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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 대응은 ‘산업민주주의 실현’[디지털 경제와 서비스산업] (7) 디지털 전환과 노동운동의 혁신③
  • 김성혁 경영학박사
  • 승인 2018.02.1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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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노동자대투쟁으로 역사의 주체로 우뚝 선 한국의 노동운동은 자주성, 변혁성, 연대성을 발휘하며 거침없이 발전해 왔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강령이 이런 초기 노동운동의 지향점을 잘 보여준다.

민주노총 강령

1. 우리는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조합운동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보장하는 참된 민주사회를 건설한다.

2. 우리는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실현하고 제민주세력과 연대를 강화하며, 민족의 자주성과 건강한 민족문화를 확립하고 민주적 제권리를 쟁취하며 분단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실현한다.

3. 우리는 미조직 노동자의 조직화 등 조직역량을 확대 강화하고, 산업별 공동교섭, 공동투쟁 체제를 확립하여 산업별노동조합을 건설하고 전체 노동조합운동을 통일한다.

4. 우리는 권력과 자본의 탄압과 통제를 분쇄하고 노동기본권을 완전 쟁취하여, 공동결정에 기초한 경영 참가를 확대하고 노동현장의 비민주적 요소를 척결한다.

5. 우리는 생활임금 확보, 고용안정 보장, 노동시간 단축, 산업재해 추방, 모성보호 확대 등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남녀평등 실현 등 모든 형태의 차별을 철폐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노동환경을 쟁취한다.

6. 우리는 독점자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중소기업과 농업을 보호하며, 사회보장, 주택, 교육, 의료, 세제, 재정, 물가, 금융, 토지, 환경, 교통 등 관련 정책과 제도를 개혁한다.

7. 우리는 전세계 노동자와 연대하여 국제노동운동 역량을 강화하고 인권을 신장하며, 전쟁과 핵무기의 위협에 맞서 항구적인 세계평화를 실현한다.

금속노조 강령

【조직】 우리는 임시, 비정규, 여성, 이주노동자 등 미조직 노동자의 조직화를 위해 노력하며 차별철폐 투쟁을 통해 금속노조의 강화 확대를 위해 투쟁한다.

【노동조건】 우리는 노동시간 단축과 생활임금확보, 고용안정, 다치지 않고 일할 권리 확보 등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투쟁한다.

【협약】 우리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바탕으로 금속노동자의 권리보호와 권익향상을 위한 산별협약을 쟁취하고 노동의 소유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 투쟁한다.

【평등사회】 우리는 초국적 자본과 독점자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다수의 빈곤을 기반으로 소수의 부를 보장하는 정치,경제,사회구조를 개혁하고 평등사회건설을 위해 투쟁한다.

【여성】 우리는 운동과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각종 성차별제도의 철폐와 모성보호, 여성노동자의 조직화와 양성평등의 실현을 위해 투쟁한다.

【문화】 우리는 노동과정에서 발전해온 문화전통을 이어받아 민중적이고 민족적인 문화의 확산과 이를 통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투쟁한다.

【환경】 우리는 환경이 소수의 전유물이 아닌 전 계급 계층이 향유하고 보호해야 할 가치를 지닌 것으로 인정하며, 자본에 의한 환경파괴를 방지하고 더 나아가 환경친화적 사회발전을 위해 투쟁한다.

【국제연대】 우리는 전세계 노동자와 연대하여 국가간 예속과 불평등, 그 어떤 명분의 전쟁에도 반대하며, 신자유주의 타파를 위해 투쟁한다.

【정치세력화】 우리는 노동자 중심의 정치세력화가 중요함을 인식하고, 노동자·민중의 정당 강화를 통해 노동자 민중 정권 창출을 위해 투쟁한다.

【통일】 우리는 우리의 국토를 강점한 미군을 조속히 철수시키며,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원칙에 기초해 통일조국을 건설하기 위해 투쟁한다.

노동조합의 강령에 기초해 볼 때 디지털화 대응에서 근본 과제는 ‘소득분배’와 ‘민주주의’ 실현이다. 노동운동은 자주·평화·평등·연대의 목표를 실현하는 차원에서 디지털기술을 도입하고 활용해야 한다.

