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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보자”[새해 인터뷰] 민플러스가 만난 진보(3)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
▲ 민플러스는 작년 12월말 민주노총 직선 2기 위원장으로 선출된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오랜만에 민주노총 위원장실을 찾았다. 당선직후 인터뷰 하려다가 한달 정도 지나 하는 게 좋겠다고 마음먹은 터였다.
들어서자마자 위원장은 “사무처에서 위원장 잠도 안 재운다”면서 “일정이 너무 많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인터뷰는 최근 에피소드 두 가지를 소개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하나는 얼마전 EU에서 한-EU FTA에 대해 한국 노동계 의견을 청취하고 현황을 확인해야 한다면서 한 20명이 왔는데, 써준 걸 거의 읽다시피 했단다. 자기는 체질이 생각이 정리가 안 되면 말을 잘 못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푸념을 했다.

또 다른 하나는 평창겨울올림픽개막식에 VIP인사로 참가요청이 와서 가기로 했는데, 결정나기 전까지 하루 종일 논쟁을 벌였다고 했다. 내부에서 찬반양론이 나뉘어져 한쪽은 거기에는 왜 가냐고 그러고, 참가문제에 대해 6.15남측위원회쪽 의견을 청취했는데, 615를 제끼고 민주노총에 다이렉트로 연락했다면서 안 좋아하더라는 거였다. 통일위원장과 임원들이 논의했는데, 북에서 손님도 오고 평화올림픽하자는 건데 민주노총 위원장이 가서 한반도기를 흔들고 그래야 한다면서 최종 가기로 했단다.

- 임기 한 달인데 어떻습니까?

“민주노총은 쌈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런 게 아니더라구요. 너무 쉽게 봤다는 느낌입니다. 준비되지 못했다고 봐주는 것은 대대전까지일 거구요. 대대 끝내면 좀 쉬고 그럴 줄 알았는데, 조합원에게 또 달려가야 하고, 그때는 진짜 내용을 준비해야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위원장 정도면 모르는 것도 아는 체 할 것 같은데, 소탈하고 솔직한 위원장의 품성이 느껴졌다. 기자도 자연스럽게 솔직한 방식으로 질문이 나갔다.

- 인사가 만사인데요. 사무처 인선하면서 고민했던 지점은 무엇인가요? 탕평인사라는 말도 돌던데요.

“인선과 시스템은 연결되어 있죠. 첫 번째는 인선이 새 집행부 방향과 함께 가자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구요. 두 번째는 기존 민주노총 중앙 질서와 과정을 경험하셨던 분들, 의견그룹까지도 반영된 인사를 하자. 이거였죠.
그런데 시스템이 불비하거나 사람이 관성적인 부분들도 많았어요. 확 바꾸고 싶은데, 이게 어렵더라고요. 저항의 문제가 아니라 바꿀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거죠. 추진력을 붙일 수 있는 신임 집행부의 근거는 무엇일까. 선거 때 지지율이죠. 그런데 지지율이라는 것이 어떤 일을 하겠다는 당위 정도를 이야기한 것 같아서 동의를 얻어내는 과정들이 다시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사업에서 좀 더 구체화된 것은 있나요?

“핵심 고민은 올해 하반기 투쟁에서 정확한 지점이 안 나오는 겁니다. 제가 판단해서 우리는 상이 이렇습니다하는 것보다 현장, 산별, 지역 의견을 더 모아내야 합니다. 현장 준비정도와 결의정도를 면밀히 파악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객관적 정세 속에서 하반기에 과연 어느 정도 갈 지를 따져봐야 됩니다. 전면적 노동법 개정투쟁을 할지 아니면 부분적인 노동법 개정 요구로 할지. 이후 상황은 노동법 개정투쟁에 맞추어져 가는 건데 중폭이냐 아니면 전면적이냐 하는 판단도 지금 하기에는 이릅니다. 그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상반기죠. ‘1년 마스터플랜, 3년의 틀’. 상반기 투쟁과 교섭의 물꼬를 트고 확대해 가면서 1년 마스터플랜과 3년의 틀을 짜야 합니다.”

