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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은 범죄에 대한 단죄, 정치개혁 완성 아니다정치는 시스템이다 9 - 광장의 시민이 요구하는 정치개혁은 국회로 향해야 한다.
  • 김종선 문화정책기획자
  • 승인 201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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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과 정치개혁은 구분돼야 한다

지난 9일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헌법 위반과 범죄 혐의에 대해 299명 중 234명의 찬성으로 탄핵을 가결했다. 범죄에 대한 단죄를 한 것이다. 현재 헌법재판소는 서둘러 심판 준비를 하고 있다. 박근혜 게이트에 대한 특검 역시 진행 중이다. 수사와 함께 국회는 탄핵을 하고 헌법재판소는 심판을 준비하는 등 범법 대통령에 대한 단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의 탄핵이다. 노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정치적 욕심에 따른 다수당의 횡포와 시민들의 저항이라면, 지금의 탄핵은 범죄자 대통령에 대한 시민들의 단죄와 정치개혁을 국회가 일부 반영한 것이다. 아직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남아 있지만 촛불을 통한 시민들의 요구 일부가 충족됐다. 그러나 시민들의 요구는 탄핵만이 아니다.

노대통령 탄핵은 정치적 욕심에 따른 다수당의 횡포, 시민들의 저항

박 대통령 탄핵은 범죄자 대통령에 대한 시민들의 단죄와 정치개혁

시민이 주인 되는 국가, 시민에 의해 운영되는 국가, 시민을 위한 국가 

시민들의 궁극적인 요구는 시민이 주인 되는 국가, 시민에 의해 운영되는 국가, 시민을 위한 국가를 요구하는 정치개혁이다. 단지 범죄자 대통령을 단죄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다만 범죄자 대통령의 진상은 시민들이 모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시민들은 촛불 집회를 통해 국가 전반의 개혁을 요구했다. 시민정부, 시민의회의 여론이 그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시민정부, 시민의회가 지나치게 관념적이라는데 있다. 여기서 시민들의 의지가 왜곡되거나 꺾이고, 나아가 다가올 대선의 결과에 따라서는 패배주의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촛불 집회를 진행하고 있는 퇴진행동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 집회를 매주 열겠다고 했다.

더욱 추워지는 날씨만이 촛불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싸움의 주제가 정리돼 시민들과 호흡을 같이 하지 않을 경우, 결국 촛불은 서서히 소멸되고 다가오는 분주한 정치일정이 이를 잠식하게 된다.

블랙리스트 예술행동과 2016년 촛불 시민

시민들과 호흡이 일치하거나 주장이 정리되지 않을 때 촛불의 위기는 찾아온다. 현재 광화문에는 블랙리스트 예술행동이 ‘예술인 캠핑촌’을 운영하고 있다. 오늘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련해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부 장관, 문화부 관료 등을 특검에게 고발하기도 했다. 블랙리스트 예술행동은 누구 보다 먼저 광장의 촛불에 선도적으로 참여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싸움을 해갈 것이다. 한편으로 보면 참여하는 이들이 명확하게 보이는 ‘작은 촛불’과 같다. 그간 블랙리스트 예술행동을 보면서 느끼는 점 몇 가지를 되돌아보며 촛불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블랙리스트 예술행동은 예술가 대중의 참여를 목적으로 시작됐다. 블랙리스트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 내용과 확인된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예술가들은 분노하고 광장에 모였다. 장기적인 저항을 조직하고 치열한 싸움을 전개하기 위해 ‘캠핑촌 건설’이 제안됐고 실행됐다.

그러나 사실 캠핑촌은 시작할 때의 의지만큼 활성화 됐다고 보여 지지 않는다. 장르별로 조직적으로 결합해서 체계적으로 운영되기 보다는 일부 주도하는 이들에 의해 움직여가는 것이 현실이다. 강한 투쟁의 목소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개별 참여하는 예술가들이 간간히 결합하는 공간이 됐으며 이 역시 프로그램으로 구체화되기엔 힘이 부치다.

시간이 가면서 캠핑촌을 찾는, 알려진 예술가들은 언론의 주목을 불러왔지만 한편으로 묵묵히 참여해온 예술가들을 허탈하게 만들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좀 더 치열하게 예술가 대중이 참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2016년의 촛불 역시 과거 1987년과 달리 조직적인 참여보다는 SNS 등을 통해 자발적인 참여가 중심이 됐다. 결국 조직화 되지 못한 대중들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참여가 최우선의 가치로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이 아쉬운 것이다. 이들을 조직해서 좀 더 구체화되길 바라는 것이다.

