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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정부, 시민의회의 길정치는 시스템이다 12 - 광장의 촛불이 바라는 개혁 정부
  • 김종선 문화정책기획자
  • 승인 201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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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조기 대통령선거

지난 7일, 광화문엔 11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지난해부터 누적 인원 1,000만을 넘는 참여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 탄핵이 1달을 맞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진행중이다. 3~6월에 대통령선거가 치러질 것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새봄에 치러질 대통령선거가 한반도에 봄을 가져다줄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1980년이, 1987년이 그러했듯이 절망이 계속될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또한 현재의 야권이 정권을 잡는다고 봄이라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지금이라도 명확하게 촛불 광장이 요구한 시민정부, 시민의회의 민주주의가 정착하는 개혁 정부의 비전이 제안되고 실현될 수 있는 대통령선거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제시되어야 할 비전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한다.

시민정부의 길 1. 관료체계의 개혁, 정부입법발의권 포기

시민정부의 길의 가장 큰 걸림돌은 관료시스템이다. 일제 때부터 시작돼 반역 친일 청산을 막고, 군부독재로부터 박근혜의 국정농단까지, 비리의 설계자이자 부역자였다. 관료시스템을 깨는 것이 개혁의 가장 큰 과제다. 이를 위해 근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관료시스템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확고하게 만든다. 이러한 행정부의 독주를 위한 중요한 장치가 관료들이 설계하는 정부입법발의권이다. 헌법에 보면 입법권은 국회에 속해(헌법 제40조)있다. 그러나 동시에 정부의 입법발의권을 인정(헌법 제52조)하고 있다. 개헌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정부는 먼저 관료시스템 개혁을 위해서 정부입법발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필요하다. 입법은 여당을 통해서, 국회를 설득해서 얼마든지 가능하다. 국회조차 설득 못하는 입법은 입법의 가치가 없다. 박근혜처럼 국회를 설득할 생각도 안하고 대국민선전전만 몰두하던 재벌 발 경제개혁 입법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될 것이다.

물론 현재의 국회는 미흡하다. 그래서 개혁은 행정부와 입법부를 동시에 개혁해야 한다. 행정부의 개혁의 첫 단추는 관료의 행정 독점과 행정력 강화를 위한 정부입법발의권을 포기해야 한다. 이는 정부 행정에 시민들이 참여해서 민간 행정체계의 확대를 가져올 수 있는, 관료중심체계를 허무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시민정부의 길 2. 민간 참여 행정 체계 확대

1999년 한국 행정에 큰 변화의 계기가 발생한다. 바로 영화진흥법의 시행에 따른 영화진흥위원회의 설립이다. 1999년 1월 7일 통과된 영화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영화진흥위원회는 현재까지도 행정권을 가진 유일한 민간위원회이다. 물론 박근혜 정부 들어 위원회 개최를 무력화하고 위원장과 사무국장 중심으로 농단을 하다 지금은 처벌을 받을 상황에 처해있지만, 영화진흥위원회는 민간행정위원회의 표본 모델이다.

[이미지 출처 : 영화진흥위원회 누리집 화면 갈무리]

또한 정부는 국장급 관료를 중심으로 개방형 관료를 임명한다. 그러나 대부분 민간인 신분이 된 전직 관료가 이 자리를 차지한다. 소위 '신분 세탁 관료'이다. 정부기구는 공무원으로 구성된 본부와 소속기관이 있고, 정부출연 민간 법인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산하단체로 이뤄져 있다. 정부부처나, 국립 기관이 소속기관이라 생각하면 되고 무슨 공사와 같은 정부기관이 산하단체이다. 앞서 말한 영화진흥위원회는 정부출연 산하단체이다. 산하단체조차 민간 중심의 위원회가 아니라 대부분은 관료 체계와 동일하게 운영되고 있다.

행정부의 민간 참여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관료 조직과 정부출연 단체의 개혁의 내용이 달라야 한다. 검찰을 비롯해서 경제관료를 중심으로 한 관료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간 참여를 위한 개방직을 확대해야 하며, 이는 현재의 국장급 중심이 아니라 과장급(4급)까지 확대해야 한다.

또한 혼란의 우려가 있지만 4급 이상 고급 공무원의 경우 인사 문제를 국회와 협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국회를 시민의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행정부와의 상호 감시가 체계화 돼야 한다. 아울러 산하단체의 경우는 민간 위원회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 민간 중심의 독자적 경영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관료 체계일 뿐이다.

시민의회의 길 1. 국회의원 정보공개

국회 청문회가 온 국민의 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짧은 질의 시간이나, 답변의 불성실이나, 아예 출석거부 등 온통 부실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촛불 광장의 시민들은 박근혜 퇴진 등 국정농단을 심판하고 행정부의 개혁을 요구하는 것으로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정확히 광장의 시민들은 정치개혁을 포함해 한국의 미래를 만들기 위한 촛불을 들고 있다.

9일 동행명령장을 발부받은 조윤선 문체부장관이 이날 오후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한 7차 국회 청문회에 참석했다.

시민정부와 함께 시민의회가 광장의 시민들의 목표다. 시민의회는 새롭게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다. 국회를 시민의회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국회가 시민의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첫 번째 과제는 국회가 뭘 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현재 정부는 정보공개와 관련해서 ‘청구공개’와 ‘정보공표’를 하고 있다. 이는 김대중, 노무현정부의 대단한 성과이다.

