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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미 제국주의의 운명트럼프 시대 미국의 앞날에 대하여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

미국과 세계 주요 전략적 요충지에서 정치, 군사, 경제적 갈등을 빚어 온 중국, 러시아 및 다수 국가들은 각각 자신의 관점에서 다소 희망 섞인 예측을 포함한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그 중 일찍이 “미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상관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온 북(조선)의 태도는 단연 이채로울 뿐 아니라 현 정세의 본질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그 동안 북이 추진하여 온 선군정치, 병진노선의 성공에 바탕을 둔 자신감의 표현인 동시에 이른바 '트럼프 현상'의 근저에 놓인 임박한 미 제국주의의 몰락에 대한 역사적 통찰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의 주요 정치적 발언, 정책공약 및 인선에 대한 분석 기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그의 발언들은 변덕스럽게 뒤집히기 일쑤이고 이미 발탁되었거나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면모는 서로 상충되거나 예측 불허이다.

미국의 대외 정책사에 기반한 이른바 '고립주의 회귀론'은 현재 미국의 집권 세력 그 누구든 결정적 선택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제한적 의미만 갖는다. 아니 차라리 그들은 특정한 선택에 내 몰리겠지만 “제국주의는 정책이 아니라 체제”이므로 그 선택은 불가피하게 또 다른 난관과 모순의 악순환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다양한 분석들이 트럼프가 이끌어 갈 미국의 앞날을 예측하는데 다소 도움이 되겠지만 변덕과 모순 그리고 예측불허라는 현 상황이 트럼프라는 개인의 인격적 자질 혹은 현 미 집권세력의 자의적 정책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로 '트럼프 현상'의 본질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미국이 자초한 21세기 미 제국주의 지배체제의 구조적 모순과 그에 따른 지배체제 내부의 분열과 혼돈이자 불가역적 몰락의 표현일 뿐이라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2.

뉴욕 타임즈 편집인 자카리아(Fareed Zakaria)는 2012년 미 외교지 <포린어페어즈·Foreign Affairs> 기고문에서 “ 미국은 한 세기 전 영국의 지혜를 본받아 미 제국의 쇠퇴를 하나의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며 새로운 강자들과 협력하며 제국의 쇠퇴기를 관리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는 이 글에서 영국의 지배 계급이 한 세기 전 보아 전쟁에서의 패배 이후 오랜 토론 끝에 대영제국의 몰락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으며 그 대안으로써 대서양 건너편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자신들의 옛 식민지 미국과 장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스스로의 몰락 속도를 늦추고 제국의 이익을 극대화했듯이 지금의 미국 또한 중국, 러시아 등 새로운 강국들과 다자적 협력 관계를 확대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호주의 진보 언론 <뱅가드·Vanguard>는 트럼프의 미 대선 승리에 대해 “미 제국주의의 쇠락과 도널드 트럼프의 부상(The decline of US imperialism and the rise of Donald Trump)”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필자 닉(Nick G.)은 자카리아의 논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제국적 힘(imperial power)을 2차 대전 이후 미국에게 양도하고 전 지구적 제국주의 하위 파트너 역할을 받아들여 자신의 몰락 과정을 관리할 수 있었던 영국과는 달리 미국에겐 그렇게 강력한 동맹국 친구가 없으며 바로 이 점에 때문에 미국은 해외에서 전쟁에 재차 매달릴 수밖에 없고 국내에선 계급적 억압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갈파했다.

실제로 미 지배계급들은 자카리아의 충고가 무색하게 중국, 러시아 등 새롭게 부상한 군사, 경제 강국들과 세계 주요 전략적 요충지에서 긴장과 갈등을 고조시켰으며 그 결과는 매우 참담한 것으로 속속 드러났다.

미국은 시리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벌어졌던 러시아와의 군사대결에서 사실상 참패한 후 유럽의 과도한 나토화(군사화)로 피로에 빠진 주요 동맹국들을 분풀이하듯 반러시아전선으로 내몰았다. 올해 초 스코트랜드 해안에선 채 검증되지도 않은 차세대 무기들을 총동원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벌이는 허풍을 연출(Play the Bluff)했으며, 최근엔 러시아의 코앞인 노르웨이 연안에 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미 해병대를 전진 배치하여 러시아를 자극했지만 정작 손에 쥔 것은 관련 유럽 동맹국들의 반발과 푸틴의 제 3차대전 경고뿐이었다.

