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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반파사고를 겪은 당사자들의 증언과 진술천안함 ‘충돌’에 대하여 ⑬
  •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
  • 승인 2018.12.0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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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19일, 그 날은 가스터빈실이 바닷속에서 인양된 날입니다. 가스터빈실은 선체 중앙에 있으며 국방부가 주장하는 바 360kgTNT 폭발 원점으로부터 가장 가까이 있는 선체 부위입니다. 폭발의 존재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인양된 가스터빈실에 대한 집중 조사는 필수였습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가스터빈실 인양 사실을 발표하지 않고 비밀로 덮어버렸습니다. 그 다음날인 5월20일이 천안함 최종 결과를 발표하는 날로 잡혀있었기 때문이고, 그것보다 더 큰 이유는 인양된 선체 중앙의 구조물에서 폭발의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가스터빈실이 인양되었던 2010년 5월19일, 그 날은 저에게 또 다른 의미가 있는 날입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과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저를 ‘고소’하였고, 윤종성 국방부 조사본부장과 박정이 합조단장은 국방부(해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저를 ‘고발’한 날이 그날입니다.

2+2... 고소 2건과 고발 2건, 고소인과 고발인 4명의 계급을 합치면 별이 14개인, 말 그대로 ‘Star Wars– 별과의 싸움’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1심이 종료된 2016년 1월25일까지 36번의 공판이 열렸으며 법정에 출석한 증인이 모두 70명에 달했습니다.

오늘 글의 주제입니다. 천안함 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생존자들은 사고 순간에 대해 어떻게 증언을 했을까, 살펴보는 것입니다.

생존대원들은 사고 직후 수도병원에서 환자복을 입은 채 언론과 인터뷰를 하였으나 상부의 시선을 의식한 듯 원론적인 답변 수준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법정 증언대에 섰을 때는 달랐습니다. 사고 순간 자신의 오감(五感)으로 느낀 것을 진술하기에 전혀 주저하거나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1. 천안함 1심 재판과정에서 밝혀진 사실들

다음 기사는 저에 대한 고소·고발이 5년째 접어들었던 2015년 5월, 1심 재판 진행내용 가운데 생존자 진술과 관련하여 정리한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의 기사입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금년, 2018년 천안함 생존자 진술서 전량을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함에 따라 그 내용 가운데 일부가 재판과정에서 언급돼 합조단 중심으로 작성되었던 보고서에 기록된 내용과는 달리 보다 상세한 생존 대원들의 진술을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금년 7월24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의 ‘생존자 진술’ 관련 기사입니다.

국방부가 주장하는 바, ‘북한(조선) 어뢰에 의한 폭침’을 내세우기 위하여 생존자 진술 가운데 폭발, 폭발음, 어뢰 등이 언급된 부분을 부각시킨 것도 문제이지만, 소위 ‘통계적 결과’마저 왜곡시키는 것은 문제가 큰 것입니다. 그 정도에 따라 ‘결과 조작’이라는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2. 생존대원 진술 - ‘폭발’ 및 ‘충격’ 비율

국방부 주장대로 58명 생존자 가운데 26명의 폭발음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이 사실인지 합조단보고서 및 공식진술서 등 천안함 생존자들이 진술한 내용을 모두 모아 통계를 내보았습니다(생존 대원 진술서를 공개하지 못하는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항소심 재판 중 재판부에 제출된 증거자료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검찰의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1) 천안함 생존자의 진술분석 결과

그 결과 58명 대원들 가운데

폭발인지 충격인지 불확실하다는 대원 : 20명

의사를 밝힌 대원 ; 38명 (‘폭발’ 판단 : 14명 ‘충격’ 판단 : 24명)

통계적으로 ‘충격’ 판단 대원들이 월등히 많았다는 결론입니다.

(2) 충격(충돌) 확신 대원들 증언의 특징
그런데 진술의 세부내용을 살펴보았을 때, 충격을 확신하는 대원들의 증언은 정황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으며 몸이 직접 느끼는 체감으로 판단하였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철판끼리 부딪쳐서 생기는 묵직한 소리” (최○○ 병장)

“묵직하게 큰 물체가 부딪치는 소리” (김○○ 병장)

“철판과 철판이 부딪치는 ‘탕’하는 소리” (전○○ 이병)

“상선과의 충돌로 생각한다” (김○○ 상사 / 김○○ 하사)

“외부에서 무언가 충격” (안○○ 상병 / 진○○ 하사)

“무언가 세게 부딪치는 듯한 충격”(조○○ 중사) 등과 같이 외부의 충격 및 충돌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폭발은 아니다”라고 구체적으로 폭발을 배제하는 진술을 한 대원들이 있습니다. 특히 항해부서 부사관으로 최고직인 갑판장 김○○ 상사와 갑판장 출신 김○○ 원사의 “폭발은 아니다”라는 구체적 진술은 그분들이 어지간한 항해 장교들보다 더 오랫동안 승선생활을 한 경력자라는 점에서 진술의 무게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폭발은 아님. 외부충격” (김○○ 원사)

