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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의 ‘제재와 압박’ 정책은 달라지지 않았다
  • 현장언론 민플러스
  • 승인 2019.03.0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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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이다. 하노이 2차 북미협상 결렬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가 기자들 앞에서 온갖 횡설수설을 하더니 마침내 볼턴이 나서서 미제국의 검은 속내를 남김없이 드러냈다.

미국 존 볼턴은 CBS, 폭스 등에 바쁘게 등장하여, 미국은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실패”하지 않았고, 오히려 “미국 국익을 지킨 성공한 회담”이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배드딜(나쁜 거래)”보다는 “노딜(아무 거래도 하지 않음)”이 낫다고 주장한 볼턴은 회담결렬 원인이 미국에 있었다는 것을 자기 입으로 고백한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가 제대로 설명을 못하니 본인이 직접 나선 것이라 하겠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요구 사항과 그에 관한 상응조치로 경제 보상 방안을 담은 ‘빅딜’문서를 북측에 제시했다”고 밝혔는데, 말이 빅딜이지 그동안 실무급회담에서 논의된 ‘단계별 동시적 이행조치’에 대한 합의문을 뒤집어 엎고, 북에 대한 선비핵화 요구를 본회담에서 다시 꺼내들었다는 이야기이다.

이번에 미국이 북에 요구했다는 안은 더욱 경악스럽다. 미국이 북측에 전달했다는 그 노란봉투안에 영문과 한글로 된 문서의 내용인즉, “핵무기와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들을 포기하는 비핵화 '빅딜'”안이었다는 것이며, 볼턴은 이 제안을 ”광범위하게 정의된 비핵화“ 방안이라고 불렀다. 이 문서 안에는 그동안 이야기되지 않았던 ‘생화학 무기’까지 들어가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볼턴은 이번에도 웜비어 문제를 거론했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일본이 요구한 납치자 문제까지 거론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마디로 이번에 미국은 북에 요구할 수 있는 모든 리스트를 북에 제출했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제안을 북이 받아들이면, ”엄청난 경제적 미래를 줄 수 있다“면서, “자신의 사업 경험으로 판단한 좋은 위치의 부동산을 제안했었다”고 하는데, 북맹증세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러한 주장을 이번에 아예 문서로 제안했다는 것이 사실일까 하는 의심이 갈 정도이다.

사태는 명백하다.
첫째로 미국의 ”선비핵화 후제재해제“ 입장은 한치도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강화됐다. 생화학 무기, 인권문제 등을 문서로 정리해서 제안했다는 것은 그동안 미국이 주장해 왔던 비핵화리스트나 로드맵 요구를 훨씬 뛰어넘는다. 미국이 얼마나 다급했으면, 미국내 입 가진 사람이면 다 떠드는 요구안 리스트를 닥치는 대로 긁어모아서 문서까지 만들어 북에 전달하고 이 제안을 받아달라고 간청했겠는가. 이것을 절대 수용할 리 없는 북의 입장을 감안해 볼 때, 앞으로 북미협상 전망은 밝지 않다.

둘째는 미국의 ‘최고의 압박과 제재’정책 역시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북이 대미협상에 나온 것도 제재덕분이고, 북의 선비핵화를 관철하는 방도도 제재라고 믿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대북제재를 결코 양보하지 않을 것임이 이번에 더욱 분명해졌다. 게다가 무수한 요구리스트를 협상탁에 공식적으로 올려놓았으니, 미국은 더욱더 압박과 제재에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사실 이번에 단계별 동시행동 조치에 합의서명하였으면, 미국의 원하는 요구사항들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실행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대북제재를 금과옥조로 여겨 부분적인 제재해제조차도 공포에 질려 합의하지 못했다. 미국이 대북제재에 그 무슨 비결이 있다고 믿는 것은 자유이나 양자간 협상에서 북의 모든 핵무기 폐기와 제재해제를 맞바꾸자고 하는 것은 누가 보아도 등가교환을 원칙으로 하는 상도의에 어긋나는 짓이다. 오죽하면 북이 “미국식 계산법을 이해할 수 없다”고 일갈했겠는가.

셋째로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강경파 세력에게 완전히 포획되고 있음을 분명히 확인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협상기술을 양껏 발휘해서 볼턴을 활용했는지, 미국 내 그림자 정부세력이 볼턴을 앞세워 트럼프 대통령을 강제했는지, 아니면 정치적 궁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트럼프의 전술이었는지는 더 파악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명백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내에서 대북협상에서 주도권을 더욱 상실하게 되었고, 북은 트럼프 대통령을 더는 신뢰하기 힘들게 되었다는 점이다.

넷째로 종전선언과 제재해제는 이제 남북의 힘으로 관철하는 방법밖에 없다.
미국은 싱가폴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종전선언’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이번 하노이 2차 정상회담에서는 실무선에서 논의된 부분적 제재완화 합의를 지키지 않았다. 미국은 원래 그런 제국이다. 미국의 몽니로 남북간 평화와 번영의 약속을 휴지조각이 되게 할 수는 없다. 남북이 공동으로 미국의 종전선언과 제재완화를 강제해야 할 때이다. 민이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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