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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최후진술“박근혜를 구속하라”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 항소심 결심공판, 최후진술 전문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부역자를 단죄하라”

“광장에 모인 주권자는 직접 정치로 썩은 나라를 바꿀 것이다. 1%가 99%를 착취하는 세상이 아닌 민주공화국을 건설하겠다는 함성이 들린다”

▲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출처 민주노총]

21일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의 항소심 결심공판이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렸다. 검찰은 한 위원장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한 위원장은 최후진술에서 “박근혜 정부는 5천년 역사 이래 가장 파렴치한 정권이다. 박근혜-최순실 패거리는 뇌물로 사기를 친 잡범이 아니라 헌정질서를 파괴한 독재자. 민족의 운명을 대립과 전쟁으로 몰아간 평화 파괴범”라고 규정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노동개악에 맞선 노동자들의 투쟁과 독재에 저항한 민중의 총궐기는 정당하다”라고 진술했다.

이어 “박 정권이 왜 그런 패악질을 일삼았는지 이제야 퍼즐이 맞춰진다”면서 “재벌들이 (뇌물을) 입금하고 나면, 어김없이 (박근혜가) 나타나 국무회의, 기자회견, 담화문을 통해 ‘한시가 급하다’며 노동개악을 몰아붙였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또 박근혜 게이트로 막대한 이익을 챙긴 삼성, 롯데, 현대 등 재벌의 뒷거래를 언급하면서 “민주노총이 역사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 재벌도 공범이다. 정치 총파업으로 맞서자”라고 주문했다.

“저희는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라고 말한 고등학생의 촛불 자유발언이 가슴에 박힌다는 한 한위원장은 “우리 모두는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기 위해 박근혜·최순실이 만들어 준 마지막 기회를 살려 이 나라를 바로 세우자. 이 기회를 놓치면, 그 책임은 노동자·민중이 져야 한다”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한상균위원장 최후진술 [전문]

최후진술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위대한 민중의 함성을 듣고 있습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부역자를 단죄하라. 위대한 민중의 다짐도 듣고 있습니다. 촛불의 마무리는 결코 박근혜 퇴진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광장에 모인 주권자는 직접 정치로 썩은 나라를 바꿀 것이다, 1%가 99%를 착취하는 세상이 아닌 노동하는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민주공화국을 건설하겠다는 민중의 함성이 감옥에도 들립니다. 박근혜정권은 5천년 역사 이래 가장 파렴치한 정권입니다. 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했고 국정을 송두리째 농단한 박순실 패거리는 뇌물죄, 사기죄, 횡령죄 등의 잡범이 아닙니다. 스스로 헌정을 파괴한 독재자이고, 헌정질서 파괴범입니다. 국민이 위임해준 권력의 범위를 벗어난 초헌법적 국정농단이 만들어낸 통치행위야말로 정당성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개악은 반드시 철폐되어야 하고, 노동개악에 맞선 노동자들의 투쟁은 정당하다 할 것입니다.

