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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앉으라고 놓은 의자 아니에요!”… 노동자에겐 ‘투명 의자’마트노동자들, 대형마트 ‘투명의자 개선’ 행동 돌입
  • 정준모 담쟁이기자
  • 승인 2018.10.2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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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앉으라고 놓은 의자 아니에요.”

대형마트 노동자들에게 ‘의자에 앉을 권리’는 없는 것일까?

마트산업노동조합(마트노조)이 25일 ‘서비스노동자들의 앉아서 일할 권리 보장’을 위해 “노동자들이 직접 적극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80조엔 “사업주는 지속적으로 서서 일하는 근로자가 작업 중 때때로 앉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해당 근로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의자를 갖춰 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마트노동자들은 “현재 마트에 비치된 의자는 여전히 구형 의자로 불편하고, 현장에서도 관리자들의 눈치 때문에 의자가 있어도 앉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마트노조가 지난 8일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탑마트 등 대형마트들에게 각각 ‘의자에 앉을 권리보장과 개선계획’에 대한 입장을 묻는 공문을 발송해 답변을 받았지만 모두 ‘의자를 잘 비치하고 있다’는 형식적 답변에 그쳤다고 한다. 그래서 마트노조가 현장 상황을 파악한 결과는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 마트노동자, 백화점 노동자 등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조합원들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유통서비스노동자 건강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 뉴시스]

마트노조는 “롯데마트는 여전히 높이가 낮은 구형 의자를 사용하고 있었고, 대다수는 의자에 앉지 못하고 일했다. 후방 의자 역시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사정도 마찬가지. 홈플러스는 일부 매장에 후방 의자를 비치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지만, 계산대와 의자가 구형임에도 개선계획에 대한 물음엔 “당장 개선계획은 없다”고 답해 왔다.

최근 전격적으로 의자를 교체했다는 이마트의 경우 “계산대에 무릎이 닿는 구조로 돼있어 실제로는 앉아서 일하기 매우 불편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며, 영업부서의 서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후방(창고) 의자 등은 전혀 비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노조는 밝혔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같은 창고형 매장은 계산대 뒤편으로 고객의 카트 이동 동선이 형성돼 있어 원천적으로 앉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다.

마트노조는 “최근 포항의 한 매장에서는 관리자가 앉아있는 직원을 향해 ‘그거 앉으라고 놓은 의자 아니에요’라고 대놓고 눈치를 주는 일이 제보됐다”면서 “아직 현장에서는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앉을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노동부 체크리스트엔 단순히 ‘의자의 설치 유무’ 자체만 파악하고 있고, 사후 강제성, 처벌조항은 없다. 사실상 의자 설치의 본래 취지대로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곳은 없고 개선계획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알렸다.

마트노조는 현장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에게 ▲계산대는 앉고 싶을 때 앉아서 일할 것 ▲구형 의자 교체와 앉을 수 있는 계산대 환경 개선을 요구할 것 ▲후방과 대면 판매 등 서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한 의자 비치를 요구할 것 ▲사측의 제재가 있다면 즉각 기록해 보고할 것을 주요 내용으로 실천지침을 내렸다. 마트노조는 이런 요구사항을 내걸고 각 지역, 각 매장에서 적극적인 행동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안전보건공단과 진행하고 있는 ‘대시민 의자 캠페인’도 전국으로 확대해갈 계획이다.

정민정 마트노조 사무처장은 “제대로 앉지 못하는 의자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곤 노동부를 향해 “요식적인 현장 실태 파악이 아닌 현장노동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준모 담쟁이기자  minplus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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