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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동 존중 세상’ 우리 힘으로 만들 것”건설노조 3만 조합원, 광화문광장서 총파업대회 개최

총파업을 선언하고 상경한 3만 건설노동자. 광화문광장을 메운 대오 안에 20대 청년들이 보인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이라는 글자가 선명히 박힌 조끼를 입고 안전모를 썼다.

그들은 ‘청년 건설노동자들이 건설현장에 진입하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사회적 인식 개선(25.5%)’이라고 가장 많이 답했다.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이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20대 청년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다.

평일·주말 가릴 것 없이 쉼 없이 돌아가는 건설현장, 시간외 수당도 없는 장시간 중노동, 일하다가 다치는 노동자, 하루 일하고 하루 쉬고 언제든 일을 못할 수 있다는 불안, 불법 다단계 하도급까지. 건설현장 하면 쉽게 떠오르는 모습이다.

20대 청년들은 이런 건설 현장의 모습이 ‘건설노동자를 존중하지 않는 사회’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건설 현장 일을 계속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76%가 ‘그렇다’고 답했다.

▲ 청년 건설노동자들은 건설노동자 총파업대회에 앞서 광화문광장에서 ‘건설노동자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 뉴시스]

“건설근로자법, 속히 개정하라”

건설노조가 12일 ‘건설현장 청춘 일자리 창출’ ‘건설노동 존중 세상’을 위한 총파업 시위을 벌였다. 전국 곳곳에서 주택, 아파트, 도로를 짓던 건설노동자 3만 명이 서울에 모여 요구한 것은 ▲건설근로자법 개정 ▲노동기본권 쟁취 ▲안전한 건설현장 ▲임금 인상(임금 교섭 승리) ▲고용안정 보장 등이다.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현장, 건설노동자들의 노동권이 보장되는 현장”을 만들기 위한 요구다.

참가자들은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건설민생법안들에 대한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먼저, 건설근로자법 개정 투쟁을 벌이다가 지난 5월3일 구속된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의 모습이 영상에 등장했다. 장 위원장의 구속은 지난해 11월 건설노조가 마포대교를 점거했다는 이유다.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건설근로자법)’ 개정안의 통과가 예상됐지만 자유한국당의 반대에 막혔고, 건설노조는 이에 항의하며 국회를 향해 이동하다 경찰에 막히자 잠시 마포대교를 점거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이후 건설근로자법 개정안은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장 위원장은 영상메시지에서 총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에게 “광장 총파업대회에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하다”면서 “작년 11월 건설노조의 투쟁은 세상을 바꾸는 투쟁, 건설노동자 삶을 바꾸는 자랑스러운 투쟁이었다”고 격려했다. 국회를 향해선 “지금까지 자본과 권력을 위해서 법과 제도를 바꿔왔다면 이젠 건설노동자들의 삶이 바뀔 수 있도록 건설근로자법을 비롯한 법과 제도를 바꾸라”고 촉구했다.

건설노조가 대회 주요 요구로 내건 ‘건설근로자법 개정안’의 내용은 ▲건설근로자 퇴직공제카드제 전면 적용 ▲건설기계노동자(1인 사업자) 퇴직공제 당연 적용 ▲임금지급 보증제 도입 등이다. 전자카드로 노동기록을 등록해 퇴직공제부금이 누락되는 것을 방지하고, 건설기계를 소유하고 직접 운전하는 건설노동자(1인 사업자)도 ‘퇴직공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임금체불을 막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라는 것이다.

▲ 사진 : 뉴시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무대에 올라 총파업에 참여한 건설노동자들에게 힘을 보탰다. 김 위원장은 “정부종합 청사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상징적인 이 광장 주변의 건물도 여기 모인 건설노동자들이 만들었다. 1년에 600여명의 건설노동자가 산재사고로 사망하는 건설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의 목숨 값으로 만든 건물들이다”라며 건설노동자들의 노동을 격려하곤 “오늘의 투쟁은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투쟁이다. 국회의원들이 건설노동자들의 삶을 책임질 법안을 만들지 못한다면 우리의 힘으로, 일손을 놓고 목숨을 구하는 투쟁을 벌이자”고 총파업을 독려했다.

정양욱 광주전남건설기계 지부장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을 규탄했다. 정 지부장은 “문 정부가 들어서며 노동존중세상 만든다,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든다고 했지만 건설현장에선 요원한 일이다. 건설노동자들이 건설사와 임금, 복지, 안전대책의 내용이 들어있는 단체협약을 맺으면 바로 휴지조각이 되기 일쑤”라고 꼬집는 한편 “문재인 정부는 말로만 ‘노동존중’을 이야기하지 말고 건설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주면 좋은 일자리도 만들어지고, 안전한 현장, 공정한 건설현장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건설노동 존중 세상’ 우리 힘으로 만든다”

건설노동자들은 이날 총파업을 준비하며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노조법 2조 개정’을 촉구해왔다. 건설현장 덤프트럭을 운전하는 노동자의 경우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분류되는 특수고용노동자다. 1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본인이 차량을 사고, 기름값과 각종 부품 수리비도 직접 부담한다. 산재가 발생해도 책임은 모두 본인이 져야 한다. 산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건설현장을 안전한 일터로 만들 대책마련을 촉구해 온 건설노동자들은 ▲건설기계 산재에 대한 원청의 책임 인정 및 산재보험 적용 ▲2만2900 볼트를 맨손으로 다루는 ‘직접활선 공법’ 폐지 등을 요구하는 투쟁도 벌여왔다.

이영철 건설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이 무대에 올라 총파업 투쟁의 성과를 조합원들에게 보고했다. 그는 “건설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건설민생법안 개정을 요구하며 쉼없이 투쟁해온 결과 ▲산재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 건설기계 27개 기종 노동자에게 산재보험 적용을 위한 시행령 개정안 공포 ▲건설현장의 타워크레인 사고와 건설기계 사고에 대한 원청 책임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입법 예정 ▲산업통상자원부와 교섭을 통해 ‘직접활선 작업’ 폐지 원칙 확인 ▲고용노동부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 약속 ▲적정공사비 확보, 불법다단계 근절, 적정임금제 정착 등 건설노동자 생계보장을 위한 관련 법안 개정 합의 등을 이뤘다”고 보고했고 광장에 모인 조합원들은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이 직무대행은 또 “정부와 건설사들이 합의된 내용을 잘 지키는지 다시한번 점검하고 건설노동자의 힘으로 현장을 바꾸자”고 호소했다.

건설노조 10년 역사상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총파업을 만든 건설노동자들은 지역과 현장에서 ‘건설노동 존중 세상’을 만들 것을 선포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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