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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미국식 일괄타결론 비판
  • 현장언론 민플러스
  • 승인 2019.03.14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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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결렬시키면서 제기했다는 <빅딜안>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다. <포괄적 협상안>, <일괄타결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미국이 제안했다는 ‘빅딜안’, ‘일괄타결론’은 명칭만 놓고 볼 때는 복잡하고 지리한 북미간 협상을 중간과정없이 한방에 끝낼 수 있는 매우 합리적 안처럼 포장되어 있다.
그러나 그 내막은 전혀 다르다. 미국식 ‘일괄타결론’은 한 마디로 ‘북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와 대북제재해제를 맞교환하자’는 안이다. 이 안이 얼마나 미 제국의 침략적 의도와 패권적 야욕에 가득찬 일방적 제안인지 조목조목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손도 안대고 코 풀려는 날강도 논리

미국의 빅딜안은 북만 비핵화하고, 미국은 제재해제 하나로 퉁 치겠다는 전형적인 ‘부등가 교환론’이다.
네이버 사전에 따르면 ‘부등가 교환’이란 ‘가치가 같지 아니한 것을 서로 바꾸는 일’이라고 되어 있고. ‘자본가가 식민지나 자국의 농민에게 식량과 원료를 헐값으로 사고 상품을 독점 가격으로 비싸게 팔아먹는 방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역시 대표적 사례는 제국주의와 식민지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그럼 ‘북은 미국의 식민지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이야기해보자.

미국의 빅딜 제안에 따르면, 북은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해야 하지만, 미국은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것 말고는 하는 일이 없다. 미국의 빅딜안에는 미국 핵전략자산 문제, 평화협정문제, 주한미군 철수 문제 등의 옵션이 없다. 한 마디로 한반도에서 미국의 핵위협은 그대로 둔 채 북의 핵만 폐기하고, 한국에 대한 군사적 지배는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미국이 말하는 빅딜안에는 “북의 빅”만 있고, “미국의 빅”은 없다. ‘제재해제’ 하나라는 “스몰”만 있을 뿐이다. 북은 빅딜을 하고, 미국은 스몰딜을 한다? 미사일 1대와 생수 1통을 바꾸자는 건데, 대북제재 하나로 북비핵화를 거저 먹겠다는 날강도 논리에 불과하다.

이같은 미국의 주장에 따르자면,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발사시험으로 가중된 대북제재를 풀자고 그동안 북이 온갖 제재를 감수하면서 핵무력을 완성했다는 뜻인데 북이 무슨 할 일이 없어서 뫼비우스 띠를 돌고 돈다는 것인지 도무지 설명이 안된다.

이런 제안은 사실 전승국이 패전국에나 할 수 있는 협상안이다. 아니면 전쟁이나 대결상태에 있는 핵보유국이 비핵국가에게나 할 수 있는 제안이다. 리비아 모델이다. 그러나 지금 진행되는 북미협상은 정전상태에 있는 전쟁당사국이 핵보유국 대 핵보유국으로 다시 만나 진행하는 평화회담이다. 전쟁상태에 있는 북미가 이제는 핵보유국으로서 대등한 입장에서 진행하는 치열한 전략적 담판이다.
과거 53년 정전협정 체결도 3년 동안의 지난한 협상 끝에 도장을 찍었다. 당연히 이제 핵보유국 대 핵보유국이 만나 평화회담을 진행하는데 순조로울 수는 없다. 이 핵담판장에서 미국이 북의 비핵화를 요구할 것 같으면, 미국의 핵폐기안도 나와야 정상적인 협상이 가능하다. 또한 한반도 전쟁상태에 종지부를 찍고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자는 1차북미정상회담의 정신에도 부합한다. 그런데 미국은 빅딜안을 제안한다면서 북만 비핵화하고 자신은 재제해제만 하겠다고 한다. 이건 날강도짓이고 전쟁과 대결을 연장하자는 것이지 협상안이 아니다.