위원장은 담론적 방향과 실천계획 두 가지를 다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정책연구원에 요청해 놓은 게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담론, 다른 하나는 레포트입니다.
담론은 우리 사회의 새로운 상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사회민주주의냐, 사회주의냐 하는 식의 주장이 아니고요. 예를 들면 노동조합 조직률이 20% 되면 약 400만 조합원인데요. 이렇게 될 경우 우리 사회 변화가 어떻게 되겠는지, 민주노총이 그렇게 갈 때 진보정당의 위상과 역할은 무엇인지 이런 거지요. 흔히 이야기 하는 장밋빛 그림 이런 거 말고 정확히 우리 사회의 구체적인 상에 대해 그려주었으면 한다는 거죠. 그래야 구체적 희망이 생기죠.
레포트는 이것이 제출되면 민주노총 중앙정책실에서 교섭과 투쟁계획으로 만들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거기에 도움을 주는 레포트죠.”

▲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명환 위원장(오른쪽)과 김장호 편집국장(왼쪽)

- 지금 당장은 최저임금 문제일텐데요. 최임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를 다들 지켜볼 것 같습니다. 어떻게 풀어나가려고 합니까?

“첫 번째는 언론의 공세를 막아야죠. 두 번째는 산입범위에서 정부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기 위해 대정부 투쟁을 가져가야 합니다. 그런데 또 ‘최저임금 1만원의 의미는 도대체 무엇인가?’ 이렇게 견해가 진화하고 있습니다. 왜 재벌하고 언론재벌들이 최저임금을 저렇게 물어뜯고 있는 걸까. 이거는 재벌과 맞닿아 있다. 최저임금 세부적인 것 많이 이야기 했는데 결국 본질은 이거다. 이런 생각을 하게되는 거죠.”

최저임금문제 이야기하다가 오늘 인터뷰가 끝나겠구나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 최저임금과 재벌이 무슨 관계라는 거죠?

“우리 사회에서 경제 주도권을 쥐고 있던 세력이 이른 바 정부와 재벌이었던 거죠. 정부와 재벌이 경제문제에서 딱 궁합이 맞았던 거예요. 이 정경유착의 고리가 무엇이었나를 생각해보면, ‘수출을 통한 낙수효과’였죠. 재벌과 관련세력들이 중심점을 잡고 이것을 보장해 주는 정부가 존재하는 방식이었죠. 그런데 최저임금이 무엇을 건드리고 있냐면 수출주도 경제죠. 내수시장 증대와 확장, 이것이 활성화되면 사실상 새로운 경제가 등장하는 것. 한국경제의 대안내용이 구체적으로 제시되는 거죠.
경제발전이라는 것이 수출주도만이 아닌 다른 방법도 있다고 것이 확인되는 순간 수출주도 경제방향이 흔들리게 됩니다. 이것이 흔들리면 재벌주도가 흔들립니다. 그런데 그 동안 수출주도에서 생각을 같이했던 정부가 이제는 방향을 다른 데로 틀려고 하기 때문에 이것을 박살내거나 저지, 중단시키지 않으면 자신들 주도성을 상실할 것 같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나오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왜 이렇게 생각하냐면 어떤 신문을 보니까 극단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경제는 무조건 수출주도형 경제밖에 없다. 내수활성화를 통한 소득주도 경제라고 하는 게 최저임금이나 전체 소득을 끌어올려도 내수시장이 너무 작기 때문에 기대할 수 없다는 거예요. 아주 단정적. 방어막을 딱 치는 거죠. 그러나 저는 이 새로운 실험으로 가면 100% 될 거라고 봐요. 100% 실현이 되면 재벌이 아닌 다른 대안이 있는 거죠, 재벌들은 이제 대마불사가 아니게 됩니다. 대마도 죽을 수 있다는 대마필사론이 오면 안되는 거죠. 때문에 재벌이 우리가 시작하는 최저임금 1만원, 바로 여기로 공격을 집중하는 거죠. 따라서 최저임금 싸움은 재벌에 대한 싸움과 연동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봅니다.”