디지털화로 인한 ‘국가간 차별(디지털기술이 낮은 개도국에 피해 전가 등)’, ‘플랫폼기업의 독과점’, ‘조세 회피’, ‘통제와 감시’ 등의 문제들을 차단하고, 아래와 같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우선과제로 설정해야 한다. 이는 경제민주화의 일환인 산업민주주의의 실현으로, 전통적인 노동운동의 과제를 디지털 시대에 맞게 설정한 것이다.

• 생애 모든 단계에서 교육과 훈련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고 평생교육시스템 구축
• 디지털경제에서 약자가 된 사람들을 위한 기본소득 등 사회보장 강화
• 영리부문보다 공공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우선
• 이윤 중심 자본주의 폐단을 넘어 협력적 공유경제 실현
• 지자체와 사회적기업 등의 소유·운영을 통한 플랫폼노동의 사회화
• 탈원전 친환경 쌍방향 에너지 사용으로 지속가능한 경제 실현
• 확산되고 있는 플랫폼노동, 크라우드노동 보호 및 노동기본권 부여
• 정부 데이터를 공개하고, 부처간 칸막이 제거 등 투명하고 접근가능한 전자정부 실현
• 플랫폼 기업들의 ‘독과점’, ‘조세회피’, ‘사용자로서의 책임 회피’ 규제
• 인간의 존엄성, 사생활 보호 및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디지털 기술이 감시도구로 사용되지 않도록 규제

과거 증기기관으로 태동한 산업혁명은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단계적으로 진행되었음에도 인류역사를 가장 크게 바꾼 혁명적 변화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기술변화 속도는 그보다 훨씬 빠르고 더 큰 사회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산업의 변화(제조, 의료, 물류, 유통, 금융 등)’를 넘어서 ‘정치·행정(플랫폼정부, 정부의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부처 간 칸막이 행정 해소, 블록체인 기술 등으로 직접민주주의 강화)’, ‘교육(평생교육 국가 보장, 온라인 강의 사회화, 디지털 교과서 등 교육 콘텐츠 사용)’, ‘복지(기본소득, 청년수당 등 디지털 약자에 대한 사회보장 강화)’, ‘교통(서해안 서산과 중국 산둥반도를 연결하는 대륙간 해저철도 건설- 복기왕 아산시장 후보의 지자체 공약)’ 등 사회 전반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노동 및 진보 진영의 전통적인 정책과 공약은 향후 디지털화와 연계해 수정·보완되어야 한다. 이는 청년 등 미래세대와의 결합을 강화하며, 반대만이 아닌 비전과 전망을 가진 집단으로 우리를 부각하게 될 것이다.

▲ [사진 : 뉴시스]

고용과 노동조건의 변화도 중요하다. 한국의 씨티은행은 2005년 조합원이 5500명이었는데 지금은 3000명으로 축소됐다. 비대면 거래와 핀테크 산업의 출현으로 지난해에만 전체 126개의 점포 중 70%가 폐쇄되어 현재 센터를 포함해 31개 영업점만이 남아 있다. 점포가 폐쇄되면서 정규직의 경우 노조의 보호로 해고는 면했으나 800명이 콜센터로 전환 배치되었고, 기존 콜센터의 도급 비정규직 500명은 계약해지되었다. 연봉 1억 원에 가까운 정규직 숙련노동자가 연봉 2천만 원 받는 비정규직의 단순 업무를 수행하게 되어, 탈숙련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디지털화는, 금융산업과 같이 모든 부문에서 고용문제를 발생시키고, 기존 산업과 기업이 사라지거나 재편되고 새로운 산업과 기업이 생길 수도 있다.

노동조합은 고용과 노동조건의 변화와 더불어 산업민주주의 관점에서 디지털화에 대응해야 한다. 나의 고용도 중요하지만 나의 후대와 지역 주민들의 고용도 여전히 중요하다. 내가 퇴직할 때까지만 문제가 없으면 그만이라는 사고는, 집단주의적 사고가 아니며, 우리가 추구해 왔던 노동운동이 아니다.

우리가 디지털화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노동운동을 혁신해야 한다. 단기성과 위주의 경제주의를 극복하고 미래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기업 울타리에 갇힌 조합주의를 넘어서 사회적 대화를 다양하게 활용해 산업민주주의와 경제민주화에 개입해야 한다. 나아가 ‘소득분배’와 ‘민주주의’를 위한 연대전선을 형성하고 노동조합이 앞장서야 한다.

김성혁 경영학박사  minplus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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