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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인가? Corea인가?2018년 아시안게임 단일팀 명칭 코리아(KOREA), 약어 표기 ‘COR’

“남과 북은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 개폐회식에 공동 입장하며, 명칭은 코리아(KOREA), 약어 표기는 ‘COR’로 하고, 깃발은 단일기로, 노래는 아리랑으로 하기로 하였다.”

지난 18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체육회담에서 ‘7월4일 평양에서 남북통일농구경기 개최’ 등과 함께 합의된 아시안게임 공동 참가 방침이다.

이번 체육회담 합의 결과에서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약어 표기를 ‘COR’로 한 것. 대한민국 공식 국가명의 영문 약칭은 ‘KOR’, 북한(조선)의 영문 약칭은 ‘DPRK’다.

▲ 2002년 월드컵 때 등장한 ‘붉은 악마’는 ‘FORZA COREA’(포르차 코레아, 이탈리아어로 ‘힘내라 대한민국’이라는 뜻)라는 응원 구호를 선보였다.

약칭을 ‘KOR’로 하지 않고 ‘COR’로 표기하려면 명칭도 COREA로 해야하지 않을까? 지난 2002년 월드컵 응원을 주도한 ‘붉은 악마’는 당시 ‘FORZA COREA’(포르차 코레아. 이탈리아어로 ‘힘내라 대한민국’)란 응원 구호를 선보이며 Korea를 Corea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취지는 “원래 한국의 영문 국호는 COREA였으나 일제가 조선을 강점하면서 일본(JAPAN)의 알파벳 순서보다 조선(COREA)이 앞선다는 이유로 KOREA로 변경했다”는 것.

나라별로 보면 ‘로망스어’ 권인 Corée(프랑스어), Corea(스페인어), Corea(이탈리아어), Corea(라틴어) 등은 ‘C’를 쓰는 데 비해 ‘게르만어’인 Korea(영어), Korea(독일어), Korea(네덜란드어), Korea(스웨덴어)는 ‘K’로 표기한다.

▲ 영국에서 발간된 이 지도는 한반도의 형태가 매우 정확히 표현돼 있으며 지명 역시 자세히 적고 있다. 당시 조선의 국호는 ‘Corea’로 표기 하고 있으며 동해 부분을 ‘Gulf of Corea’라고 정확히 표기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게르만어에 속하는 영어에서 한국 국명을 KOREA로 표기한다고 해서 이상한 일은 아니다. 영어에는 [k]음을 k-로 표기한 국가 케냐(Kenya), 쿠웨이트(Kuwait)와 c-로 표기한 국가 캄보디아(Cambodia), 쿠바(Cuba)가 모두 있으며 둘 사이에 특별한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k]발음이 난다고 해서 영어 국명을 ‘C’에서 ‘K’로 바꾼 사례가 전무해 논란이 되고 있다.

COREA는 고려를 ‘로망스어’로 표기한 것으로 고려시대에 널리 퍼진 이름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후기 주중 네덜란드 총영사가 쓴 문서에도 조선을 Corea라고 썼고, 그 이전에도 C를 쓴 문서나 고지도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과거 Corea, Cauly, Caule, Core, Coree 등으로 표기되다가 19세기 말 미국의 등장으로 Korea와 혼용됐다. 1887년 조선이 워싱턴에 주미공사관을 처음 열었을 때 Korea라 썼고, 19세기 말 국내 거주하던 외국인들이 상당수 구독했다는 잡지 ‘Repository(레포지토리)’를 보면 “지금 코리아에는 C와 K가 혼용되고 있는데 미국 국무성과 영국 왕립지리학회는 K를 쓰자고 결론 내렸다”고 서술돼 있다.

▲ 1884년에 발행된 조선 최초의 우표. [사진 : 서울중앙우체국]

학계 일부에선 “1908년 4회 런던올림픽 개막식에서 알파벳 순으로 입장한 점을 고려해 대한제국이 일본 뒤로 가게 하려고 한 것”이란 주장도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상 입장순서는 개최국의 언어 표기법에 따르게 돼있다. 그래서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는 한국이 Corea라고 표기돼 일본보다 앞서 입장했고, 러시아 소치올림픽 때도 마찬가지였다.

코리아의 영문 표기를 Korea로 할지, Corea로 할지는 영국과 미국 등 영어권 국가에서 알아서 할 몫이다.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와 분단의 100년사를 끝내고 새롭게 건설할 통일국가의 명칭을 Korea로 할지, Corea로 할지는 남과 북 우리민족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다가올 아시안게임 코리아(KOREA) 단일팀의 약칭을 ‘COR’로 정한 남북체육회담 대표단의 고민의 흔적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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