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연재 지난연재 김종선 정치시스템
촛불 광장에 답은 있다정치는 시스템이다 7 - 인터넷은 정당의 목적이 아니라 도구다
  • 김종선 문화정책기획자
  • 승인 2016.11.29 11:59
  • 댓글 0

촛불은 SNS를 따라 모이고

촛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따라 흐른다. 노동자와 농민조직, 정당조직이 참여했지만 촛불시민 대부분은 SNS를 통한 자발적인 참여다. 특히 한국은 세계 최강의 IT국가이다. 최초의 5G 서비스가 시작되는 나라다. 집회광장의 통신 트래픽을 관리하기 위해 중계차가 동원되는 세계 유일의 나라다. 시민들은 참여의 결과를 SNS를 통해 실시간 알린다. 마치 촛불이 광화문, 시청 앞 광장이 아니라 온라인 광장에 타오르는 듯하다.

그러나 중요한 단 한 가지는 광장에 직접 모인 것이다. 촛불 광장은 말한다.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고 결과를 공유하는데 SNS는 활용될 뿐, 가장 중요한 것은 광장에 직접 모이는 것이라고. 100만의 의사(意思)가 하나로 뭉쳐 드러나지 않을 때 실천은 담보되지 않는다. 이것이 광장이 존재하는 이유다. 광장에서 배워야하는 정치 개혁의 본질이 이것이다.

한국의 정당은 이미 인터넷 정당이다

스페인 포데모스가 지난 6월 총선에서 3당으로 약진했다. 아이슬란드의 해적당은 1당이 됐다. 일부 지식인들과 언론들이 이를 배워야 한다고 호들갑이다. 특히 인터넷 정당이 대안이라고 말한다. 넌센스다. 이미 한국은 그들보다 앞선 인터넷 정당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더 나아가려고 한다. 다만 방향을 잡지 못하거나, 권력욕 때문에 회피되고 있을 뿐이다.

포데모스는 스페인어권에 많은 정당으로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뜻을 가진 좌파 진영의 정당이다. 스페인 시민은 6월 총선에서 포데모스에 희망을 실어줬다. 그리고 많은 부분에서 인터넷을 활용한 사례를 성공의 원인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포데모스의 승리의 핵심은 인터넷이 아니다. 정확하게 포데모스가 2014년 창당 이래 내세워 온 일관된 윤리강령 10개를 비롯한 정당의 가치 지향이 승리의 근본적 원인이다.

아이슬란드 선거 결과 역시 인터넷의 성과와 무관하게 본래 해적당이 지닌 산업 세계의 정부를 부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반사회적 정당으로 오히려 기성 정치 혐오의 결과이기도 하다. 스웨덴으로부터 독일에 이르기까지 활동 중인 해적당은 주요 활동 무대가 사이버 공간이라는 것이지, 인터넷 정당을 대안으로 제시하진 않는다. 그런데 왜 유독 한국에서 이들 정당들의 성공을 보면서 인터넷 정당을 강조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의 정당들은 이미 이들 정당보다 훨씬 인터넷 활용도가 높은데 말이다.

문제는 한국 정당에 있다

‘아바타’라는 영화를 기억할 것이다. 3D 영화로 영화역사상 가장 큰 수입을 올린 영화다. 그럼 ‘아바타’의 성공이유는 우리가 고민하는 인터넷과 정당간의 관계를 가장 쉽게 설명해 준다. ‘아바타’의 성공이유에서 3D는 단연코 중심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성공이유는 이야기이다. 그 다음이 특수효과로 구현한 장면이다. 그 특수 효과중의 하나가 바로 3D이다.

결과적으로 ‘아바타’는 3D영화라고 불리는 것을 거부한다. 그냥 영화 ‘아바타’이다. 3D는 단지 영상 효과의 하나이다. 사실 3D 영화는 70년대 초반에 개발되어 상용화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바타’이전에 3D를 활용한 영화 중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영화는 거의 없다. 이는 곧 3D효과에 치중해서 이야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재능은 메인이었던 3D효과를 영화에서 배제하는데 있다. ‘아바타’를 3D 영화라고 광고하지 않는다. ‘아바타’는 그냥 영화일 뿐이다. 영상효과를 위해 3D 기법을 활용했을 뿐이다. 이것이 정당에서 인터넷이 사용돼야 하는 지점을 정확히 말하고 있다.

2002년 개혁국민정당(이하 개혁당)은 인터넷을 활용해 딱 한 가지, 당원의 직접 민주주의 실현의 방법으로 삼고자 했다. 지난 주 기고에서 말한 지도부의 오판으로 개혁당의 정당 운영 시스템은 좌초하고 말았다. 그러나 진성당원 제도라든지 일부 순기능은 일상적인 정당의 운영에 깊이 침투해 있고, 인터넷을 통한 홍보나 SNS를 활용한 당의 운영 등을 통해 어느 국가보다 활발한 인터넷 활용 정당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정당은 유럽의 정당들이 인터넷을 활용해서 성공했다고 하는데 의도적(?)으로 매몰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미 한국의 정당은 인터넷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단지 정당 자체가 유럽에 비해 뒤처지고, 따라서 정치 자체가 후진적이라는데 문제의 본질이 있는 것이다. 어린이가 어른의 옷을 입고 어른처럼 행동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답은 아이가 자라야 한다. 개혁당 몰락의 원인도 권력과 자만에 빠진 지도부 즉, 한국 정치의 후진성 때문이다.