- 최저임금 투쟁이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되어가는 군요. 구체적 계획은 있습니까?

“첫 번째, 최저임금 1만원에 가까이 가기 위한 집중적 투쟁과 양보없는 싸움이 눈앞에 있습니다. 3월 24일날 전국노동자대회를 잡은 이유 중의 하나이죠. 현 집행부 판단은 최임을 가지고 2월부터 쟁점으로 나와있는 산입범위와 내년 최저임금 올리는 문제를 가지고 싸움을 하겠다는 것이고, 4월부터 본격적인 이슈파이팅을 포함해서 여론을 크게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두 번째, 산입범위문제는 큰 틀에서 보자는 겁니다. 산입범위문제만 가지고 옥신각신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최저임금문제와 우리나라 임금체계문제 사이에서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에서 산입범위문제만으로는 사실 대책이 없어요. 임금시스템 전체를 놓고 이야기 하자는 거죠. 그러면 6월까지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왜 최저임금만 논의하는가 하는 겁니다. 최고임금 문제도 있어요. 누가 얼마나 많이 받고 있는지 같이 확인을 하고 그 속에서 전체임금의 모습을 살펴봐야 합니다. 또 생활임금으로 나가야 하는 것이 노동자의 요구인데, 최저임금을 지키자라는 것만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겁니다. 전체임금의 몫, 임금총량을 늘리고 최저임금 1만원은 언제까지 할 건지를 이야기 하면서 산입범위 문제도 함께 놓고 전체를 이야기 하자는 거죠. 이것을 걸고 대기업 집단, 재벌집단과의 쟁투가 시작되는 거고, 제가 보기에는 일면 한목소리를 내고 일면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힘을 모아가는 투쟁을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좀 공격적인 질문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저임금은 집중력이 필요한데 한국사회전반을 이야기 하면 너무 판을 넓히는 것은 아닌지, 글로벌 수출시장규모를 내수시장이 대체할 정도로 크다고 볼 수 있는지, 임금체계 전반을 논의하면 오히려 재벌의 임금체계 개편구도에 말려들어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질문을 들이댔다.

- 최저임금 관련 현재 쟁점은 지불능력이 떨어지는 영세상공인과 자영업자들 문제인데, 한국사회 패러다임문제, 재벌문제까지 건드리면 너무 쟁점을 넓히는 것 아닙니까?

“최저임금 관련해서 쫙 펼쳐놓는 것에 대해서는 어어어 하다가 뒤통수 맞을 수도 있겠다는 우려로 들립니다.
제가 최저임금 관련 입장이 진화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첫 번째는 당연히 지금 최저임금 산입범위, 가맹점수수료, 임대료 문제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거는 건드리는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근본대안을 내야 합니다. 그 속에서 소상공인과의 연대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입니다. 원래 모레 7일 소상공인들과의 면담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그쪽 사정 때문에 잠시 미루어지긴 했습니다만, 소상공인과 간담회, 소상공인 연합회와의 공동대응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생각입니다. 쟁점은 당연히 임대료, 프랜차이즈 수수료, 골목상권문제 포함해서 근본적 제도변화에 대해서 논의한다는 것이고요. 국회대응도 같이 하고, 구체적인 을과 을의 연대에 대해서 모색할 예정입니다.
둘째는 갑의 책임을 어디까지 제기할 것인가 하는 겁니다. 아까 말씀드린 저들의 공격에 대한 대응은 기본이고, 갑의 위치에 있는 대기업집단, 그 다음에 중소기업이라 할지라도 일정하게 동의되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 거죠. 기술혁신 없이 임금 따먹기만 해서는 생존하기 힘듭니다. 이런 갑의 책임에 대해 어느 정도의 내용을 어디까지 제기할 것인지 준비해갈 생각입니다.”