헌정파괴는 광범위하게 저질러졌습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이 나라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라는 훈시를 했던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회생불능 전 세계적 조롱거리로 만들었으니 이보다 파렴치한 대역죄가 어디 있겠습니까. 소득불평등을 해결하라는 국민적 요구를 외면하고 재벌과 공모하여 뒷돈을 챙기고 노동자를 착취하고 민주노조를 말살하는 정책을 밀어붙였으니, 이 죄 또한 적지 않을 것입니다. 한반도를 화해와 공동번영의 길이 아닌 대립과 전쟁의 길로 몰아간 평화 파괴범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지난 4년 동안 박근혜정권이 자행한 패악질은 너무나 많습니다. 경제를 살리라 했더니 재벌만 살렸습니다. 저항하는 국민에게는 북한 위협을 핑계로 헌정파괴를 밀어붙였습니다. 국민과 노동자, 야당, 전문가집단의 반대는 무소불위 제왕적 권력 앞에 깡그리 무시되고 말았던 참담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국가가 위임한 권력을 국민 위해 쓰지 않고 박순실 패거리와 재벌을 위해 남용했으니 이보다 무서운 국가폭력은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국가폭력을 조폭들의 조용한 쿠데타, 군사보다 무서운 변종독재라고 세간은 말하고 있습니다. 변종독재의 진상들은 특검을 통해 낱낱이 밝혀져야 합니다. 촛불은 더욱 거세게 타오르고 있지만 퇴진할 양심도 없고 스스로 단두대에 올라 정의를 세울 용기도 없는 박근혜입니다. 자식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 했습니다. 배운대로 하고 있는 박근혜로부터 대한민국을 구하는 것은 오직 위대한 민중의 준엄한 행동과 명령뿐입니다. 100만이 안 되면 500만, 500만으로 안 되면 1천만이 명령할 것입니다. 그래도 안 내려오면 전국민적 불복종에 들어가 반드시 박근혜를 구속시키고 말 것입니다. 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하면 그 누구라도 반드시 권력에서 쫓겨나고 그 대가를 치른다는 역사적 교훈을 남기리라 저는 믿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박근혜를 구속하라는 환청이 들려옵니다. 재벌들이 입금하고 나면 다음날 어김없이 나타났습니다. 국회에 나타났고 국무회의, 기자회견, 담화문을 통해 노동개악을 노동개혁이라고 했습니다. 한시가 급하다 했습니다. 그러면서 강요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국정원을 통해 관제데모를 사주하고 모든 국가기관과 경제단체를 동원해 관제 서명까지 하면서 여론몰이로 노동자를 벼랑으로 내몰았던 시간들. 그 시간을 생각하니 정말 피가 거꾸로 솟습니다. 박근혜정권의 패악질을 이제는 어찌해야 되겠습니까. 왜 이렇게 정권이 그야말로 패악질을 일삼았는지 이제야 퍼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을 올리고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모든 노동자가 노조할 권리를 갖도록 해야만 비정규직 문제도, 소득 불평등 문제도, 헬조선의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은 세계적인 상식이 되었건만 검은돈을 대가로 재벌과 공모한 박근혜정권에게는 2천만 노동자와 절박한 청년들의 일자리는 애시당초 관심조차 없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이런 일들이 밝혀지고 있는데도 마냥 기쁘지는 않습니다. 노동자, 민중의 주장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피눈물 흘린 동지들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민주노총은 반드시 이러한 국가의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가증스러운 노동부 이기권장관은 이렇게 말합니다. 재벌과 공모가 아니었다고 말입니다. 정말 역겹습니다. 나는 부역자가 아니다, 이 말과 같은 말입니다. 우리는 결코 그들의 꼼수에 속지 않고 단죄할 것입니다. 민심이 천심이고 헌법 위에 민중의 분노가 있고 백만 촛불은 그 반증을 하고 있습니다. 민중의 분노가 그토록 요청해도 내어주지 않았던 광화문 광장을 열게 했습니다. 율곡로와 사직로도 열었습니다. 1년 전 13만 민중총궐기 기획과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집회가 열리기 며칠 전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은 갑호비상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군사작전하듯 1차, 2차, 3차, 4차 차벽과 물대포를 배치하고 헌법과 민주주의를 가둔 이유가 무엇인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백남기농민을 죽음으로 내몰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것은 또 무엇입니까. 교통 혼잡과 상인들의 피해를 막아야 했고 법치를 세우기 위한 조치였다면, 1년이 지난 지금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입장으로 왜 바뀐 것인지 밝혀야합니다. 밧줄과 사다리를 사전에 준비한 것을 폭력행위 사전준비로 보는 것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설득력을 갖추려면 박근혜정권 4년 동안 수백 번의 집회신고 냈지만 단 한 번도 광화문 광장을 열지 않았던 이유부터 낱낱이 밝혀야 합니다.

한상균을 폭도라 했습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청와대로 진격하라, 재벌세상-나쁜정부를 엎어버리자는 선동을 했습니다. 이 선동을 검찰은 국가전복을 위한 선동이이라 주장했습니다. 묻고 싶습니다. 촛불을 든 100만 민중이 박근혜는 퇴진하라, 구속하라고 하는데 이들도 국가전복 세력입니까. 맞다면 100만 명 수용할 감옥은 어디에 짓고 있습니까. 살인진압에 대한 진상규명은 감감 무소식이고, 노동자는 지난 해 폭도로 내몰려 1천이 넘는 소환, 700여명이 기소를 당해야 했습니다. 100만 촛불의 힘, 분노한 민중의 힘으로 시민의 힘으로 광화문 광장과 집회. 시위의 자유와 저항할 권리를 되찾았습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공안탄압과 공포정치에 우리는 무릎 꿇지 않았습니다. 노동자, 민중과 정의를 믿고 싸웠습니다. 동지들을 생각하며 밤새 울었습니다. 마른 눈물을 짜고 또 울었습니다. 그래도 기뻤습니다. 2015년 민중총궐기로 모아진 민중의 분노가 지난 총선에서 오만한 박근혜정권에 파열구를 냈습니다. 세상을 바꿀 100만 촛불을 밝히고 있으니 우리의 주장은 정당했습니다. 민중총궐기로 분노를 모아내지 못했다면 정치검찰은 정권에 저항하는 민중을 더욱 거세게 탄압했을 것이고, 보수언론은 용비어천가로 국민의 눈과 귀를 멀게 했을 것입니다. 몰지각한 학자들 또한 양심을 팔고 앞 다투어 부역자를 자임한 세상이 계속되었다면 대통령 연설문과 국가기밀이 가득 담긴 태블릿PC가 널려있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사슴을 말이라 해도 아무런 저항이 없는 박근혜-최순실 패거리의 세상이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이런 패악질이 정의로 둔갑하는 걸 막아낸 노동자, 민중의 투쟁은 정당합니다.