인터넷 정당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터넷 정당을 말할 때 중요한 두 가지가 익명성과 확장성이다. 이는 서로 합쳐져서 거대한 집단을 형성하는 기반으로 인식된다. 정당은 그러나 그렇지 않다. 책임을 지고 스스로 참여를 통해 결정하고 결과를 실천해야 한다. 중심은 직접적 활동이다. 그래서 인터넷 정당은 없다. ‘시민의 날개’같은 플랫폼도 목적이 아니다. 이는 단지 시민들의 의사를 효과적으로 모으는 기술의 진보일 뿐이다. 이것이 정치의 대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개혁 정치의 시도라는 측면에서 명확하게 인터넷 정당 논의를 봐야한다. 익명성은 정당운영에 참고조차 되지 않는다. 당원은 최소한의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 본명과 출신년도, 성별, 거주하는 기초단체를 기본으로 선택적 개인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익명성으로 정책과 정당의 운영을 결정해선 안 된다. 익명성의 배제는 주장에 대한 책임을 동반한다. 정당의 강령에 위배되거나 공동체 활동에 해를 끼친 경우 절차에 따라 활동은 제한되며 궁극적으로 배제돼야 한다. 익명성은 확장성의 가장 기본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정당은 이를 버려야 한다, 그럼에도 인터넷은 확장성에 큰 역할을 한다.

정당의 활동을 단지 정치 활동으로 그치지 말아야 한다. 정당은 사회의 변화를 위한 기본 조직중의 하나이다. 그렇다면 사회와 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정당 개혁의 3대 과제는

1. 당원이 당의 주인이다. 이는 당원이 당의 운영과 정책을 직접 결정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 인터넷과 SNS를 적극 활용한다.

2. 당원의 권리와 의무가 동시에 지켜져야 한다. 당원이 정당 활동, 즉 정치를 통해 보다 많이 국가 운영에 참여할 권리를 요구한다면 당연히 의무도 지켜야 한다. 당비를 통한 당의 운영(정당 국고보조금은 정치 발전을 위한 연구, 교육 등에 한정돼야 한다), 당원으로 교육을 받을 의무, 당원으로 당 운영과 정치 활동에 참여할 의무를 지켜야 한다. 무늬만 당원으로 정치는 개혁되지 않는다.

3. 정당은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 특히 정당의 사회 기여는 기성 정당에서 논의 된 적이 없었다. 다만 2002년 개혁당이 가진 꿈의 하나였다.

인터넷은 정당의 활동을 전파하고 키워낸다

인터넷은 정당의 사회적 역할을 가장 확장성 있게 운영하고 또 알려낼 수 있는 수단이다. 정당은 당원이라는 거대 조직을 가진 아주 간결하고도 강고한 결사체이다. 이는 생활협동조합이자 문화소비자조합이며 갖가지 동호회이다. 사회의 곳곳에서 시민과 함께 개방형 결사체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정당의 녹색어머니회는 교통정책위원회를 주도할 수 있다. 정당의 군대 간 자녀 부모모임은 국방개혁의 정책에 참여할 수 있다. 정당이 사회에서 SNS 즉 사회관계망의 서비스에 중심이 돼 역할 할 수 있다면 명확히 인터넷 정당이다. 성과는 인터넷을 타고 정당을 더욱 성장하게 만든다. 2002년 개혁당의 꿈이었다.

지금 광장에 모인 촛불 시민들은 인터넷을 통해 모였고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 따라서 정치를 개혁하기 위한 기본 과제에 보다 충실해야 한다. 박근혜 게이트는 시민의 승리로 마무리될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선거가 정치개혁 자체는 아니다. 다시 보수정권이 집권할 여지가 충분하다. 정치개혁은 사람이나 세력의 잠시 교체로 오지 않는다.

광장은 말하고 있다. 87년 6월 항쟁이 독재타도와 호헌철폐, 직선개헌으로 집약된 정치 항쟁이었다면 지금의 광장은 100만 가지 의견과 입장이 모인 도그마다. 이를 효과적으로 담아내고 민주적 절차에 따라 51%이상을 점유한 의견이 실천되는 민주주의의 진전을 만들어야 한다. 이미 광장은 답을 알고 있다. 인터넷을 활용하여 시민이 참여하는 직접 민주주의 실천을 정치개혁의 최우선 과제로 만들어야한다.

김종선 문화정책기획자  news@minplus.or.kr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종선 문화정책기획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