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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주권이다- 3.1 민중항쟁 100주년에 즈음하여 -
  • 장창준 정치학박사
  • 승인 2019.03.0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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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운동 100주년을 하루 앞두고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되었다. 결렬이라는 표현보다는 합의 불발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양 정상은 협상의 문을 열어 놓고 헤어졌기 때문이다. 하노이 합의 불발이 바로 정세의 악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큰 것은 인지상정이다. 하노이 회담이 성과적으로 진행되었다면 남북관계를 가로막는 대북제재 역시 완화되었을 것이며, 남북관계에서 최대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 그리고 철도와 도로의 연결 사업이 본격화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노이 합의결렬은 판문점 선언 등 지난해의 남북정상합의에 기초해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우리들에게 커다란 교훈을 남겼다. 북미회담을 쳐다보고만 있어서는 안된다는 교훈 말이다.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전진시키는 결정적 힘은 남북 당사자 즉 우리 민족이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실망보다는 교훈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한탄보다는 결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3.1 운동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즉 나라의 주권을 회복시키기 위한 거대한 민중항쟁이었다. 3.1 운동의 주인공은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33인의 민족 대표가 아니었다. 일제의 무단 통치에 결연히 떨쳐 일어난 조선의 민중들이 3.1 운동의 주인공이었다.

100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뼈아프게 우리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과연 우리는 독립국이며 자주민인가?” 3.1정신의 계승은 바로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2019년 대한민국의 주권은 안녕하지 못하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촛불혁명 이후에도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관한 한 우리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지 않다. 문재인 정부에게도 있지 않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 정책에 대한 주권은 미국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1년 남북 기본합의서에서 확인했듯이 남북관계는 우리 민족의 내부 문제이다. 따라서 남북관계는 남측과 북측이 좌지우지하는, 엄연한 주권적 영역에 속하는 문제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해 미국의 대북제재를 앞세워 우리의 주권을 침해하는 현상을 목도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과 서울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가 5.24 조치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이 나오자 트럼프는 즉시 “그들은 우리의 승인(approval) 없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트럼프의 발언은 사실이 되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의 재개, 철도와 도로의 연결은 사실상 미국의 승인 사항이 되어 버렸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문재인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대다수의 정치인과 전문가들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대북제재를 완화해야만 남북 경협이 가능한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하게 되었다.

100년 전 조선 민중이 목숨으로 되찾고자 했던 우리의 주권이 100년이 지난 지금 미국에 의해 그리고 잘못된 정치인과 전문가들에 의해 또다시 침해되는 참담한 현실이 재현되고 있다. 더구나 이번 회담의 결렬과정에서 일본의 개입도 일정하게 있었다고 한다. 3.1 혼백들이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대북제재는 우리의 주권을 침해한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은 대북제재 때문에 재개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져 있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은 대북제재 때문에 중단된 것이 아니다. 금강산관광은 금강산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을 명분 삼아 이명박 정권이 차단시켰다. 개성공단은 북한의 핵시험을 명분삼아 박근혜 정부가 폐쇄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은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의 ‘대량 현금(bulk cash)’ 조항과 무관하다.

첫째, 유엔안보리 결의안은 “탄도미사일을 이용한 추가적인 발사, 핵실험 또는 다른 어떠한 도발도 진행하지 말 것”을 결정함으로써, 핵을 시험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북한의 행위를 규제하는 것을 기본목표로 채택되었다. 따라서 북한의 행위가 변하면 유엔안보리 결의안 역시 변해야 한다. 2018년 이후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시험을 동결했다. 즉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유엔안보리 결의안은 북한의 동결 행위 그리고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데에 따라 완화되는 것이 상식이다.

둘째, 안보리 결의안은 제재회피수단으로서의 대량 현금이용을 차단하고 있을 뿐이다(2087호 12조, 2094호 11조). 대량이건, 소량이건 현금이 들어가는 것 자체를 차단하고 있지 않다. 유엔회원국들이 결의안에서 금지하고 있는 물품에 대가로 현금이 지급하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재개할 경우, 북한으로 전달되는 현금은 안보리 결의안에서 규정하고 있는 대량 현금과는 무관하다.

셋째, 대량 현금 조항은 2013년 1월 23일 채택된 안보리 결의안 2087호에 처음으로 삽입되었다. 당시 개성공단은 정상적으로 운영되었으며, 2016년에서야 차단되었다. 두 사안이 연동되어 있다면 2003년에 개성공단은 폐쇄되었어야 했다.

유엔안보리는 핵과 미사일과 관련된 북한(조선)의 활동을 중단시키고, 북한(조선)으로 하여금 비핵화 협상에 나서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해왔다. 2018년 북한은 핵과 미사일 관련한 활동을 멈추었고, 비핵화 협상에 착수했다. 이는 곧 대북제재 완화의 조건이 충족되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북제재는 한층 더 강화되었다. 이제 대북제재는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장치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를 방해하는 장치가 되었다. 남북 합의 사항을 이행하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촉진시키기 위한 민족 내부의 노력을 가로막는 장치가 되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그리고 통일을 위한 우리 정부와 국민들의 활동은 주권의 영역이다. 따라서 대북제재는 우리의 주권을 침해하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독립국임과 자주민임을 재천명할 때이다

3.1 민중항쟁 100주년을 맞이한 오늘, 우리는 다시 독립국임과 자주민임을 재천명해야 한다. 그것이 3.1 항쟁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며, 3.1 항쟁에 못다 이룬 자주독립의 꿈을 현실화시키는 것이다.

우선, 대북제재를 돌파해야 한다. 하노이 합의 불발은 판문점 선언에 대한 공세로 이어질 것이다. 미국은 대북제재와 속도조절론을 내세워 판문점 선언 이행을 차단하려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일부 특정 정당은 판문점 선언 자체를 무력화, 무효화시키기 위한 총력전에 나설 것이다. 대북제재를 돌파하는 것이 판문점 선언을 지키고 이행하는 것이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촉진하는 길이다.

또한, 한미 군사연습을 절대 허용해서는 안된다. 하노이 합의 불발 이후 한미군사연습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지난해 남과 북은 9월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를 통해 사실상 불가침과 종전을 선언했다. 한미 군사연습은 더이상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일각에서는 축소된 한미 군사연습을 주장하기도 한다. 비록 축소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다음으로, 남북 대화와 협력을 더욱 촉진시켜야 한다. 합의 불발로 끝난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북미 대화가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그렇다고 하여 우리는 북미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우리 민족의 힘으로 일제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는 것이 3.1 항쟁 정신이다. 북미 대화의 진전 여부와 무관하게 우리 민족의 힘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야말로 3.1 항쟁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반평화적이고 반통일적이고 반민주적인 정치 세력들을 무력화시켜야 한다. 3.1 조선 인민을 학살하고, 4.3 제주 도민을 학살하고, 5.18 광주 시민을 학살했던 세력들이 그들이다. 역사 속으로 사라졌어야 할 반역 세력들이 ‘좀비’처럼 끈질긴 생명을 유지하며 부활의 꿈을 꾸고 있다. 전쟁을 사주하고, 대결을 부추기고, 민주를 파괴하는 것이 그들의 본성이다. 최근 5.18 망언은 일부 인사들의 부절적한 발언이 아니라 그들의 본성이 드러난 것이다. 그들의 존재하는 한 자주독립도, 평화번영도 도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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