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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형 개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지역언론들 “문 대통령 발언 환영, 그러나 법 개정 등 넘어야할 산 많다”
▲지난 14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전국 17개 시·도지사들의 간담회가 열린 청와대 인왕실에서 최문순(강원지사) 시도지사협의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취임 뒤 첫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지방분권형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지역 언론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방분권형 개헌’이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주요 공약이었음에도 이렇게 반응이 뜨거운 것은 과거 정권들 역시 지방자치를 강조했지만 ‘용두사미’에 그쳤기 때문이다. 민선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지 벌써 22년째지만 여전히 행정과 재정 권한의 80%가 중앙정부에 집중돼 있어 ‘무늬만 지방자치’란 비판도 많았으나 메아리 없는 외침에 그쳤던 것이다.

문 대통령이 첫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자신의 지방분권 공약을 재확인하고 내년 개헌 때 이를 반영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그만큼 새 중앙정부의 지방분권에 관한 의지를 확인해 주는 것인 만큼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지역에선 개헌안에 지방자치 관련 사항들을 충분히 반영하는 것은 물론, 현 지방자치 관련법의 개정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먼저 ‘제2국무회의’ 신설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내년 개헌 때 헌법적 근거를 마련하려 한다”고 밝힌 만큼 개헌안과 관련 법률에 이를 어떻게 반영하느냐가 과제로 남는다. 지역 언론에선 우선 현행 국무회의가 헌법기구인 만큼 제2국무회의 역시 헌법기구로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다. 또 제2국무회의가 문 대통령 표현대로 “자치분권,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각종 현안과 국가 중장기 과제를 다루는 최고 수준의 논의기구”가 되려면 그에 합당한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2국무회의 시행을 헌법에 반영하더라도 시도지사에게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은 중요하다. 심의나 의결에 대한 권한이 없다면 간담회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중도일보 사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대선 때 공약한 △헌법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임을 명시 △기본권에 자치권 포함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개칭하는 내용을 개헌안에 제대로 담기 위한 로드맵 작성도 중요하다. “개헌의 경우 권력구조 개편과 기본권 강화 내용도 함께 다루는 관계로 그 과정에서 지방분권이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취급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선 충실한 개헌안을 만드는 것이 첫째다. 지방분권형 개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도 시급하다.”(충청투데이 사설) 그도 그럴 것이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면 핵심 쟁점인 권력구조 개편을 놓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수구보수세력의 이원집정부제 주장이 충돌해 기본권과 지방분권 논의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개헌과 함께 중요한 것이 실질적인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법 제‧개정이다.

먼저 제2국무위원회를 보좌할 기구 문제다. 시·도지사들이 요구해 온 지방분권 정책에 관한 의결권과 집행권을 가진 독립행정기구인 ‘지방분권위원회’ 설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14일 청와대 간담회를 마친 시·도지사들이 임시총회를 열어 지방분권 실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지방자치법 개정에 나서기로 결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역시도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도 포함돼 있는 사항이다. 문 대통령은 △4대 지방자치권(자치입법권, 자치행정권, 자치재정권, 자치복지권) 보장 △지방일괄이양법 제정 △국세와 지방세 비율 6대4로 개선 △자치경찰제 도입 등을 약속했다.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선 공약 이행이 필수적이다.

이 가운데 자치입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법 개정이 우선 검토 대상이다. 그동안 학계에선 지자체의 조례 제정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조례를 ‘법령’의 테두리 안에 두던 것을 ‘법률’ 관장 사항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중앙 행정부가 부령으로 지자체의 입법권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재정분권도 중요하다. “재정분권은 지방정부의 자주적인 정책결정권을 가능하게 하는 절대적인 요소다. 자주재정을 통해 지방정부의 정책결정과 집행·책임을 보장하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으면 진정한 의미의 지방분권은 어렵다. 국가와 지방정부간 재정 불균형 해소는 제2국무회의 이상으로 중요하다.”(중도일보 사설)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국세와 지방세 구조 개선, 국고보조금 혁신 등 지방재정 확충 필요성을 밝힌 만큼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공동세 배분 방식 및 비율을 두고 중앙과 지방 간의 진흙탕 싸움이 불가피하다. 지방소비세 확충을 통한 자주 재원 확보도 쉬운 일이 아니다.”(부산일보 사설)

지방분권 강화가 거꾸로 수도권에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할 방안도 찾아야 한다. “고령화와 낮은 재정자립도에 시달리는 지역들의 걱정”(부산일보 사설)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현재 17개 자치 시‧도의 재정자립도는 수도권과 울산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60%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고령화에다 재정여건도 열악한데 세금감면 등이 수반되는 기업과 일자리 유치 경쟁에서 '부자' 지자체에 밀릴 경우 지방재정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다. 그래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차별적인 분권정책을 적용하고, 과감한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통해 비수도권의 자치역량을 일정 수준까지 높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할 것”(부산일보)이란 주문도 나온다.

김동원 기자  ikaros0704@g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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