“폭발음은 아니었다. 외부충격에 의한 사고” (김○○ 상사. 갑판장)

“내부폭발 아니며 외부충격으로 생각” (육○○ 하사)

“폭발은 아님. 불꽃 본 적 없음” (정○○ 하사)

“폭발음 아님. 외부에서 배를 충격한 느낌” (강○○ 병장)

(3) 폭발(어뢰) 확신 대원들 증언의 특징
어뢰나 기뢰 등 폭발로 판단하는 대부분의 경우 사고 자체에서 느낀 판단보다 ‘정황상’ 폭발일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우세합니다. 즉 이 정도 큰 사고라면 그것은 어뢰 폭발 수준이 아니겠느냐는 정황적 판단이 우세한 것입니다.

“어뢰로 생각했으나 기뢰 종류일 수 있다는 생각” (최원일 함장)

“쾅 소리 듣고 해상 충돌, 정황판단시 어뢰 공격” (정○○ 중위)

“충격음 폭발은 듣지 못했으나 잠수정 어뢰” (김○○ 상사)

“외부 폭발로 추정(동기생한테 들어서)” (김○○ 중사)

천안함 반파 사고의 원인을 규명함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군사전략적 정황이 아니라 사고 순간 인체가 오감(五感)을 통해 느꼈을 감각적 반응에 의한 판단일 것입니다.

그리고 천안함 사고의 원인에 대해 승조원들의 견해에 따라 다수결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결코 아닐 것이지만, 폭발의 견해(14명)보다 충격의 견해(24명)가 압도적으로 높은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진술을 무시하고 국방부와 합조단이 <어뢰에 의한 폭발>로 결론 내린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4) 사고 당일 함교 당직자들의 진술 내용
함교당직사관 박연수 대위의 진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함교 당직자들의 견해입니다. 사고 순간의 상황을 직접 겪은 당사자들이기 때문입니다.

항해 당직사관 박연수 대위와 배○○ 하사는 ‘충격’ 의견이며 강○○ 하사는 ‘어뢰나 기뢰’ 그리고 나머지 대원들은 ‘불확실 의견’입니다. 황보○○ 일병은 ‘정황상으로는 100% 북 공격’이지만 ‘개인적 소견으로는 충격’이라며 애매한 답변을 하여 불확실(△)로 표기하였습니다.

(5) 전투상황실·통신실 당직근무자들의 진술 내용
전투상황실과 통신실이 함교 아래층에 있어 비록 함교 당직자들처럼 외부를 관찰하며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야간 항해시 직접 육안으로 보는 것 못지않게 정확성이 높은 각종 계기(레이다, 소나, 음파탐지, 전파탐지 등)의 도움을 받으며 항해관련 정보를 직접 관장하고 있기에 사고 원인과 관련하여 전투상황실 근무자들의 견해 또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투상황실과 통신실 근무자 가운데 ‘폭발’ 견해를 가진 대원은 아무도 없으며 ‘충돌’에 대하여 ‘상선과의 충돌’, ‘묵직하게 큰 물체’, ‘철판끼리 부딪쳐서 생기는 묵직한 소리’ 등 매우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전투상황실 당직자들의 진술이 구체적인 이유는 휴식시간이 아닌 ‘당직근무’의 상황에서 사고 순간 좌현쪽에서 발생한 거대한 충격이 발생한 지점으로부터 가까운 곳에서 근무를 서고 있었기에 ‘상선과의 충돌’혹은 ‘철판끼리 부딪는 소리’등 구체적 진술은 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6) 휴식 중 - 함장·부장·기관장·전투정보관의 진술 내용
사고 당시 함장 최원일 중령, 부장 김○○ 소령, 기관장 이○○ 대위는 침실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업무를 보고 있었고, 전투정보관 정○○ 중위는 침실에서 수면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사고 원인과 관련 함내 장교들의 견해는 매우 중요하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천안함 지휘관들의 판단 배경의 단면은 전투정보관 정○○ 중위의 진술과정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정 중위는 다음과 같이 진술합니다.

○ 사고원인 : ‘쾅’ 소리를 듣고 당시는 해상충돌 느낌을 받았음.

○ 현재생각 : 여러 정황으로 판단할 때 어뢰의 공격에 의한 피해로 추측함.

그런데 정 중위는 “누가 어뢰라고 하던가요?”라는 조사관의 질문에, “해경 501함 이동 후 함장, 부장, 작전관과 함께 사고 경위에 대해 대화하던 중 부장이 어뢰공격으로 판단된다는 이야기를 하여 그때 들었고 저 역시 그것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답변을 합니다. 즉 해경 501함에 옮겨 탄 이후 함장, 부장, 작전관이 대화를 하며 사고원인과 관련하여 의논하는 과정이 있었다는 것을 증언한 셈입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참석하였던 항해당직사관인 박연수 대위는 그날 오후 2시 실종자 가족들 앞에서 ‘최초 좌초했다’고 브리핑을 하였으므로 501함에서 함장, 부장과 대화할 당시 박 대위가 사고 원인에 대해 함구하였거나, 함장과 부장이 박 대위의 진술을 묵살 혹은 은폐했다는 뜻입니다.