2. 북에게 먼저 총을 내려놓으라는 양아치 논리

미국식 빅딜안은 대북 선비핵화론으로, 북에게 일방적인 핵무장해제를 요구하는 꼼수안이다.
북미간 협상에서는 순서도 중요하다. 미국의 ‘선북핵비핵화론’은 북에게 총을 먼저 내려놓으라는 주장이다. 지금 북미간의 전략적 담판에서 상호 취해야 할 조치가 무엇인가도 중요한 쟁점이지만, 어떤 조치를 누가 어떤 순서로 행동할 것인가도 중요한 쟁점이다. 북은 “단계적 동시이행’을 하자는 것이고, 미국은 북이 ‘먼저 비핵화’를 하라는 것이다. 미국식 빅딜안은 본질상 대북 핵무장해제론인데, 무언가 서로 주고 받는 빅딜안처럼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

미국 ‘서부영화’를 보면 카우보이간 결투장면이 많이 나온다. 역사적 팩트는 백인 카우보이는 거의 없었고 대다수 카우보이는 멕시코인과 흑인들이었다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목숨을 건 이 결투는 언제나 총을 누가 먼저 뽑고 상대방을 맞추느냐에 승부가 달려 있다. 이런 영화에서 등 뒤에서 쏘는 악당은 양아치로 그려진다. 서부영화를 자랑하는 미국이 서로 총을 내려놓기로 한 북미결투에서 북에게 먼저 총을 내려놓으라고 주장하고 있다. 구경꾼도 많은데 심각한 양아치 꼼수이다.

무장해제란 전승국이 패전국에게 가하는 사후조치이다. 미국은 패전국 일본의 무장해제를 위해 조선땅에 38선을 긋고 들어온 바 있다. 그런데 지금은 전쟁당사자 북미간에 종전과 평화협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미국은 협상장에서 북에게 자진무장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북이 핵무장을 먼저 해제하면, 그다음에 미국이 취할 수순이 제재해제와 북미관계 개선이라고 하는 건데, 미국이 그럴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북이 총을 내려놓으면 미국은 서부영화의 악당처럼 등뒤에서 총을 쏠 것이다.

작금의 북미핵결투를 정통서부영화의 문법에 따라 해석하면, 핵선제타격론이다. 현재 진행되는 북미간 담판은 핵선제타격론에 입각한 북미핵전쟁의 위기로부터 상호확증파괴이론에 입각한 공포의 균형위에서 성립된 평화담판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미국이 주장하는 빅딜안이 북미 서로에게 유익한 안이라고 설득할 수 있으려면, 미국도 동시에 총을 내려놓아야 한다.

3. 한반도 비핵화는 북비핵화라는 아전인수 논리

미국식 빅딜안이라는 이름으로 ‘광범위하게 정의된 비핵화’는 자기 논에 물대기식 일방적 주장이다.
4.27판문점 선언과 6.12북미공동성명에 명기한 것은 한반도 비핵화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존 볼턴은 북이 주장하는 한반도 비핵화가 무슨 의미인지를 모르지 않을 텐데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의미를 분명히 하자고 나섰다. 그러고는 노란봉투에 담아 ”광범위하게 정의된 비핵화“라는 개념으로 북의 “핵무기와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들을 포기하는 비핵화”라고 정의된 안을 빅딜안이라는 이름으로 북에 전달했다.

이번 빅딜안에 추가된 생화학무기는 6.12합의안에도 없던 내용이다. 비핵화라는 용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이것은 6.12 1차북미공동성명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다. 그렇다면 6.12북미공동성명을 뭐하러 공동성명이라고 하는가. 그냥 미국성명이라고 하지. 미국도 이 점을 인식했는지 “광범위하게 정의된 비핵화”라고 불렀다. 문제는 광범위하게 확대하는 방향이 틀렸다. 6.12공동성명에서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의 의미를 광범위하게 정의하려면, 북의 핵과 미국의 핵을 함께 다루는 방향에서 정의해야 한다. 그런데 말은 광범위한 정의라고 해놓고 범위는 오히려 북비핵화로 좁혀놓았다. 그리고는 다시 북에 대해서는 핵무기도 아닌 대량살상무기, 생화학 무기 등을 다 갖다 붙여 “광범위하게 정의된 비핵화”라고 규정하고 나선다. 이 무슨 해괴한 주장인가.

미국식 빅달안에서 이야기하는 선비핵화론은 한반도 비핵화가 북비핵화를 의미한다는 주장과 쌍을 이룬다. 미국의 이러한 주장은 북의 핵무장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핵독점 패권논리와 연결되어 있다. 아쉽게도 미국이 그런다고 북이 핵무력을 완성했다는 사실을 뒤바꿀 수는 없다. 미국이 어떤 주장을 하는 것은 자유이나, 미국이 북에 있다고 생각하는 무기라면 다 핵무기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통역이 불가능하다.
오히려 미국이 자기식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광범위하게 정의”했으니, 북도 이북식으로 “광범위하게 정의”하고 나올 것이다.