- 내수론이라는게 시장규모가 남한 자체만으로는 제한적이지 않나요? 통일경제 한반도 내수 등 이런 것과 연동없이 글로벌 시장 크기를 대신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있을 것 같은데요.

“소득주도 성장에서 내수관계 문제인데요. 남북관계와 경제협력, 북방경제로 간다는 것이 남한 내수라는 한 축을 논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면 실제로 전체의 양이 커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어요. 전체 경제규모도 규모지만 내부 경제활성화방안에서 최저임금과 소상공인문제들을 개혁하고 바꾸어간다면 그 자체가 내수를 활성화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이런 거 없이 내수량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못합니다. 구매력이 생기지 않으니까요.
경제규모나 양의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다 이야기해야 합니다. 하나는 재벌환수 이야기죠. 재벌들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 시세차익구조, 어마어마한 수익구조에 대해서 세금을 때려야 하는 것 아니냐. 전반적 세제문제도 건드려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주장들이죠. 이렇게 갈 수도 있는데 아직 잘 안 다가와요. 재벌이익 환수, 세금문제는 좀 더 연구해 봐야죠. 좀 더 명쾌하게 다가오는 것이 남북관계와 북방경제인데요. 이 부분 활성화 노력이 필요하죠. 개성공단 재가동 같은 경우 상당히 큰 영향을 줄 겁니다. 특히 중소기업 부분에서 중요한데요.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를 자꾸 미루는데, 저는 전제조건없이 해야된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소득주도 내수경제발전, 남북경협을 동시에 가져가야 한다. 이거죠.”

- 대기업들이 최저임금 문제를 임금체계 개편의 호기로 삼고 있는데, 민주노총에서도 이것을 연계시키자고 하면, 오히려 재벌대기업 주도의 임금체계 개편논의에 끌려다닐 위험이 있지 않나요?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해서 임금테이블이 여러 가지로 경로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평균임금 관련해서 직무급제를 중심으로 한 공공부문 임금테이블이 하나 있고, 그 다음에는 대공장 사업장들이 어쨌든 잔업특근해가지고 자기 임금을 올려왔는데, 기본급이 낮다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임금테이블이 하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모든 것이 최저임금으로 되어버리는 문제가 있습니다. 생활임금이 아니고 ‘그래, 최저임금 줄께’라는 식으로 등치시켜 버리는 거죠. 생활임금으로 치고 나가야 합니다. 최저임금이 기준임금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거죠. 이렇게 3가지 영역에서 임금체계 전체를 놓고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최저임금 때문에 임금체계 개편에 대해 논의하자. 이거는 아닙니다. 임금체계를 지금 올해 안에 논의하자. 이런 것도 아니죠. 최저임금 때문에 논의하자는 것도 아니겠지만 그렇게 할 상황도 아닙니다. 3가지 영역의 자리매김을 잘 하면서 차차 잘 준비해서 논의해 가자는 겁니다.”

- 그렇다면 노동진영 내부의 합의가 핵심일 것 같은데요. 그걸 풀어나가는 방안은?