블랙리스트 예술행동의 목표는 예술정책의 개혁이다. 예술정책의 개혁 요구는 광장의 촛불 시민들의 요구와 많은 부분에서 일치한다. 과거의 악령 같은 검열의 부활 움직임에 저항하고 국가 예술정책이 제 역할을 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사실 검열반대, 관련자 처벌 등을 벗어나 구체적인 대안을 형성하는 데는 한계를 보이고 말았다.

앞으로 정리의 과정을 통해 많은 논의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역시 지금까지 캠핑촌 운영에서 보여준 것처럼 일부의 전유물이거나 또는 인물의 교체 정도에 그친다면 결과적으로 예술정책의 개혁은 실패다. 광장의 촛불이 현재 고민하고 있는 것 역시 1차 목표인 탄핵 관철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박근혜의 퇴진과 정치개혁을 통한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로 나가는 것이다.

블랙리스트 예술행동의 ‘예술인 캠핑촌’은 박근혜가 퇴진할 때까지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출발은 블랙리스트 문제로 했지만 종결은 광장의 촛불과 함께 할 것이다. 물론 블랙리스트 문제 역시 국정 농단의 주요한 지점이라는 점은 당연하다. 문제는 소위 뾰족한 ‘출구전략’이 없어서 자칫 서서히 마무리돼 버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탄핵이후 10일 촛불은 참여자 수가 반으로 줄었지만 예상보다 많은 참여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제 과연 앞으로 많은 참여가 계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제 지금까지 없었던 ‘뾰족한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블랙리스트 예술행동도, 광장의 촛불도.

블랙리스트 작성자 처벌만이 아니라 예술로 부역한 이들을 찾아내야

일제 때부터 지금까지의 ‘예술부역자사전’을 만들어야

블랙리스트 예술행동은 문화체육관광부 개혁의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 단지 블랙리스트의 문제만이 아닌 예술정책과 행정의 전반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블랙리스트 작성자의 처벌만이 아니라 예술로 부역한 이들을 찾아내야 한다. 일제 때부터 지금까지의 ‘예술부역자사전’을 만들어야 한다. 이와 함께 광장의 촛불은 국회로 향해야 한다. 대통령 중심제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인 탄핵은 달성됐다. 이제 정치개혁은 본질로 향해야 한다. 시민정부, 시민의회의 본질인 국회의 개혁으로 가야한다.

시민정부 수립은 정권교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시민정부 수립이 단지 야권으로의 정권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물타기로 제시된 개헌 역시 현 시기의 정답이 아니다. 1987년 시민들은 직선제 개헌을 쟁취하고도 민주정부의 수립을 이루지 못했다. 지금은 더욱 복잡한 상황이다. 절차적 민주주의가 자리 잡고 있는 현실에서 반시민적인 정부의 출범 역시 과거 이명박이나, 박근혜 정권처럼 가능한 일이다.

야당이 집권한다고 민주정부가 아니고 여당 세력이 다시 집권한다고 독재정부가 아닌 것이다. 시민이 원하는 정부가 자리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한 촛불 광장의 목표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시 시민이 정치에 참여하고, 시민의 의견이 관철되는 정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서는 의회기능의 국회의 개혁이 가장 우선된다. 국회 시스템의 개혁을 촛불의 주요 의제로 만들어야 한다.

시민이 원하는 정부가 자리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한 촛불 광장의 목표

시민의회를 따로 만들 것이 아니라 국회를 시민의회로 개조해야

국회는 선거하기 전까지만 시민의 편에 있는 척 하다가, 선거 이후 시민과 동떨어진 권력의 길로 간다. 물론 국회의원 개개인별로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개개인별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국회 운영 시스템이 본질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국회 개혁을 위해 앞선 기고에서 지속적인 제안을 해왔다. 국회의원의 정보공개, 온라인 기반의 상설화된 상임위원회 운영, 입법이력추적제 도입, 보좌직원제도의 입법화 등 구체적인 대안을 제안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보완하는 제도 역시 의회 제도의 개혁이 중심 내용이다. 결국 개헌논의의 장기적 과제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국회 시스템의 개혁은 전제돼야 한다. 블랙리스트 예술행동의 아쉬움이 채워지길 기대한다. 좀 더 치열하게 보강되든 아니며 새로운 방향으로의 선회해야 한다.

광장의 촛불 역시 마찬가지다. 온라인을 통해 광장의 대표를 뽑자는 것은 답이 아니다. 이미 국회라는 의회 제도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개혁할 생각은 없이 권력을 그들의 전유물로 방치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시민의회를 따로 만들 것이 아니라 국회를 시민의회로 개조해야 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향을 잡고 광장의 촛불은 전국으로 스며들어야 한다.

김종선 문화정책기획자  news@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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