그러나 국회사무처도 하고 있는 정보공개를 하지 않고 있는 집단이 바로 국회의원이다. 스스로 권력기관이라고 하면서, 직접 투표를 통해 선출된 이들이 정작 국회법에 따라 부여된 공적 활동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입법활동, 상임위 활동 등 국회의원의 공적 활동에 따라 생산된 자료는 ‘정보 공표’돼야하고, 공적 활동과 관련해서도 시민의 요구가 있을 때 ‘청구 공개’ 돼야 한다. 국민의 대리인으로, 시민의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국회의원의 정보는 공개돼야 한다.

정부 정보공개청구 포털 www.open.go.kr [이미지 : 정보공개포털 화면 갈무리]

시민의회의 길 2. 상설 국회

현재 국회는 2, 4, 6월 임시국회와 9월~12월 정기국회로 이뤄져 있으나, 실제 임시국회 기간 중 상임위원회 개최 일수는 일주일 정도에 불과하다. 정기국회 역시 예산과 국정감사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국회에서 법안과 정책을 논의하는 가장 중요한 단위는 상임위원회다.

지금 하고 있는 청문회 특위 역시 상임위원회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결국 상임위원회의 상설화가 국회 상설화의 기본이다. 그러나 현재 국회 상임위원회 운영을 보면 1년간 국회의원 1인당 발언 총 시간이 5시간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국회 상임위 회의록을 분석한 통계다. 결국 실제 국회의원들은 상임위원회 활동을 통해서가 아니라 행정부와 개별 협의나 정치적 거래를 통해 정치를 하고 있다. 이는 시민의회로 갈 수 없는 구조적 걸림돌이다.

그러나 현재 국회법 제 122조에는 정부에 대해서 상시 서면질의를 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 이를 활용한다면 상설화된 서면질의와 답변을 온라인상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실질적 국회 상임위원회의 상설화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시민이 정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정보의 확보와 정책안 수립의 근간을 만들 수 있다. 시민의회가 되기 위한 국회개혁의 혁신적인 운영안이 바로 온라인 기반의 상설상임위원회이다.

시민의회의 길 3. 입법이력추적제 실시

시민의회가 되기 위한 국회 개혁의 세 번째 과제는 입법 체계의 개혁을 위한 ‘입법이력추적제’의 도입이다. 이는 입법 과정의 제안자나 단체, 공청회 등 입법 필요성의 논의과정 등을 법안이 상임위원회에 회부되기 전에 공개하는 것이다. 재벌이 요구한 경제입법을 개혁입법이라고 홍보하는 박근혜 정부의 사례를 보면 이 제도가 왜 필요한지 분명히 알 것이다.

‘입법이력추적제’는 입법이 정확히 누구의 이익을 위해서 만들어지는지 확실하게 사전에 알려줄 수 있는 제도로, 시민의회를 위한 기본 제도가 될 것이다. 앞서 정리한 세 가지 안 외에도 입법 전문성 확보를 위한 보좌직원에 관한 법률 제정과 여성 참정권 확대를 위한 보좌직원의 양성평등 등 많은 과제가 함께 있다. 이 역시 같이 진행돼야 할 것이다.

2017년 대선과 시민 승리

광장의 시민들은 스스로 모였다. 2017년 대통령선거는 시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야 개혁이 성과를 맺을 것이다. 시민정부와 시민의회의 비전을 가지고 나서는 지도자를 보고 싶다. 시민의 편에서 구조적인 개혁의 노둣돌을 놓을 지도자를 만나고 싶다. 정부의 권한을 스스로 제약하여 관료 체계의 폐해를 개혁하고, 국회와의 동등한 균형 국가를 통해 시민의회를 통한 민주주의 발전을 도모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기본으로 행정이 이뤄지는 국가를 만나고 싶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 진영은 어느 때와 같이 정책안을 통해 국민들의 마음을 얻으려고 한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보라. 정책안이 얼마나 실제 행정에서 반영되는지, 말 그대로 공약(空約)이었다. 이번 대선에서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시민정부와 시민의회 시스템의 구조화이다. 그리고 정책을 만드는 과정부터 시민의 참여이다.

이를 위해 시민들이 정책안을 스스로 만드는 온라인 민주주의의 실험을 제안한다.

페이스북이나 밴드 등 SNS를 활용해 시민들이 정책 토론방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페이스북이나 밴드 등을 통해 일정한 참여자(50인 ~ 100인)가 기본 실명(성명, 나이, 성별, 거주 기초지역 등)을 공개하는 가운데 정책 토론방을 만들고, 이에 대선을 준비하는 정책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체계가 마련되길 바란다.

이는 향후 시민정부와 시민의회를 만드는 일이 기여할 것이다. 정책을 만드는 과정과 정책을 펼치는 과정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연습의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선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함께하는 시민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약속하고, 시민을 받드는 지도자가 진정한 지도자가 될 것이다. 이는 주요 과제의 방을 만들고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과 병행해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정책은 엘리트의 전유물이 아니다. 현장의 반영이 함께 있을 때 힘을 발휘한다. 엘리트라면 이것이 제 역할을 하는 정책이 되도록 복무해야 한다. 어느 후보 진영이든 시민들과 함께 한다면 성공하는 새 정부를 만들어 낼 것이다. 2017년 시민정부, 시민의회의 길이 열리는 것을 보고 싶다. 

광장의 목소리가 국회를 움직여 박근혜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던 12월9일. 국회는 수사적이 아닌 실질적 '민의의 전당'이 돼야 한다.

김종선 문화정책기획자  news@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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