“윗돌 빼서 아랫돌 고이는 방식은 아니라는 거죠. 노동시장에서 이중구조라고 표현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요. 노동의 몫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냐 하는 겁니다. 재벌의 곳간을 열어라 하는 것인데요. 그것은 민주노총 구호이기도 하지만, 구호하고 구체적인 해법은 다른 차원의 문제잖아요? 그래서 최저임금 이야기할 때 강조되는 재벌의 사회적 책임, 남북경제협력과 북방경제, 그런 영역들이 전체적으로 노동자의 몫을 늘리는 과정, 임금총량을 늘리는 과정으로 되어야 합니다. 우리더러 뭘 희생해라 식이 아니라 임금총량을 늘리는 과정이 있어야 임금격차에 대해 우리가 주도성을 가지고 이야기 해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거죠. 몫이 이렇게 늘었으니 어떻게 하면 좋겠냐 하고요. 이게 안 늘면 우리 내부에서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어요. 윗돌 빼고 밑돌 고이자고 하는데, 막상 그렇게 줄이면 연봉 7,8천 받는 게 5,6천으로 당장 줄어드는데 대책이 없습니다. 이미 받던 돈에서 후퇴한다고 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
해서 임금 테이블에 나가 우리가 대안을 얼마나 잘 마련할 것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제가 고려하는 것은 노동자의 몫을 얼마나 늘릴 거냐 하는 것을 경영계와 정부가 고민하게 던져야 한다는 겁니다. 거기에서 결국은 갑의 사회적 책임과 남북경제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는 거죠.”

- 청와대 가보니 어떻습니까? 앞으로도 거기서 말씀하셔야 될텐데요.

“노동법 변호사인 대통령, 그래서 우리식대로 이야기하기가 좋았다. 그런 정도. 거기까지예요. 사안사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가장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또 대통령이라는 입장을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 이런 거예요. 여기 이야기도 좀 들어야 되고, 저기 이야기도 좀 들어야 되고, 똑 부러지게 말씀을 못하시는 거죠. 지금 기계적 중립 아니냐는 표현도 썼는데,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것도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다르다는 거죠. 두 번째는 기계적 중립정도가 아니라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지난 9,10개월 동안 열심히 했다는 겁니다. 근데 동력이 슬슬 빠져나가고 초기 허니문은 이미 지나갔고 동력이 빠지는데, 이 동력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대통령의 소신은 노사정 대화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경제계를 설득할 테니 노동계도 고민해 달라고 하면서 ‘기승전 노사정 대화’. 만사를 다 그렇게 해요.
우리에게 노사정 대화는 한국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서 하나의 축인 거죠. 여러 가지 문제 중의 하나인 건데, 거기는 이 축을 중심으로 나머지를 해결해 들어가는 입장이에요. 무게중심의 차이를 느꼈죠. 많은 차이가 있어요.

노사정 대표자 회의 가서는 기자들에게 공개된 부분 말고 30분간의 비공개 회의를 했습니다. 비공개회의에서 느낀 건 결국 경총과 민주노총의 힘의 긴장문제였어요. 정부, 노사정 위원회는 사안들에 대해 안을 제출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정확하게 이야기했어요. 결국은 노와 사가 안을 제출하는 거예요. 그리고 운영에 대한 입장은 노사정 위원회도 내기는 하겠지만 또 노사가 내야한다는 거고. 그렇다면 성급한 합의보다는 충분한 협의를 중심으로 해야 되는 거죠. 한국노총은 4월에 법안이 심사되는 임시국회가 있기 때문에 3월말로 1차 제안한다는 입장입니다. 한국노총도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예요. 그런데 새로운 노사정 기구를 짠다면 국회에서 법으로 만들어서 해야 하는 거고, 이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기 때문에 3월에 1차 시도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입장이죠. 민주노총은 충분한 협의를 강조하고, 한국노총은 서두르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4월 입법을 염두에 둔 3월 합의를 주장하는 거죠.”

- 결국 민주노총 조합원들 힘과 대국민 설득력, 자본을 제압할 수 있는 능력, 이것이 결정적이네요. 정부가 개혁적인 뭘 내놓고 끌고가려는 그런 포지션이 아니잖아요?

