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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노점과 지역사회 상생 말할 때”[인터뷰]민주노련 김영표 위원장 “사회 변화에 일익 담당하겠다”
▲김영표 민주노련 위원장은 "노점상도 이제 하나의 일자리이자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인정받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14일 13만의 분노한 민중이 광화문에 모였을 때 노점과 철거민 등 1만여 빈민들도 당당히 그 대열의 한 축을 이뤘다. 도시빈민은 대부분 노점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노점상들은 우리 사회에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혹은 존재하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노점상들도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한다. 올해로 29년째를 맞는 6.13전국노점상대회를 하루 앞둔 12일 김영표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위원장(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을 만나 노점상의 현황과 앞으로 빈민운동의 진로 등을 들었다.

- 최근 노점상들에 대한 관청의 단속방식이 많이 변화했다고 들었다.

“예전에는 주로 경찰이 단속을 담당하고, 용역들을 동원한 폭력적 철거도 많았다. 그러던 것이 지자체로 단속기관이 옮겨갔는데 서울시 같은 경우 이명박, 오세훈 시장을 거치면서 교묘하게 (노점을)고사시키는 방향으로 많이 바뀌었다. 영업을 보장해 준다면서 전혀 상권이 형성될 수 없는 곳을 찍어주고 이전하길 강요하거나, 5년만 장사한 뒤 조건 없이 철수하라는 독소조항을 강요하는 식이다. 노점상들은 ‘을’의 입장이다 보니 이런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2009~13년 사이 1만의 노점상이 감축됐다는 통계를 내놨는데 이들이 다른 좋은 직장을 구해 그만둔 것이 아니라 경기도 일대로 밀려나서 장사를 계속하고 있다. 민주노련에서 전국순회 실태조사를 했는데 그나마 상권이 좋은 곳에서 바깥으로 밀려나니 생계수준 등이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 통행이나 위생문제, 바가지 가격, 기업형 노점 등 여전히 일반의 편견도 많다.

“그런 문제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관(官)에서 일부러 혐오를 조장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모 교육청이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노점상의 위생문제가 심각하니 이용하지 말라는 교육을 하도록 요청하는 등이다. 어떤 지자체는 차량을 가지고 장사하면 무조건 기업형 노점으로 간주해 단속하고 있다. 노점상이 세금도 안내면서 떼돈 번다는 인식도 있지만 90% 이상은 최저생계비 수준의 소득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민주노련은 위생문제나 기업형 노점에 대해 철저히 교육을 시키고 자체 점검도 하고 있다. 노점상 단체에 속하지 않은 미조직 노점들의 경우엔 이런 문제가 좀 더 드러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들도 지자체 등 지역사회와 협의과정에 참여시켜 발언권을 주는 대신 사회적 책임감도 갖게 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 노점에 대한 관청의 대응이나 사회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보나?

“사실 노점 문제는 노동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봐야 한다. 국제노동기구에서도 노점상을 비공식 노동자로 규정했다. 장사를 한다고 해서 우리가 자본가는 아니지 않나? 1997년 IMF사태 이후 노점상이 급격히 늘어났다. 경제가 어려우면 국가나 대기업은 노동자부터 해고하려 드는데 굶어죽을 수도 없고 노점으로 자활을 하는 것 아닌가. 분명히 국가와 대기업이 책임졌어야 할 부분을 떠넘긴 측면이 있는데, 이런 것을 인정 안하면 안 된다. 그래서 관청에도 노점을 일자리 대책의 하나로 봐주기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지자체별로 노점상들이 대등한 자격으로 참여하는 협의체가 구성되고 합리적인 수준의 협약이 이뤄지는 등의 장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자체장이나 담당자나 바뀌었다고 기존의 협약을 손바닥 뒤집듯 엎는 관행도 없어져야 한다. 그 가운데서 앞서 지적된 위생이나 통행문제 등에 대한 노점들의 책임도 높이면서 상생의 구조로 가야 한다고 본다.”

- 상생을 위한 서로의 노력이 필요한 것 같은데.

“지금처럼 국가 전반적으로 고용 수준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노점을 인위적으로 없애려고 한다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노점은 빈민들의 최소한의 생계수단이기도 하지만 지역상권 발전에 이바지하는 효과도 분명히 있다. 최근 노점상들의 학력이나 의식수준도 높아지고 수십 년간 지역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 노하우가 있어 상생할 조건은 충분히 갖춰졌다고 본다. 주민 민원의 경우에도 노점단체에서 찾아가 불만사항이 뭔지 경청하고 소통하면 대부분 원만히 해결된다. 지역 단위로 스스로 협동조합을 만들기도 하고 광주 5.18대회에는 노점상들이 주먹밥을 만들어 참가자들에게 나눠주는 등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제는 정말로 이런 노력을 인정받을 때가 됐다고 본다.”

- 전국노점상대회가 어느덧 29년째가 됐다. 소감과 앞으로의 활동방향은?

“88년 올림픽을 앞두고 노점상을 말살하기 위해, 합법화를 빌미로 노점상들을 풍물시장이라는 곳에 몰아넣고 관리하다가 없애버리는 방식을 취했는데 이것이 6.13노점상대회의 발단이 됐다. 그 후로 30년 가까이 지나면서 노점상의 구성이나 조직화 수준 등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노점상들 사이에서도 자신들의 문제가 결국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의 하나라는 인식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민주노련은 다른 노점상, 빈민단체는 물론 노동, 농민, 청년학생 단체들과 연대를 강화하면서 사회변화에 당당히 일익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남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 김영표 위원장(가운데)은 다른 노점 및 빈민단체들은 물론 노동, 농민, 청년학생 단체와 연대를 강화해 사회변혁의 주체세력으로서 노점상들의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허수영 기자  heosw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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