4. 외통수에 걸리면 장기판을 뒤엎는 깽판 논리

하노이 회담에서 합의초안이 나왔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이것은 미국이 회담과정에서 억지와 생떼를 쓰며 버티고 버텼으나 결국 합리적이고 공명정대한 북의 제안을 받을 수밖에 없었음을 의미한다.
사실 대북제재 해제 문제로 말하자면, 북의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검증된 비핵화의 등가물로는 될 수 없다. 유엔과 미국이 취한 대북제재조치는 북의 핵시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 중지를 촉구하고 압박하는 성격의 것이었기 때문에, 북이 선제적으로 핵과 미사일 시험을 중지하고 있는 조건에서는 이에 대한 상응조치로 대북제재를 해제했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미국은 대북협상의 지렛대가 대북제재밖에 안 남은 조건에서 대북제재해제를 북비핵화와 등가물로 놓는 억지 프레임을 구성하고 버티어 왔던 것이다.
그런데 북이 추가로 영변핵시설 폐기안을 양보한데 이어, 대북제재도 시기적으로는 2016년 이후, 내용적으로 민수용, 민생용에 국한하는 부분해제 요구안을 내놓자 더는 버티지 못하고 합의안초안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핵전쟁의 위기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한반도와 새로운 북미관계를 진정으로 소망하는 사람들은 하노이 합의안 초안이 합리적이고 공정하며 북미상호간에 이익이 되는 방안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제국주의 침략논리와 최대강국 패권논리에 찌들대로 찌든 자들은 북의 간교한 술책에 말려 외통수에 걸려들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럴 때 쓰는 유일한 방법은 장기판을 뒤엎고 깽판을 치는 것밖에는 없었을 것이다.

깽판에도 명분은 있어야 하니, 내놓는다는 것이 이른 바 미국식 빅딜안이다.
새로울 것이 전혀 없는 이 미국식 빅딜안은 “쟁점은 더 큰 쟁점으로 덮는” 자본주의적 공학정치, 게임정치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었고, 작은 판에서 불리하면 더 크게 판을 키워 올인하는 카지노 도박정치까지 선보였다.
미 당국자들이 이제와서 북이 완전한 제재해제 또는 부분해제라도 완전한 제재해제와 다름없는 결정적 제재해제를 요구해서 받을 수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어떠한 형태의 제재해제도 북이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스냅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구차한 변명이다.

5. 기승전 대북붕괴 논리

미국식 빅딜안은 북을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로 편입시켜 붕괴시켜보겠다는 변형된 대북 붕괴론이다.
미국은 자신의 일괄타결론이 대북제재 하나로 북비핵화를 날로 먹겠다는 날강도 논리라는 것을 감추기 위해 북에게는 경제번영의 길이 열려 있다고 떠들어댄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에게는 핵미사일 로켓이 아니라 경제번영의 로켓을 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열려 있으며, 이런 길로 접어든 김정은 위원장은 훌륭하다는 것이다.
이른 바 베트남식 개혁개방을 통해 북을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로 편입해서 핵무장을 한 강력한 반미국가를 지구상에서 없애버리겠다는 구상이다. 북이 비핵화를 하면 번영의 길이 열려있고, 비핵화를 하지 않고 버티면 세컨더리 보이콧을 더욱 강화하고 대북제재의 강도를 높여서 고사시키겠다고 공공연하게 주장한다.

미국식 빅딜안을 백 번 좋게 해석해도 북이 핵과 경제번영을 바꾸려고 한다는 주관적 환상에 기초하고 있으며, 대북제재가 북 경제를 붕괴직전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망상에 근거하고 있다. 북이 경제건설과 인민생활향상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철저하게 자력개생의 기치 아래 진행하고 있고, 새세기 산업혁명, 지식경제혁명, 과학기술발전을 동력으로 하고 있다. 또한 극도의 고립과 봉쇄, 제제압박 속에서도 빠른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북을 방문한 사람들의 일치된 의견은 대북제재속에서도 경제성장속도가 놀랄 정도로 빠르다는 것이었다.

미국이 제안한 일관타결론에서 말하는 북의 경제발전론은 핵을 가진 북을 상대로 전쟁은 할 수 없으니, 평화적 이행전략을 구사하여, 자본주의로 편입시켜보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북은 미국과 새로운 관계로 나아가는 것은 지향하나 미국의 힘을 빌어 자기 경제를 발전시킬 계획은 전혀 없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앞으로도 미국식 대북제재가 그대로 유지되면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 북은 경제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미국식 일괄타결론을 수용할 것인가? 아니면 자강력 제일주의를 더욱 강화해서 대북제재속에서도 경제발전을 이룩할 것인가? 트럼프 대통령 말대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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