“그게 다예요. 국민에 대한 설득력, 자본을 압도하는 힘, 조직내 있어서의 리더십, 이 세 가지죠. 리더십이란 조합원의 단결력으로 표현될 수 있는 거구요. 이 세 가지를 민주노총이 어떻게 해결해 갈 거냐. 일단 회의로 시작해서 회의로 끝나는 민주노총 소통공간을 잘 풀어가야 하구요. 회의의 효율성도 높여야죠. 앞에서 이야기했던 인선과 시스템 문제도 연결되고. 인선과 시스템이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시스템을 인선이 받쳐주어야 하는 거고, 또 시스템의 변화를 인선이 따라가지 못하면 또 역량을 보강해야 하는 거죠.”

기자가 “어깨가 무거우시겠네요.”라고 이야기 하자, “나 혼자하는 일이 아니니까요”하면서 웃음으로 답한다. “반드시 해야한다는 강박관념도 도리어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고 봐요. 초조해 하지 말자.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에서는 끈질김이 중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기왕 이야기가 나온 김에 회의체계나 소통시스템에 대해 몇 가지 더 방안을 이야기해 주시죠.

“의미있는 정기대대, 중앙위 등 회의들이 진행될 때 사전준비, 사전점검을 충실히 해나가야죠. 중집은 직접 다 전화했어요. 주요 안건 마치고 대통령 면담 가지전에 상집, 산별대표자회의 모으고. 노사정 대표자회의 갈 때는 상집들 공유하고 의견모아서 소통하고 했지요. 그런데 대의원 사이즈로 가니까. 일일이 전화를 못했어요. 원래 전원 다 통화하려고 했는데, 100%참석요청도 하고. 그런데 문자는 보냈는데 통화는 결국 못했어요. 의욕만 앞서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다음에는 반드시 해야겠다는 결심이에요.
중집회의는 오전으로 당겼어요, 오후에 하는 중집은 효율이 떨어져요. 상집은 종이없는 회의를 추진 중이고요. 위원장이 산별대표자들, 지역본부장들과 소통하는 구조를 강화해야 합니다. 횟수를 늘려야 돼요. 산별과 조직, 정책, 선전담당자, 사무처장 회의를 정례화 시켜야 하구요. 중집에서 다 논의 못해요. 그래서 보고안건같은 사전내용이 다 전달되려면 중집 전에 사무처장단 회의를 미리 배치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어요. 노동조합은 회의로 시작해서 회의로 끝나는데 얼마만큼 집중적 준비를 하고, 효율성 있게 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필요한 조치들을 해 나갈 겁니다.
그리고 갈등이 없어야 되지요. 조직갈등이 지나치게 너무 많은데 공약이행 수준 가지고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아가 중집 권고안 가지고 들어오는 수준 가지고도 안됩니다. 명칭이 어찌되든 중앙위원회에서 설치하고 중앙위에서 보고하고 처리하는 권한이 있어야 합니다. 중앙위가 많이 개최되지 않기 때문에 그 사이에 고통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사이에는 중집이 좀 보완해야죠. 그리고 조합원이 늘어나 사무총국 티오와 예산이 좀 늘었어요. 인력은 한 3명 더 쓸 수 있고, 증액된 예산은 비정규직 사업과 지역본부에 나누어 주려고 해요.”

-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위원장이 제출할 메시지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달을 보자’.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가지고 이야기하지 말고 달을 보고 이야기하자는 거죠. 200만 조직화 사업, 사회적 대화, 최임투쟁, 왜 하반기 투쟁이 뚜렷하지 못한가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반기 투쟁과 2019년 무엇을 할 것인가에 집중하면 논의를 모아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부위원장 선거하고 마치면 한 매듭이 지어집니다. 이후 한 달 동안 중앙위까지 준비하고 세부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겁니다.”

더 묻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달을 보자”는 위원장의 마음이 대의원과 조합원들에게 잘 전달되고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위원장은 평창올림픽이 끝나면 뜻하지 않은 긴장된 정세가 도래할 수 있으니 그때 다시 민주노총 입장에 대해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질문거리를 남겨놓은 상태라 다소 위로를 느끼며 상집회의를 위해 인터뷰를 마감했다.

김장호 기자  jangkim21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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