한경희여사의 한 많은 삶을 기리고 그 명예를 회복하고자 ‘한경희 통일평화상’을 제정하고, 수많은 ‘한경희’들에게 수상하고 있다. 기금은 성공회대학교 민주자료관에서 운영하며, 제1회 수상자는 시민활동가 이요상, 제2회 수상자는 고 김관홍 잠수사였고, 제3회는 일본 조선학교 어머니회가 수상했다.

▲ 수상소감을 밝히는 박미자 전 전교조 통일위원장

이번 제4회 수상자는 박미자 전교조 전 수석부위원장이 선정되었고, 3월 29일 프레스센타에서 시상식이 진행되었다.

이날 수상식에서 김기석 성공회대 총장은 인사말에서 “박미자 선생님은 일반 교사로서 두 번의 해직을 당하면서도 교육자로서 통일의 중요성과 관련 교육에 매진”해 왔으며, “남북이 분단된 현실에서 이념의 잣대로 만들어진 국가보안법 등이 아직도 남아 있는 상태에서” “교육 현장을 지켜왔다”면서 수상 경위를 밝혔다.

송기수 고 한경희 여사의 작은 아들은 인사말에서 “도망 다니다시피 하며 가치담배, 양담배, 초콜릿 등을 팔고, 암달라 장사를 하며 고생하시다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다”면서, “그날부터 절뚝이며 걸어야 했던 제 다리가 멀쩡해진 기적”이 나타났다고 술회하고, “이 땅의 수많은 한경희들에게 어머니의 이름으로 눈물을 닦아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미자 수상자는 수상소감에서 “오늘 받게 된 이 상은 교육현장에서 평화통일을 실천하신 수많은 교육자들과 함게 받는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교조 통일위원장, 수석부위원장을 역임한 박미자 선생은 전교조 활동과 통일운동으로 2번이나 해직당하고, 국가보안법으로 기소당했으나 최근 청천 중학교 교사로 복직하였다. 저서에는 <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2013), <부모라면 지금 꼭 해야 하는 미래교육>(2018), <시대를 읽는 교육사>(2008) 등이 있다.

▲ 인사말을 하고 있는 고 한경희 여사의 작은 아들 송기수 선생

이날 행사에는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홍구 교수의 ‘송씨일가 사건과 한경희 여사’ 강연, 심사위원장인 신인령 이화여대 총장의 시상, 최병모 KIPF(코리아국제평화포럼) 이사장, 교육공동체 징검다리 곽노현 이사장과 김현진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의 축사와 민중가수 이수진의 축하공연, 소방공무원 장학금 수여식 등으로 이어졌다.

▲ 제4회 한경희 통일평화상 수상식 기념촬영

김장호 기자  jangkim21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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