한국사회 한 축인 민주노총에 주어진 책무는 막중합니다. 재벌개혁으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만들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민주노총이 해야할 중요한 책무입니다. 박순실 게이트로 가장 많은 이익을 챙긴 자는 삼성입니다. 한 200억 찔러주고 수천억의 이익을 챙겼습니다. 그러면서도 협력업체를 쥐어짜고 있습니다. LCD 공장 노동자들은 에탄올을 쓰지 않고 메탄올을 쓰는 바람에 수십 명이 실명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백혈병 환자들은 어떻습니까. 그들은 일자리 창출하겠다고 약속해놓고 한국 재벌 중 가장 많은 해고자를 만들었습니다. 그들의 삼성에는 노동조합이 없습니다. 민주노총이 민주노조의 깃발을 꽂는 것은 한국사회를 한 단계 더 전진시키는 중요한 과업이기도 합니다. 형제 간에 난투극을 벌인 롯데는 어떻습니까. 수천 억의 횡령과 세금 포탈, 사건이 터지자 3년 간 6만 명 신규채용을 하겠다 했습니다. 또한 1만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겠다고 했지만, 국면전환용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 또한 민주노총이 감시하고 견제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노동자를 거리로 내몰고 말 것입니다.

최저임금 1만원 인상과 모든 노동자가 노조를 결성해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할 것입니다. 자본독재를 종식시키고 노동이 존중되는 민주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노조의 힘이 지금보다 훨씬 강력해져야 합니다. 독재자가 무서워하는 것은 주권자가 참여하고 감시하는 민주주의라 배웠습니다. 이러한 민주주의에도, 민주노조가 근간이 되어야만 노동자, 민중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서구 민주주의를 통해 배우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이런 사명을 완성하기 위해 억압과 탄압에 굴하지 않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박근혜정권이 즉각 퇴진하라는 민중의 명령을 거역한다면 민주노총은 정치총파업으로 맞설 것입니다. 학생과 농민, 중소상인, 빈민 등 전 민중과 불복종 운동으로 맞설 것입니다. 민주노총은 투쟁의 앞자리에 당당히 서겠습니다. 100만 촛불, 헌법 위에 민심이 있고 민중의 분노가 정의를 세우는 주권자 혁명이 전국에서 타오르고 있으니 세상은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공권력은 공안탄압의 추악한 발톱을 감추고 있습니다. 법원은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는 판단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노사정위 공익위원이었던 오서범 교수는 정부 일방적인 노동개혁 추진은 잘못되었다고도 합니다. 채동욱 검찰청장은 국민의 검찰로 남을 것인지, 권력의 개로 남을 것인지 이제는 결단하라 말하고 있습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최순실을 모른다 하는 것은 거짓말이라 자복하고 있습니다. 백남기 농민의 강제부검은 철회되었습니다. 또한 양심을 팔았던 서울대 백선하 교수는 보직해임도 당했습니다. 특검이 진행될수록 양심고백은 계속될 것입니다. 민주주의와 민주노조를 이제는 제자리로 돌려놓을 때입니다. 포승줄 풀어야 할 것은 이제 이 법정입니다. 대통령 권한을 사익에 쓰지 않고 99% 민중을 위해 쓴다면 헬조선을 사람 냄새나고 인간이, 노동이, 평화가 존중받는 세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국민 모두가 깨닫고 있으니 이것은 역사의 큰 진전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촛불집회 참가한 고등학생 발언이 가슴에 박혔습니다. “저희는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싸우는 것은 과거 우리를 위해 싸워주신 조상 분들에 대한 책무이고 우리 스스로를 위한 혁명의 발걸음이며 미래 후손을 위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가만히 있어야 합니까. 어른들이 못한다면 우리 학생들이 나서서 심판해야 합니다.” 정말 자랑스러운 아이들입니다. 이 자리 함께하고 있는 우리 모두는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기 위해 박순실이 만든 마지막 기회를 살려 이 나라를 바로 세워야할 것입니다.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이 땅의 주인인 노동자, 민중이 져야할 것입니다.

그 길에 이 피고도 함께할 수 있도록, 본 법정이 정의로운 판결을 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리면서 최후진술을 마치겠습니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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