(7) CPO 침실 - 휴식 중인 원사·상사의 진술 내용
원·상사가 거주하는 CPO침실은 천안함 사고에서 대단히 중요한 위상을 점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 두 가지입니다.

첫째, CPO실은 원·상사가 거주하는 공간입니다. 즉 해군 (승선)생활도 오래한 베테랑들이 머무는 공간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원·상사들이 겪었던 사실에 대한 진술은 여느 해군 대원들과는 무게감이 다를 것입니다.

둘째, CPO실은 천안함 구조 전체에서 사고발생 지점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침실입니다. 따라서 사고 순간 충격이든 폭발이든 가장 먼저 체감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었던 공간이라는 뜻입니다.

천안함 부사관 가운데 가장 고참인 김○○ 원사는 ‘해군 함정근무만 27년’인 베테랑인데 그는 진술서에 “폭발이 아니다”라고 적었으며 갑판부의 최고참 부사관인 갑판장 김○○ 상사 역시 “폭발음은 아니었다”라고 진술합니다. 기관부 최고참 하사관인 내기장 오○○ 상사 역시 “충격소리”라고 진술하였습니다.

천안함 재판 증인으로 출석하였던 전탐장 김○○ 상사는 천안함과 동급의 함정이 충돌한 것 같았다”고 진술한 바 있으며 원·상사실 거주자 가운데 유일하게 ‘폭발’ 소견인 김○○ 상사는 “충격음, 폭발음은 듣지 못하였으나 잠수정 어뢰로 생각한다”며 정황상의 판단임을 진술하였습니다.

CPO실 내에 있었던 원·상사 가운데 중립 의견인 대원의 견해는 그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보수장 강○○ 상사는 “수면 중이라 충격인지 폭발인지 전혀 모르겠다”고 진술합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불과 10m 거리에서 어뢰가 터졌는데 수면 중이라 아무것도 모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그것은 유사이래 대한민국 군함이 어뢰를 맞았던 사례가 단 한 번도 없었기에 그런지 모르겠으나, 소위 ‘폭발물’이 작전수단의 중심에 있을 수밖에 없는 군(軍)에 축적된 데이터베이스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고백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군 당국이 “아니다, 우리는 많은 노하우와 분석과 자료를 갖고 있다”라고 강변한다면 그것은 역설적으로 “현재 우리는 천안함에 대해 거짓과 조작을 하고 있다”는 말과 다름이 아니니 어느 쪽이든 면피가 되거나 합리화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게 진즉 거짓과 조작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입니다.

현실은 냉혹합니다. 부끄럽고, 초라하고, 구차한 모습만 남아 있습니다. 곳곳에서 상식과 충돌하고, 원칙에 위배되고, 얼기설기 아슬아슬하게 엮어놓은 허접한 논리들이 너무나 간단한 기초이론 앞에 맥없이 무너져 내립니다. 21세기 대한민국 군 최고수뇌부들이 집단적으로 저지른 과오의 결과입니다.

(8) 어뢰보고의 진실 - 함장이 어뢰로 보고하라고 했다
통신장 허순행 상사는 사고 당시 함장실에 갇혀 있던 함장을 구조해 낸 당사자입니다. 허 통신장은 당시 통신실 당직을 서고 있었으나 함장은 함장실에서 휴식 중(PC작업 중)이었습니다. 말하자면 허 상사는 당직근무 중심에 있었고, 함장은 느슨한 상태였다는 얘깁니다. 따라서 함장은 천안함을 반파시킨 것이 무엇인지 그의 침실에서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합니다.

허 상사외 몇 명의 대원이 내려준 소방호스를 타고 올라와 구조된 함장은 함수 현측 갑판으로 나와 지휘를 맡고 통신장은 통신기기로 사령부 상황실에 보고하는 임무를 맡습니다. 당시 포술장 김광보 대위는 사령부에 ‘좌초’를 보고하고 있었고 2함대는 해군작전사령부에 ‘좌초’로 보고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최원일 함장은 통신장 허순행 상사에게 지시합니다. ‘어뢰피격으로 보고해’라고.

함장이 쓰러진 배 위에서 배를 반토막낸 것이 무엇인지 장병과 의논합니다. 그리고 결심한 듯 외칩니다. “어뢰피격으로 보고해!” 이 상황, 이해되십니까?

다음 글에서는 함미 좌현의 ‘층돌 흔적(상대방 페인트 자국)을 없앤 것을 포함, 국방부의 ‘의도적인 증거인멸 행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  minplus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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