중국은 고도성장을 멈추면 체제를 유지할 수 없는 반미 자본주의국가이다. 최근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서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를 비웃으며 자원 및 자본수출시장 확보를 위해 미국과 전 지구적 범위에서 경합하고 있으며, 특히 '석유결재화폐(PetroMoney)'를 둘러싼 기축통화 경쟁에 뛰어들어 미국 달러지배체제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 제임스 클래퍼는 지난 10월 25일 미 외교위원회에서 “조선의 비핵화 불가능”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후 최근 사임했고, 미 태평양사령관 해리스는 지난 16일 미 국방전문지 <디펜스 원>주최 강연에서 북의 미 본토 타격능력을 확언하는 등 미 군사 및 대외정책 관련 주요 책임자들이 한반도에서의 대북(조선) 군사적 패배를 사실상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주요 정보, 군사 책임자들이 혼란스러운 미 정권 이양기에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행태를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와 그의 참모들은 그것이 미 대외정책 전반에 미칠 영향들을 가늠하기는커녕 주요 인선조차 헷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미국은 최근 구 우방국 터키 및 필리핀에서조차 개망신 당하며 쫓겨날 처지에 몰렸으며 “자신의 몰락 과정을 관리해 줄 능력과 믿음을 가진 우방 하나 없이 세계 도처에서 의미도 희망도 없는 군사적 적대행위를 타성적으로 반복”(Nick G.)하는 한편 한국을 포함한 극소수 예속 동맹 국가들을 쥐어짜는데 골몰하고 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현 미국 지배세력들이 한 세기 전 영국이 발휘했던 지혜, 그것을 참고했던 자카리아의 충고를 단순히 무시한 탓일까?

3.

신재길(노동사회과학연구소)은 아래와 같이 지적한다.

“미국이 최고 정점을 차지하고 여타 제국주의 세력들이 하위체계를 구성하는 위계체계를 이루는 것이 현대 자본주의의 구조적 특징이다. 이런 구조적 특징은 압도적 2위나 지역적 유일강자를 인정하지 않는다. 일례로 80년대 일본의 부상을 저지한 것을 들 수 있겠다. 한때 일본은 경제규모에 있어 3위인 독일보다 2배 이상 컸다. 압도적 2위의 자리에 올라선 것이다. 조만간 미국과 대등하게 되고 곧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프라자 합의를 통해 일본 엔화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절상시켰다. 이후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의 늪에 빠지고 만다.”

미 사회주의 해방당(PSL)의 리더인 베커(Brian Becker)는 어느 강연에서 그들의 주 이론서 <21세기 제국주의론·21th century Imperialism>(이 책은 '자본에 내재된 자기모순의 발현'으로서 제1차 대전의 여명기에 조성된 구체적 정세분석에 기초하여 제국주의의 몰락을 논증했던 레닌의 방법을 따라 미 일극체제의 몰락 과정을 역사적으로 기술하고 있다)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은 내용을 들려줬다.

“미 제국주의 지배세력들은 1991년 구 쏘련 몰락 이후 집권한 옐친의 집요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차관을 거부하였다. 광활한 불모지로 이루어진 영토, 부족한 사회기반시설… 등을 이유로 새롭게 굴러 떨어진 신시장은 자본주의적 식민화 대상으로는 비용만 많이 들 뿐 매력이 없었으며 되레 오랜 사회주의의 잔재에 따른 정치적 위기가 큰 데다 나중에 자본주의 발전이 일정 수준 도달한 후 미국의 경쟁자로 될 것을 우려하였다. 그들은 유일한 관심사는 우크라이나 등에 집중 배치되었던 핵무기들에 대한 통제권을 갖거나 해체해 버리는 것이었다”

중국에 대해 그는 “1973년 이른바 데탕트 이후 정치적 밀월관계 및 최근 경제적 공생관계에도 불구하고 미 제국주의 지배세력들은 중국 공산주의 집권세력들에 대한 근원적인 적대감을 해소할 수 없다”라고 이어갔다.

여기에 그 동안 교활하고 잔인한 중동분할정책, 특히 최근 힐러리 스캔들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듯이 부패와 추문으로 얼룩져 그 일관성마저 상실한 이슬람국가(IS)문제 등 제 무덤 파기식의 대외정책이 초래한 모순들이 더해져야 할 것이다.

탈출구 없이 외롭게 몰락해 가는 현 미 제국주의의 처지는 이러한 역사적 과정을 통해 형성됐다.

4.

지난 세기 역사적 비동맹회의를 이끌며 반미의 선봉에 섰던 북(조선)은 최근 “자주, 선군, 사회주의는 승리의 기치“라는 구호를 내어 걸고 “시간은 우리 편”임을 공언하고 있다.

이 말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북(조선)은 고난의 행군을 딛고 선군, 병진 노선의 성공을 발판삼아 사회주의 다음 단계를 향하여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반면 미 제국주의는 그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스스로 팔 다리를 자르며 침몰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이 대서양, 발틱해 및 중국, 한반도 연안에 도발적으로 전진 배치하고 있는 구식무기 거대한 미 항모들의 구글사진들을 보면 거대한 문어대가리가 팔, 다리 잘려 나간 채 세계 도처의 망망대해에서 외롭게 표류하는 것만 같다.

앞서 언급한대로 혼돈과 몰락 그 자체인 트럼프의 행보에 대하여 큰 기대를 걸 것은 없다. 그러나 그의 발언대로 주한미군 철수 그리고 더 나아가 북-미평화조약 체결로 나아간다면 미 제국주의는 어쩌면 한 세기 전 영국의 선택처럼 보다 완만하고 관리된 몰락의 길을 걸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장민호 미주통신원  news@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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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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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N KIM 2016-11-27 16:12:43

    미주 통신원의 활략을 미주동포로써 강추. 구구절절 공감, 트럼프시대에 북미평화협정은 기대하고 지지하지만 미군 철수는 글쎄 주둔비용만 올려질것 같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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