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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들의 일상을 만화로 만난다박재동화백의 '손바닥 아트전' 충정로역 2호선 환승통로에서 23일까지

서대문, 충정로 인근에 직장을 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충정로역, 2호선 역사 환승통로에서는 왁자지껄한 한 무리들이 박수를 치며 웃고 있었다. 오후 2시면 점심시간을 마치고 졸음을 쫓아가며 업무에 임할 시간, 지하의 그곳에서는 마치 만화의 한 장면 같은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서로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한 그들의 모습을 당겨서 보노라니. ‘노래하는 나들’의 노래와 연주에 맞춰 뭔가 퍼포먼스를 하는 흰 머리에 마른 중년사내와 그 모습을 웃으며 바라보는 사람들.

거기에는 영화감독 정지영, 곽노현 전 교육감, 정범구 전 국회의원, 만화가 이희재, 김광성, 우리만화연대 만화가들, 그리고 블랙리스트 예술인 몇몇의 모습이 보인다. 그 찰나의 모습이 만화의 한 컷으로 오랫동안 그 자리에 붙박이처럼 있을 것 같은 전시회 개막식.

한겨레 그림판으로 만평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만화가 박재동화백의 ‘손바닥 아트전’은 개막식 자체가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만화 같았다. 목적지를 위해 거쳐 가는 지하철의 환승구간에서 잠시 머물 수 있는 목적을 갖게 하는 지하철 만화전은 서울시가 <서울역 고가 만화로 산책하다> 기획전시 중 이희재작가, 김광성작가 전시에 이어 세 번째로 여는 전시로 ‘서울의 삶, 박재동의 손바닥 아트展’으로 기획됐다.

12월 5일(월)부터 12월 23일(금)까지 서울역 고가와 인접한 충정로역(역사, 2․5호선 환승통로)에 전시되는 박재동화백은 만화는 주로 서울시민들의 일상적인 생활의 모습이 주를 이룬다.

서울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하철과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음식점에서 밥을 먹으면서, 걸어가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대화를 들으면서, 관찰자의 시점으로 그것들을 화첩에 그려냈고, 손바닥만한 화첩에 그렸다 해서 ‘손바닥아트’라는 그만의 장르를 만들어냈다.

이번 전시는 바로 서울시민들의 일상을 작은 화첩에 그린 그림들인 것이다. 그래서 더 정감가고 소박한 희노애락의 일상들이 담겨있다. 그림 옆에는 당시에 느꼈던 소회나 사람들의 말과 생각을 말풍선으로 적었다. 그림과 글이 주는 재미가 어릴 적 만화방에서 주황바가지에 담긴 오뎅을 먹는 맛만큼이나 맛깔스럽다.

평범하고 소박한 이웃을 따뜻하게 그려낸 그림에 만화만이 가지고 있는 해학과 재미가 담겨 있는 텍스트까지 가미된 작품과 작가가 만난 유명인들을 비롯해 그가 만난 사람들의 캐리커처 100점 등 총 28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박재동화백은 1953년 경남 울산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나와 휘문고, 중경고 등에서 미술교사를 했다. 1980년대 후반 한겨레신문 만평작가로 데뷔했으며 직선적이면서도 호쾌한 시사풍자만화로 이름을 날렸다. 8년여 선보인 ‘한겨레 그림판’은 1980년대 후반 신문시사만화의 한 방향을 제시한 수작(秀作)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후 애니메이션 창작에 전념하며 장편애니메이션 영화 '오돌또기', '별별이야기', '사람이 되어라'의 감독을 맡았으며, 우리만화 발전을 위한 연대모임의 회장을 역임했다. MBC 뉴스데스크 '박재동의 TV만평'을 감독하기도 했다.

'제4회 민주 언론상'과 '제1회 한겨레상', ‘고바우 만화상’, ‘대한민국 국회대상 올해의 만화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애니메이션과 교수와 부천국제만화축제 운영위원장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환상의 콤비,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목 긴 사나이』, 『제억 공화국』, 『만화 내사랑』, 『한국 만화의 선구자들』, 『악! 법이라고?』, 『똥깅이』,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외 다수가 있다.

 

권미강 기자  kang-mo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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